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26_이라크 현지조사단 파견 관련 경실련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3.09.26. 조회수 2536
정치

 

정부는 이라크에 전투병 파병을 전제하지 않고 있다면, 민간인사로 구성된 현지조사단을 파견해야 한다.


 

지난 24일 출국한 이라크 현지조사단 12명이 이라크에 도착하였다. 금번 조사단은 단장을 비롯하여 국방부 장교 6명

과 외교통상부 관계자 3명, 국가안전보장회의 1명,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원 1명, 국제관계학 전공교수 1인 등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로 이들 조사단의 면면을 놓고 보면 파견목적이 전투병 파병을 전제로 현지여건을 사전조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12명중 민간인은 고작 2명이며 그 중 1명이 국책연구기관 소속의 국방부관계자이다. 이렇다면 조사자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더러, 나아가 조사결과에도 공정성 시비와 반영여부 논란이 일게 될 것이 뻔하다.


 

조사내용도 이라크와 주변국의 정세파악과 안전실태를 주로 조사할 방침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보인다.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도 언급했듯이 중요한 것은 국군전투병 파병에 대한 이라크인의 시각이고, 이는 병사안전과 국익판단의 주요 변수이다. 미군의 안내를 받으며 시설물 시찰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라크주민들과 접촉하여 실상을 현실감 있게 파악하는 것도 강조되어야 한다.


 

열흘간의 조사기간도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짧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11번이나 이라크에 현지조사단을 보냈다고 한다. 한차례의 열흘조사로는 이라크 전지역을 순회하며 추가파병여부에 필요한 광범위한 정보와 기초자료를 만족할 만큼 수집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따라서 <경실련>은 정부가 민간인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여론주도층 인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별도의 민간조사단을 조속히 구성하여 이라크에 파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라크 추가파병문제는 국민투표 실시까지 거론될 만큼 국민적 사안이고, 노무현 대통령 또한 사회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누차 강조한 바 있기에 정부는 순수민간조사단의 파견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는 정부입장에서도 정책결정에 대한 폭넓은 시민사회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기에 당연히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적극 협력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중동지역국가의 주한외교사절 면담 등 다방면의 정보수집과 의견수렴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라크 전투병 파병이 중동지역 수출 및 교역에 미치는 영향을 심대하게 고려할 때, 정부가 말하는 제대로 된 국익계산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이라크침공이후 의약품보내기 등 시민사회가 수개월간 팔을 걷어붙이고 이라크난민돕기캠페인으로 쌓아올린 유대와 이미지도 결코 가볍지 않는 국익일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유엔의 모자’가 아니라 이라크상황과 추가파병에 따른 객관적인 정보이며 아를 통한 자체적인 판단이다. 우리는 이라크주재 UN사무소가 폭탄테러 공격을 받는 것에서 UN을 바라보는 이라크인의 시각을 읽어내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단순히 파병여부에 대한 결정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전사자 발생, 전쟁의 장기화 등 예상가능한 각각의 시나리오에 맞는 대책을 미리 수립해놓아야 한다. 결코 서둘러서 진행시킬 일이 아니기에 차분하고 신중한 현지조사작업이 강조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민간조사단의 활동으로 이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고서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문의 : 정책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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