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보험 통합 추진, 시행착오 방지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 조성이 필요하다

관리자
발행일 2006.08.21. 조회수 2182
사회

사회보험 통합 추진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시행착오 방지를 위한 합리적 대안제시를 촉구한다.


  정부는 지난 8월 16일,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주재로 빈부격차 차별시정위원회,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노동부, 행정자치부, 국세청 등 관계부처 핵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4대 사회보험의 부과·징수 통합 방안을 검토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통합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라 한다.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사회보험 통합징수 책임은 국세청이 맡고 국세청 산하에 징수공단을 두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회보험 관리운영의 정책 목표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당위성을 갖고 있다. 경실련은 2005년에 이미 4대 사회보험 관리운영 효율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정책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동일한 대상자에 대한 유사한 보험료 징수를 3개 공단이 개별적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중복업무로서 관리비가 과다하게 소요될 뿐만 아니라 보험료를 납입하는 기업과 가입자 입장에서도 불편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실련은 4대 사회보험 적용징수체계의 통합방침을 마련하고자 하는 정책방향에 대해 동감하고 지지한다. 사회보험 관리운영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사회보험의 관리운영비를 경감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보험 제도가 정착하는데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사회정책의 중요한 개혁과제임을 강조한다.


  이미 정부는 이번 발표에 앞서 2005년 말 국무회의에서 보험료부과 징수기준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그 동안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과세대상소득과 거의 동일한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여 왔지만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소위 임금총액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여 왔다.


따라서 작년의 조치는 기업의 사회보험료 업무처리를 용이하게 하는 효과와 우리나라와 같이 임금체계가 복잡한 국가에 나타날 수 있는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리고 현재 제시된 정부의 새로운 방침은 작년도의 정책방향 보다 적극적 정책 방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1998년에 사회보험통합추진기획단을 만들어 사회보험 통합방안을 논의하였지만 이해당사자의 반발로 무산된 경험을 안고 있다. 이번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도 노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반대 움직임이 벌써 감지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보험 관리운영체계를 제대로 개선하자면 제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기될 각종의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여 충분한 대책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경실련은 이번 제도 개혁을 계기로 사회보험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제도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며, 다음의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먼저 4대 사회보험 제도의 발전 비전이 제시되어야 하고 통합 형태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


국민연금, 산재보험, 건강보험 등 각 제도는 현재에도 개선하여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관리운영체계 개선이 사회보험 제도 발전 방향과 조화가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는 사회보험과 관련된 통합논의 때 마다 통합 모형을 달리 제시해 왔다. 1988년 논의 때는 일차적으로 사회보험 전체를 통합하는 사회보험청 모델을 제시하였고, 최종에는 복지부와 노동부로 이원화하는 2+2 형태로 제안한 바 있다. 또한 2005년에는 보험료 부과,징수기준 일원화방안을 제시하였고, 이를 시행해보기도 전에 새로운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제시한 이번 모델은 국민에게는 일관성 없는 정책에 의해 제시된 한 가지 모델에 불과하거나 신중한 검토 없이 제시된 것으로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사회보험 제도의 발전 비전을 제시하는 것과 함께 통합 형태에 대한 명확한 분석을 통해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둘째, 통합으로 인하여 발생될 수 있는 우려와 불신에 대해 명확한 정책입장을 밝혀야 한다.


적용징수의 분리는 2005년의 입장과 달리 보험료 수입이 단일 공단으로 흡수됨을 의미한다. 이는 국민연금기금을 정부가 마구잡이로 사용하고자했던 파행적적 운용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고, 기금운용주체에 대한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분명한 정책적 입장을 확실히 밝혀 사회적 혼란 발생을 사전에 제거하여야 한다.


셋째, 적용․징수와 급여지급의 분리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관리운영체계를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의미는 적용대상에 따라 시기적 차등화 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적용․징수는 단순히 보험료 수입 역할이 아니라 급여조건 및 종류 그리고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사항으로 정확한 정보가 공유되어야 하며, 각 사회보험의 특성에 따라 급여 관련 규정에 따른 다양한 상황을 적용징수에 반영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은 실제 적용징수 분리의 기본 전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넷째, 이번 관리운영 개혁에 따른 변화는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적용징수체계의 개선으로 인력 감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감축인원을 새로운 업무에 투입하여 사회보험 종사자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도 제도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사회적 충격에 대해 정확한 근거와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체제 변화에 대한 불안과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섯째, 사회보험 적용징수 체계의 합리화는 사회보험 제도 만이 아니라 소득세 부과징수 행정체계와의 연계 및 통합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보험료 징수나 소득세 징수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건복지부, 노동부, 국세청, 사회보험 관리공단이 함께 제도 개선을 추진하여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조직 확대나 자리 만들기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여섯째, 현재 제시된 징수공단은 특이한 형태로서 이와 같은 통합방안으로 기대되는 기능과 역할에 대한 합리적 근거제시가 이뤄져야 한다.


선진국에서 사회보험료 징수는 통합운영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방안은 선진국의 일반 형태와는 달리 국세청 산하에 별도의 관리운영을 위한 징수공단을 두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사회보험관리운영기관 중 한 기관이 대행하는 것과 비교하여 별도의 조직과 지사를 둠으로써 별도의 투자가 이루어져 새로운 사회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기관 중 하나의 기관이 대행하는 것과 별도로 국세청이 직접 업무 수행을 할 것인지, 국세청 산하에 별도의 공단을 두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와 설명이 필요하다.


  사회보험관리운영의 효율화는 사회보험의 발전에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해결해야할 우선적 과제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서 그동안 사회보험과 관련해서 수없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결코 안 된다.


만일 이번에도 정부가 정책적 개선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적 혼란을 유발하는 결과를 야기 한다면, 앞으로 국민적 불신으로 정부 정책수행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따라서 경실련은 정부가 이번 사회보험 관리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정책 과제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신중히 해결하는 각별한 노력에 전력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문의 : 사회정책국 3673-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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