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통계 공표 시간 변경, 시장 혼란과 통계 불신 자초할 것

관리자
발행일 2006.05.24. 조회수 2362
경제

통계청이 지난 15일 경제 주요지표로 이용되는 5대 주요통계의 공표시간을 기존의 오전 7시 30분에서 오후 1시 30분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서 5대 통계란 산업활동동향, 서비스업 활동동향, 고용동향, 소비자전망조사, 소비자물가동향을 가리키는 것으로,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등에 큰 영향을 주는 지표들로 알려져 있다.


통계청은 통계 공표시간의 변경 추진배경에 대해 ‘보다 많은 국민에게 통계 자료의 충분한 설명 및 전달’과 ‘기존의 조기 자료배포 및 별도 브리핑 시스템으로 인한 불편 해소’를 들었다. 즉 현재의 발표시간으로는 주간신문보다 수적으로 적은 석간신문에 보도가 되어 상대적으로 국민 홍보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발표시간을 늦춤으로써 통계자료를 더욱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통계청이 있는 대전에서 기자 브리핑을 위해 과천청사로 이동하는 교통문제 등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청이 2004년 2월 17일 공지했던 ‘주요 경제통계 공표요령 개선’을 보면 똑같은 공표시간의 변경에 대한 근거가 담겨있으나 논리적 설득력 측면에서 질적인 차이가 있다. 당시의 조치는 통계자료의 보도자료 배포와 인터넷 게시 시간 차이의 발생으로 인해 정보의 비대칭성이 나타나 시장의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에 비교해 최근 통계청 공표시간 변경의 주된 근거는 통계에 대한 국민홍보의 어려움과 통계청 직원들의 번거로움이다. 사안의 경중을 따졌을 때 공표시간의 변경으로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혼란과 비견할 수 있는 근거들인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통계결과 보고시간과 발표시간의 간격이 길어질 경우 오히려 정보유출 우려가 높아지고, 장중에 통계자료를 내놓았을 경우 사전에 잘못된 정보가 소문으로 유포되어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장이 마감되기 겨우 한 시간 반 전인 1시 30분에 통계자료가 나오게 되므로 자료가 발표되기 이전까지는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정보에 대한 충분한 분석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거래가 왜곡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통계청은 통계발표 시간을 변경하기에 앞서 이러한 시장의 유동성과 혼란을 감안하였으며, 또한 이러한 비난과 혼란을 예상하지 못했는가?


무엇보다 국민들은 이번 발표와 관련 청와대와 재경부, 통계청의 관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004년 재경부 등에 통계정보를 사전보고하는 것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미리 정보를 유출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전보고는 정부의 의견대로 자료의 결과를 조정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자료 자체의 의미를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는 민감한 일이다. 2년 전 발표시간을 장전으로 옮긴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다름아닌 정부부처에 일체의 사전 보고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정책과 직접적 영향이 있는 사무직과 생산직 또는 소득수준별 주택소유비율 통계 등이 통계청에 의해 삭제되었으며, 가계의 자산과 부채 변동내역을 소득수준별로 파악할 수 있는 자산․부채현황이 공개대상에서 빠져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해지는 등 정부정책상 민감한 통계자료가 통계청에 의해 투명하게 공개 및 운영되지 않는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통계청이 스스로의 결정을 번복하고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면서 경제 주요통계의 발표시간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국가기관에 걸맞지 않은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은 통계청이 공표시간을 변경해야 하는 불가피하고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 반면, 이로 인해 시장의 혼란과 정부통계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통계청은 5대 주요 경제통계 발표시간 변경 입장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문의 : 경제정책국 02-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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