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사업자 선정,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관리자
발행일 2000.12.21. 조회수 2437
사회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IMT-2000 사업자 선정 결과가 발표되었다. 세계의 유무선 통신만이 하나의 인프라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고속의 멀 티미디어 통신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새시대를 열기위한 첫 번째 장을 넘 긴 셈이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 결과만으로 업체나 정부의 모든 역할이 끝난 것은 결코 아닐 뿐만아니라, 남은 과정을 생각해볼 때 그야말로 시 작에 불과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사업자선정과정에서 제출된 각 사업자의 사업계획서를 공개 해야 한다. 만일 사업계획서가 단지 사업권획득을 위해서만 제출된 것이 었다면 성공적인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사업자가 제안 서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는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토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서비스 품질목표나 국민경제 기여도 등 소비자와 국민경제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한 실질적인 감시활동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둘째, 사업자로 선정된 SK와 한국통신의 통신독점재벌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한국통신의 경우, 위성방송의 지배적 사업자로 진출 함으로써 통신과 방송사업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공룡기업이 되었다. 이 것이 무리한 사업진출로 인한 부실우려나 혹은 통신시장 독점체제의 강화 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금번 심사에서 탈 락한 기업에 대해서도, 그들이 가진 노하우와 기술력이 충분히 살려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셋째, 현재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비동기식 기술수준이 낙제점 이하이 고,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이 30%미만임을 생각해 볼 때, 서 비스 실시시기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무리한 실적주의나 외형적 성장만을 고집할 경우, 자칫 취약한 국내 통신시장을 자본과 기술 력에서 월등한 외국 통신업계에 넘겨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성급 한 세계시장 선점이라는 설익을 꿈보다는 내실을 기하고, 기술자립도도 차근차근 높일 수 있는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할 것이다.


 


  넷째, IMT-2000사업의 주인공은 당연히 소비자인 국민이 될 것이다. 따라 서 IMT-2000사업의 이익과 성과는 이 진정으로 국민경제 전체에 되돌아가 야 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이 결과를 제대로 향유할 수 있어야 한 다. 특히, 거액의 출연금은 당연히 소비자 보호와 국민복지의 향상을 위 해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점은 아직 동기식 사업자에 대한 선정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년 동기식 사업자의 재선정시에 1차 사업자 선정 때 공고되지 않았던 주파수 대역이나 출연금 등 새로운 특혜를 부여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이는 탈락한 사업자의 반발을 무마하고 정부의 잘못된 정 책집행을 은폐하려는 시도에 불과할 것이다. 이는 기회의 균등성을 침해 하는 시도일뿐만 아니라, 공정성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사업자선 정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


 


 IMT-2000은 다만 정부나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통신산업과 향후 국민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거대한 계획이다. 서두르지 않으며, 치 밀하고 명쾌한 추진으로 진정 국가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 어야 할 것이다. 이런한 만반의 준비가 되지 않는다면, 금번 사업자 선정 은 결국 거대 통신재벌이라는 공룡을 키운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2000. 12.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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