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은 서울을 공사판으로 만들려는가?

관리자
발행일 2008.11.13. 조회수 2129
부동산


서울시는 11일 도시계획상 공장, 차고, 터미널 부지 등으로 사용되다 기능이 쇠퇴한 토지 1만㎡ 이상 부지를 개발하고,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부지 일정부분을 기부채납 받아 공공목적으로 사용하는 ‘대규모 부지 용도변경 활성화와 도시계획체계 개선안’을 발표하고 내년 초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발지역에는 용도변경 유형별로 20~40%(사업대상 부지면적 기준별)까지 기부채납을 받되, 기부채납 대상을 개발부지내 토지로 한정하지 않고 개발부지 이외 땅과 건물 및 토지로 확대하여 개발이익을 환수하며, 기부채납된 토지에는 도로와 공원 등 공공시설뿐만 아니라 문화ㆍ복지시설, 장기전세주택 같은 사회적 공익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의 발표는 상봉터미널과 성동구치소를 비롯해 서초동 롯데칠성, 삼성동 한국전력, 뚝섬 현대자동차 개발 예정지 등 그동안 개발이익 사유화와 민간 건설업자에 대한 특혜시비로 건드리지 못했던 금싸라기 땅을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에 편승하여 자본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기업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으로 경실련은 판단한다.



서울시 정책이 ‘디자인 서울’에서 ‘공사판 서울’로 바뀐 것 인가?



현재 서울시에는 뉴타운․ 재개발․재건축․균형발전 촉진지구 등으로 백여 곳이 공사를 준비 중이거나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조치로 1만㎡이상이 되는 96곳이 또다시 공사판이 될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서울시가 세계적 규모의 도시임에도 경쟁력과 매력이 없어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안 서울’ 을 표방하며 문화도시로 변신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서울시가 지금 해야할 일은 ‘디자인 서울’ 정책을 평가하고 ‘디자인 서울’을 실현하기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서울시가 ‘디자인 서울’을 실현하려 한다면, 2010년 이후 서울 시내 주택의 70%이상이 아파트로 획일화될 현실에 대한 대비책이나, 일부 아파트 거주자들의 조망권을 위해 한강 주변에 병풍처럼 늘어선 아파트의 경관 개선방안 등이 우선하여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도시환경을 비롯한 주거부문에 ‘디자인 서울’을 실현하기위한 비전은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는 지난 2년 동안 주장하던 ‘디자인 서울’이 뭔지, 비전은 있는지, 서울은 어떻게 바뀌는지 등 일언반구도 없다가, 일부 대기업건설사들을 위한 공사 물량을 공급하기로 나선 것이다.

이번에 풀린 한강주변이나 시내 요지의 공장부지나 창고 용지 등은 모두 상업용지로 전환되어 개발이익이 높은 주상복합 아파트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획일적인 개발을 막을 도시계획의 철학과 비젼을 갖고 있는가? 서울시는 땅과 집에 투기적으로 사업을 벌려 부실기업이 된 건설기업들에게 공사물량을 퍼주기에 앞서, 과거와 다름없는 도시개발 방식이 ‘디자인 서울’을 표방한 서울시의 정책과 어떻게 조화되는지부터 서울시민들에게 해명해야 한다.




공장이 부족하다고 그린벨트까지 해제하면서, 공장과 창고용지를 아파트나 상가를 짓도록 허용하는 것이 타당한가?



이번 서울시의 조치로 용도변경의 대상지는 기업의 공장과 창고부지, 터미널부지 등이다. 이 부지들은 산업기능이 쇠퇴 하였다기보다는 도시개발이 외곽으로 확대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개발압력이 높아진 지역이다. 즉 부지의 용도가 공장에서 상업용지로 용도전환 될 경우 개발과 용적률 증가에 따른 막대한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지역들이다.



더구나 대상부지는 각 1만㎡ 이상의 대규모 부지로 공장용지에서 주거와 상업용지로 용도가 전환될 경우 개발밀도가 대폭 상향조정되어 기반시설의 부족, 지가상승 등 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이 지역의 토지 소유주들이 용도변경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 시민으로부터 행정권한을 위임받은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사회․경제적 파장이 크고, 지역의 성장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용도변경 문제를 개발이익만 환수되면 무조건 허용해도 되는 것처럼 기정 사실화하는 것은 잘못됐다.

서울시의 주인인 서울시민의 주도하에 현재의 용도에 대한 계획적인 평가와 공공에 기여하는 부분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후 용도변경 여부를 투명하고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결정해야한다. 서울시가 민관협의를 한다지만 이것으로 부족하다. 서울 시민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구를 구성하여 결정해야한다. ‘오세훈식 경기부양책’을 시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발이익 환수규모와 환수방안에 대한 사회적합의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개발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개발이익을 환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중앙정부의 유명무실한 개발이익환수방안을 지방정부가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서울시는 개발이익환수방안으로 기존의 기부채납방식을 보다 확대했는데, 해당 개발부지가 아니라 타 지역도 면적 비율로 기부채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방식은  비싼 토지는 토지소유자가 개발하여 수익을 올리고 땅값이 싸고 개발 수요가 낮은 다른 지역을 기부할 경우 말뿐인 개발이익환수가 될 것이다. 즉 건설사 특혜를 주기위한 명분 찾기 꼼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부채납방식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개발이익을 환수하여 문화․복지시설과 장기전세주택 등을 공급할 수 있게 되어 개발을 허용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주장도 잘못됐다. 개발이익환수제도는 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적으로 환수하여 사회적 투자를 하기위한 것이고, 과도한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방지하여 투기적 개발을 억제하고자하는 수단일 뿐, 개발을 위한 면제부나 조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수된 개발이익금은 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문화․복지시설과 장기전세주택 건설 등 공익적 활용이 서울시의 치적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
 
그리고 서울시가 제시한 용도변경에 따른 기부채납비율이 적정한가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서울시가 기부채납방식을 기반시설확충방안으로 활용해왔으나 공개적인 논의를 거친바가 없으며, 그 적정성도 검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기부채납방식을 개발이익환수방안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용도변경에 따른 개발이익이 얼마나 발생하고, 얼마를 환수하는 것이 적정한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경실련은 서울시의 대규모 부지 용도변경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반대한다. 나라의 사회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위해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서울시가 어려운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주체는 아니며, 서울시만의 힘으로도 할 수 없는 전국민의 과제이다.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 당장의 일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몇 백 년을 살아야 하는 도시를 이처럼 마구잡이로 개발하도록 하여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을 포기하고, 특정한 계층에게 특혜를 몰아주어 자산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두고두고 비난받을 일이다.

부동산 가격안정이 최우선이라며 국회의원들과 뉴타운 지정을 놓고 얼굴을 붉히며 설전을 벌이더니 불과 몇 달 만에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개발부양책을 발표하는 것이 오늘의 서울시 모습이다. 때문에 서울시가 발표한 경기부양책은 재검토 되어야한다. 차라리 서울시가 경제난국을 맞아 앞으로 몇 년 동안 어려움에 처할 서울시민을 보호하고 구제할 방안을 만들기 위해 그들의 의견을 구하고 구체적 정책을 내놓고 토론을 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경실련은 서울시가 시민들의 참여하에 지역사회 발전 구상을 가다듬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신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책임지는 도시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문의. 도시개혁센터 02-766-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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