'오늘(today)'이 없는 생방송 프로그램

관리자
발행일 2003.11.27. 조회수 2375
사회

경실련 미디어워치 대학생 모니터 팀에서는 10월 20일 부터 11월 21일까지 5주간 SBS와 MBC의 평일 6시대에 방송되고 있는 <셍방송 투데이>와 <생방송 화제집중>을 모니터했습니다.


이 두 프로그램은 생방송이라는 특성상 하루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하여 생생한 현장감을 전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방송되는 내용은 현장성을 살리지 못한 채 빈곤한 소재로 인해 불필요한 내용들로 때워지거나 시의성을 놓치고 이미 지난 이슈를 생방송 하게 되는 모순을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비슷한 형식의 두 프로그램이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며칠 새에 똑같은 아이템을 화젯거리로 다루는가 하면 수없이 질타받아온 자사홍보나 간접홍보까지 더해져 '시사정보' 프로그램이 맞는지 의심가게 합니다.

두 프로그램의 주 시청층인 학생들이나 주부들에게 어렵고 골치아픈 시사문제, 수없이 터지는 사회문제들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번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이러한 ‘종합 시사정보’ 프로그램이 성격에 맞는 내용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좋은 프로그램이 되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담았습니다.


*모니터대상 : MBC <생방송 화제집중> 매주 월-금요일 저녁 5시 35분-6시 30분 방영

SBS <생방송 투데이> 매주 월-금요일 저녁 6시 20분-6시 50분 방영

*모니터 기간 : 2003년 10월 20일˜11월 21일 방영분

*문의 : 서미성 간사 (02-771-0373, hosi@ccej.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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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분석내용(요약)>
-전문은 첨부된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시사교양프로그램으로서의 모호한 정체성
1) 소재선정의 문제점

MBC의 <생방송 화제집중>과 SBS의 <생방송 투데이>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분류된다. 그날그날의 소식을 발빠르게 전한다는 취지 아래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SBS는 ‘종합시사정보와이드 프로그램’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두개의 방송은 그날의 사회이슈나 주요소식에 대한 현장감 있는 접근에 치중하기보다는 선정적인 소재선정과 사건 사고를 보여주기에 급급한 화면구성으로 시사교양프로그램의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깊이 있는 진단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방송 시간과 시청층을 고려한다면 문제의식 제기나 사안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10월 30일 <생방송 투데이> ‘얼마나 벌까요?’라는 코너에서는 베일에 싸여 있는 요정의 수입을 공개해주겠다며 요정이 궁중요리를 대중화한 공로(?)를 부각했으나 요정에서 만들어 파는 음식들은 한창 각광을 받고 있는 퓨전 요리이지 전통 방식으로 재현된 궁중 요리라고 보기엔 힘들었고, 불경기에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나 돈에 대한 나름의 철학으로 불황을 타개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울점을 찾는다는 코너 취지에 부합하는 내용은 찾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이런 내용이라면 '새로운 업종 소개‘나 ’접대 문화의 현주소‘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11월 7일 박원숙씨 아들 사망사고를 다룬 코너에서도 사고당시의 실시간 화면으로 트럭 밑에 사람이 깔린 모습과 사건 현장의 핏자국을 여과없이 방영하고, 사고 장면을 세 번이나 애니메이션으로 재연하고 실제로 다시 재연하는 등 벌어진 사건에 대해 선정적인 접근만을 시도할 뿐이어서 시사정보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적절한 주제였는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2) 땜질식 구성
두 프로그램은 전문적인 교양프로그램이나 시사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매일 벌어지는 사건이나 화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주부층이나 학생층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화제나 사회 문제들을 가볍게 다루어 보여줄수 있는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프로들은 특별한 이슈나 아이템을 찾지 못했을 때 소위 땜질식 아이템을 집어넣고 있다.


MBC는 10월 27일자 방송에서 갑작스레 기형아 공포증이라는 아이템을 첫꼭지로 다루면서 기형아 출산이 최근 갑자기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듯 방송 했다. SBS의 경우 9월 18일자 방송에서 ‘레드푸드 돌풍’이란 아이템으로 빨간 바나나, 적포도주빵, 토마토 요리를 소개하고는 레드푸드가 꽤 유행인 듯 방송을 한 이후 두달도 채 지나지 않은 11월 3일 방송에서도 레드푸드 열풍이란 아이템으로 빨간 라면, 레드커리, 빨간자장을 소개하며 빨간색의 요리가 새로운 것인냥 다시 소개하기도 했다.


2. 간접 광고
1) 요리정보인가 음식점 홍보인가

화제집중과 생방송 투데이는 하루에 네 개에서 다섯 개 정도의 코너로 이루어진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분야의 화제나 사건이 소개되고 있으며 정보성 아이템으로 문화부문과 건강, 생활부문까지 섹션을 확대 하고 있다. 이중 요리아이템은 최근 들어 빠지지 않는 소재로 방송되고 있는데 현재 두 프로그램의 요리아이템 방송 내용은 제철음식이나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요리법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식당 광고 방송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음식점 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안에서 음식점 홍보대행의 역할을 자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준다는 가시적인 목적을 내세우고 끊임없는 문의전화에 시달리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내부적인 편의성을 명분으로 각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식당의 위치와 연락처까지 상세하게 게재하고 있다. 특히 <생방송 화제집중>은 아예 프로그램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방송정보’라는 제목으로 방송에 나갔던 병원이나 음식점의 전화연락처, 문의처 등을 게재해 놓고 있는데, 이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나 코너설명 조차 없는 홈페이지임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친절하고 세심한 배려(?)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례> sbs <생방송 투데이> 게시판에 소개된 식당 연락처



2) 간접홍보의 장이 된 정보제공 코너
음식점 탐방뿐만 아니라 정보제공 측면에서 영화나 각종 이벤트들까지 소재로 해서 정보제공 보다는 간접광고가 이루어지는 사례도 빈번하다.

11월 5일 <생방송 화제집중>에서는 수능 후 수험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전자제품 전문매장과 상표, 화장품 이벤트 부스에 새긴 특정회사명, 특정 개봉극장명과 영화명 등을 의도적으로 드러내어 수험표 마케팅이라는 신종 현상을 소개해 주는데 그치지 않고 사실상 특정회사와 제품을 홍보해주기 위해 이 코너를 마련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한다.

11월 6일 <생방송 투데이>에서 방송된 ‘정전기와의 한판승부’라는 코너에서도 정전기로 인한 피해를 나열하고 정전기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한 후, 실행활에서 정전기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정전기 방지 열쇠고리, 장갑, 구두’ 등 정전기 방지 상품들을 소개해서 결국 정전기방지 아이디어 상품에 대한 소개를 위한 코너가 된 듯 하다.


3. 재탕으로 인한 차별성부재
두 프로그램은 평일 저녁 비슷한 시간에 방송되고 있고 표방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성격도 유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각기 특성을 살리지 않으면 각각의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가 희석된다. 비슷한 내용을 비슷한 시간에 나누어 보아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비슷한 소재를 앞다투어 다룸으로서 생방송의 현장감은 보이지 않고 비슷한 소재를 재탕하는 무성의함을 드러낸다.

이 외에도 건국 우유로 유명해진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올해 1월 7일과 9월 9일 MBC 에서 두 차례 소개된 이후 9월 16일 SBS의 <생방송 투데이>에 다시 방송되었다. 이런 식으로 각 방송사의 정보프로그램들은 서로서로 소재를 베끼고 있는 실정이고 <생방송 투데이>나 <생방송 화제집중>에 등장하는 아이템들은 여타의 정보성 프로그램인 KBS2 나 SBS의 <세상에 이런 일이>, MBC <아주 특별한 아침> 등에 등장했던 아이템들과 중복되는 것들이 많다.


4. 자사 홍보
<생방송 화제집중>과 <생방송 투데이>는 저녁시간대 정규방송에서 유아대상 프로그램에서 TV의 주시청자층인 10대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넘어가는 시간대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두 개의 프로 모두 적당히 자사 프로그램의 홍보용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MBC의 <생방송 화제집중>은 드라마 “대장금”에 관한 소재를 10월부터 무려 4번이나 방송했고 SBS의 <생방송 투데이> 역시 “왕의 여자”를 홍보하는 내용을 두 번이나 방송하는 한편 제작예정인 드라마 “토지”의 배우 선발에 관한 내용을 방송하기도 했다.

연예정보프로그램에서 조차 자사 홍보를 지적 받고 있는 와중에 준 교양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에서까지 자사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해 방송소재로 삼는 것은 프로그램 정체성의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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