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벤처 정책, 제2의 벤처 거품 부른다.

관리자
발행일 2005.04.11. 조회수 2422
경제

작년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벤처기업육성에관한특별조치법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된 법안을 근거로 하는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태조합운용위원회의 구성과 투자관리전문기관 선정 문제를 둘러싸고 여권 일각에서 조차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모태조합운용위원회는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


모태펀드는 향후 4년간 중산기금의 창투조합 출자 회수자금 6천억원과 정부예산 4천억원을 재원으로 하여 1조원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1조원을 운용하기 위해 구성되는 모태조합운용위원회는 자문기구가 아닌 모태조합운영계획 등 주요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기구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거두어진 국가재정을 집행하는 기구이다.


그러나 동 법안 제4조의 2, 6항에 근거 벤처캐피탈협회 추천 3인, 벤처기업협회 추천 2인, 중소기업진흥공단 2인 등 7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투자자금의 수혜자가 운용을 책임지는 셈이어서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 또한 투자관리전문기관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공개된 운용위원회 명단에 의하면 추천단체인 벤처캐피탈협회 스스로가 전․현직 회장을 추천하는 등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투자관리전문기관 구성 논의에 ‘독립성’이 실종됐다


투자관리전문기관은 중소기업청장이 모태조합운용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지정하도록 되어 있고, 모태조합의 자산을 관리하고 운용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4월 2일 모태조합운용위원회는 첫 비공개 회의를 열고 투자관리전문기관 선정 방식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1조 펀드의 운영주체로 선정되기 위해 정부의 벤처펀드 투자자금을 집행․관리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정부자금으로 모태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다산벤처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관리전문기관 결정을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이사장과 다산벤처 사장이 부회장으로 있는 벤처캐피탈협회의 회장이 함께 모여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이다. 중소기업청 스스로 투자관리전문기관 선정 시 주요 고려사항으로 공적 자산 관리에 대한 책임성 담보를 위한 공공성과 이해관계집단으로부터의 독립적․객관적 의사결정을 위한 독립성 등을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확보되지 않고 있다.


모태조합운용위원회는 새로운 구성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중소기업청이 관리전문기관 선정의 요건으로 공공성, 수익성, 전문성, 독립성, 효율성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운용위원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모태조합운용위원회는 새로운 구성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직접적인 수혜자로 과반수이상 채워져 있는 현행의 운용위원회는 해체되어야 한다. 모태펀드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되는 만큼 국민을 대표한 중립적인 감시자와 역량있는 전문가가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불투명한 벤처 정책은 부작용을 양산할 수 밖에 없다. 도덕적 해이 없이 벤처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그리고 시장이 자생적으로 작동하려면 우선 정부가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가 유통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경실련>은 향후 제2의 벤처 거품을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 마련과 함께 필요한 관련 법 제․개정 운동 등에 나설 것이다.


*모태펀드(fund of funds)는 벤처캐피털 등이 운용하는 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에 출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문의 : 정책실 경제정책팀 02-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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