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의료법 전면개정 졸속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관리자
발행일 2007.02.07. 조회수 1834
사회

대표적인 보건의료 부문의 29개 단체들이 모인 ‘의료의 공공성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약칭 연대회의)’는 오늘(7일) 10시 경실련 강당에서 약 1시간가량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의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연대회의는 지난 2월 5일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여러차례 반대의견을 표명해 왔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 내에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 허용 ▲비전속 진료 허용 ▲병원간 인수․합병 허용 ▲병원경영지원회사 설립을 포함한 의료기관의 부대사업 확대 허용 ▲의료기관의 환자 유인․알선 허용 ▲민간보험사와 비급여 가격계약 및 할인 허용 ▲의료광고에 대한 규제 대폭 완화 등이 주요 골자다.


이러한 내용의 개정안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14일 발표한 ‘서비스산업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에 담겨 있던 내용을 전면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대회의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개정안의 ‘악소조항’을 조목조목별 논평하고, 왜 ‘악소조항’인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 내에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안 제56조)하면 기존의 독립적인 의원급 의료기관보다는 병원 안에 개설된 의원을 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을 가져올 우려가 매우 크다.


▲비전속 진료를 허용(안 제76조)하게 되면 법인이 병원만 만들고, 전속의사는 최소화한 뒤 비전속 의사 위주로 운영할 가능이 높다. 특히 클리닉이라는 명칭으로 유명 의료진을 외래 영역에 겸직 방식으로 대거 영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유명 의사가 프리랜스로 활약하게 되는 경우 진료보다는 돈벌이에 치중하게 됨으로써 원래 소속된 의료기관과 프리랜스 고용 의료기관에서 인건비 부담만 증가하게 될 것이다.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안 제87조)해 ‘병원경영지원회사’ 설립이 허용되면 의료자본은 형식적으로는 비영리법인을 운영하면서 실제로는 병원경영지원회사를 이용해 약품 및 진료재료비 구매차익을 비롯하여 최대한의 이윤을 챙길 것이다. 또한 의료기관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운영하고, 1-2-3차 의료기관간 네트워크화도 가능하게 된다.


▲병원의 인수․합병(안 제90조)을 허용하게 되면, 의료기관 그 자체가 자본의 투기대상이 될 것이다. 병원을 사고파는 장사가 가능해지고, 의료기관 채권은 그 활용가치에서 사실상 주식과 다를 바 없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비급여비용에 대한 가격계약을 허용하고, 할인․면제를 통한 유인알선을 허용(안 제67조)하게 되면, 비급여 가격계약에 대해 보험사와 의료기관간 자율적 협상을 유도하게 되며, 결국 아직까지 낮은 지급율, 모호한 보험약관 등으로 보험소비자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의 대책 없는 활성화를 초래할 것이다. 병원들은 수익 창출을 최대화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를 남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환자를 유인 알선하기 위한 병원 간 과당경쟁이 심해지고, 허위 과장광고로 인한 의료 피해자가 급증할 것이며,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함으로써 의료양극화와 의료비 상승을 초래하여 국민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의료광고의 범위 확대(안 제78조, 제79조)도 진료방법 등 의료서비스 보다는 이미지 광고 등에 의존하게 되어 의료의 상품화가 가속화 될 것이며,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의료소비자의 피해와 불필요한 의료이용으로 인한 국민 의료비 부담의 증가 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밖에 ▲의료행위 보호(안 제18조) 조항은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는 하나, 보호 범위와 내용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함으로써 환자보호자의 정당한 항의표시나,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박탈하는 부당한 근거로 악용될 수 있다.





나아가 연대회의는 “이번 개정안은 밀실야합의 결과물”이라며 “논의과정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충분한 협의 속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결과”라고 평했다. 또한 “의사단체 등 주요 지역간 이권다툼에 끌려 다니며 국민의 의료주권을 훼손하고 의표법을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며 비판했다.


의사단체, 간호사, 약사와 같은 여러 단체간에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경실련 신현호 보건의료위원장은 “현재 공공의료부문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는 민간의료 부문의 요구에 끌려다니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의료 서비스는 국민의 기본적이며 국가가 해야 할 의무인데, 오히려 의료 부문을 산업화의 논리로 개조시키려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보게 될 당사자인 국민들이 오히려 이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앞으로의 홍보계획과 활동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연대회의는 “보건복지부장관 퇴진 운동까지 각오하고 있다”며 우선 ‘악소조항’ 내용을 알리는 대국민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의료법개정실무반’을 구성해 “의료의 공공성을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다시 만들도록  복지부와 국회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리: 커뮤니케이션국 02-766-5629]







*** 다음은 연대회의가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


 


정부는 의료법 전면개정 졸속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 의료기관 영리화 조장하고 의료불평등 심화시키는 독소조항 완전 철회하라!
- 국민건강권 보장과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법 개정하라!


지난 2월 5일 보건복지부가 의사협회의 반발을 이유로 미뤘던 의료법 개정안을 전격 발표했다. 73년 의료법을 개정한 이후 34년 동안 단 한차례도 전면 개정한 적이 없는 만큼, 변화한 의료 환경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의료법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어떠한 내용을 담아내는가 하는데 있다. 의료법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의료인과 의료기관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이다. 따라서 의료법 개정은 국민건강 보호에 가장 우선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또한 법 개정에 따른 영향이 의료공급자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수요자인 국민 모두에게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그런 만큼 의료법 개정은 논의과정부터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충분한 협의 속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진행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 ‘의료법개정실무작업반’을 구성할 때부터 의료계 편향으로 위원을 구성하였다. 당시 의료연대회의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하여 강력하게 문제제기하였으나, 보건복지부는 이를 무시한 채 의료법 개정 논의를 강행하였다.


그뿐 아니라 법안 개정 논의과정도 철저히 밀실에서 진행되어 왔고, 의사단체 등 주요 직역간 이권다툼에 끌려 다니면서 국민의 의료주권을 훼손하고 의료법을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시키고 말았으며, 급기야는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 ‘환자권리 강화’가 주요 내용으로 담겨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개정안에 담긴 내용은 그동안 판례상 인정되어 온 권리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을 뿐, 환자권리 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내용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에 반하여 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만드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 내에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는 것 ▲비전속 진료를 허용하는 것 ▲병원간 인수․합병을 허용하는 것 ▲ 병원경영지원회사 설립을 포함한 의료기관의 부대사업을 확대하는 것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환자의 유인․알선을 허용하고, 민간보험사와 비급여 가격계약 및 할인을 허용하는 것 ▲의료광고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하는 것들이 그러한 내용들이다.


이와 같은 개정안의 내용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14일 발표한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에 담겨 있던 내용을 전면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할 것이 불보듯 훤하다.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 내에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안 제56조)하면 기존의 독립적인 의원급 의료기관보다는 병원 안에 개설된 의원을 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을 가져올 우려가 매우 크다.


▲비전속 진료를 허용(안 제76조)하게 되면 법인이 병원만 만들고, 전속의사는 최소화한 뒤 비전속 의사 위주로 운영할 가능이 높다. 특히 클리닉이라는 명칭으로 유명 의료진을 외래 영역에 겸직 방식으로 대거 영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유명 의사가 프리랜스로 활약하게 되는 경우 진료보다는 돈벌이에 치중하게 됨으로써 원래 소속된 의료기관과 프리랜스 고용 의료기관에서 인건비 부담만 증가하게 될 것이다.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안 제87조)해 ‘병원경영지원회사’ 설립이 허용되면 의료자본은 형식적으로는 비영리법인을 운영하면서 실제로는 병원경영지원회사를 이용해 약품 및 진료재료비 구매차익을 비롯하여 최대한의 이윤을 챙길 것이다. 또한 의료기관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운영하고, 1-2-3차 의료기관간 네트워크화도 가능하게 된다.


▲병원의 인수․합병(안 제90조)을 허용하게 되면, 의료기관 그 자체가 자본의 투기대상이 될 것이다. 병원을 사고파는 장사가 가능해지고, 의료기관 채권은 그 활용가치에서 사실상 주식과 다를 바 없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비급여비용에 대한 가격계약을 허용하고, 할인․면제를 통한 유인알선을 허용(안 제67조)하게 되면, 비급여 가격계약에 대해 보험사와 의료기관간 자율적 협상을 유도하게 되며, 결국 아직까지 낮은 지급율, 모호한 보험약관 등으로 보험소비자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의 대책 없는 활성화를 초래할 것이다. 병원들은 수익 창출을 최대화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를 남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환자를 유인 알선하기 위한 병원 간 과당경쟁이 심해지고, 허위 과장광고로 인한 의료 피해자가 급증할 것이며,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함으로써 의료양극화와 의료비 상승을 초래하여 국민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의료광고의 범위 확대(안 제78조, 제79조)도 진료방법 등 의료서비스 보다는 이미지 광고 등에 의존하게 되어 의료의 상품화가 가속화 될 것이며,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의료소비자의 피해와 불필요한 의료이용으로 인한 국민 의료비 부담의 증가 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밖에 ▲의료행위 보호(안 제18조) 조항은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는 하나, 보호 범위와 내용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함으로써 환자보호자의 정당한 항의표시나,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박탈하는 부당한 근거로 악용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료법 개정안은 이와 같이 그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내용에서도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 위험한 독소조항을 대폭 담고 있기에 우리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개정안에 반대하며, 보건복지부가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다만, 우리는 의사단체가 요구하는 ▲‘투약’ 명시 ▲‘간호진단’ 삭제 ▲‘표준진료지침’ 삭제 ▲‘유사의료행위 근거’ 삭제에 대하여는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에 불과할 뿐 국민건강권 강화와 관련하여 하등의 정당성도 없다고 본다. 따라서 의사단체는 그 어떤 정당성도 없는 집단이기주의적인 단체행동을 당장 중단하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확대하여 ‘의료법개정실무반’을 재구성하고, 여기에서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법 개정안을 다시 만들 것을 요구한다.


정부가 진정으로 전 국민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한다면 병원이 돈을 더욱 벌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무절제한 경쟁을 일정한 틀 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합리적 규제의 틀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만약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정부는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의 보건복지부장관 퇴진운동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의료의 공공성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 노동건강연대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독청년의료인회, 서울YMCA시민중계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전국연구전문노조보사연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의료생협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광주지역보건계열 대학생협의회), 부산의료연대회의(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부산본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무상의료운동본부)


-별첨자료: 의료법 개정관련 주요쟁점에 대한 검토의견 1부


[문의: 사회정책국 02-3673-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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