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로 끝난 스폰서 검사 특검

관리자
발행일 2010.09.28. 조회수 1693
정치

오늘(28일)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한 민경식 특별검사팀은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 등 전ㆍ현직 검사 4명을 기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수사의 핵심으로 지목된 박기준 전 검사장, 황희철 법무차관 등 전·현직 고위간부들의 접대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외에 새로운 사실을 전혀 밝혀내지 못한 채 용두사미로 끝나버리면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특검의 수사가 용두사미의 결과로 끝난 것은 이미 특검이 출범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판사 출신인 민경식 특검과 검찰 파견 검사들간의 수사대상과 방법을 놓고 충돌이 계속되면서 수사 과정 내내 갈등을 빚어왔고 일부 파견검사들이 수상대상자인 검찰의 고위 간부들에 대한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면서 공개소환 등 수사에 차질을 빚으며 부실 수사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같은 결과는 수사대상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최우선으로 확보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해충돌이 있는 급조된 수사팀이 구성되고 기간 내에 수사를 할 수 밖에 없는 한시적 특검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검찰의 비리를 파헤치는 수사에 있어 객관성과 중립성을 담보하기 힘든 검사들이 검찰 내부로부터 파견되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몸통이라 할 수 있는 전·현직 고위간부들의 접대 의혹에 대한 실체를 밝히는 데는 실패하고 곁가지라 할 수 있는 소수 몇명에 대한 기소로 그쳐버린 것이다.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해 검찰 조직의 뿌리 깊은 불법적 관행을 근절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했지만 속빈 강정에 그친 채 유야무야 넘겨져 버렸다.


9차례 시행된 한시적 특검으로는 더 이상 검찰, 고위공직자 등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파헤치기 어렵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번 특검의 수사 결과를 놓고 일부에서는 특검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특검의 문제이 아닌 한시적 특검이 갖고 있는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특검 결과에서 보듯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한시적으로 구성되는 특검은 검찰의 1차 수사 결과를 놓고 제한된 기간 안에 조사를 끝마쳐야 하므로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검찰 조직 내부에서 파견된 직원들로 수사팀이 급조되므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권력형 비리 수사에 있어서 특검이 수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제식구감싸기 혹은 권력 눈치 보기식 수사라는 오명을 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시적 특검이 아닌 상시적 기구의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나 상설 특검 등이 도입이 시급하다. 권력형 비리 사건은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수사팀 구성과 제한이 없는 수사 기간 등이 보장되는 상설적인 수사기구를 통해 수사를 진행해야 그 실체를 제대로 밝혀낼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이상 제도 도입 논의를 미뤄서는 안된다. 정부와 정치권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한다. 끝.


[문의 : 정책실 02-3673-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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