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시청자 대상 설문분석 보고서

관리자
발행일 2001.12.10. 조회수 2572
사회

제7회 “시청자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 선정을 위한 설문조사 분석결과



I. 들어가며


 경실련 MEDIA-WATCH가 주관하는 “시청자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시상식은 더 나은 방송환경을 위하여 제작진들에게 격려와 힘을 실어주고 시청자단체와의 유대를 돈독히 함은 물론 일반시청자들의 방송에 대한 의견을 조사 발표함으로써 방송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인식시키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2001 “시청자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 선정을 위한 설문조사>는 그러한 취지에서 실시한 것으로 단순히 후보작 선정을 위한 기초자료를 넘어 시청자들의 매체이용 행태와 방송에 대한 만족도 그리고 공익성, 오락성, 정보성 등 시청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방송사별 매체성격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I. 본론


1. 조사대상과 조사시기


(1) 조사대상
▶ 온라인 설문을 통한 경실련 회원 및 서울, 경기지역 거주 715명


1. 현재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는 무엇입니까?


▶ 매체이용에 있어 인터넷이 31.4%로 지상파의 뒤를 잇고 있다. 과거 신문과 방송을 중심으로 하던 매체이용행태가 방송과 인터넷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하루 평균 텔레비전을 얼마나 시청하고 계십니까?


▶ 평균시청시간은 일요일이 4시간 10분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순서대로 두가지만 골라주십시오


▶ TV를 시청하는 첫 번째 이유는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50.5%로 높게 나타났으며 두 번째 이유는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알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32.1%로 나타났다. 이는 시청자들이 TV를 교육이나 정보보다는 오락적인 측면에서 선호하고 있으며 동시에 보도매체로서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문의 이용이 감소하면서 보도에 있어서 TV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평상시 다음 유형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각각 어느 정도 보시고 얼마나 만족하고 계십니까? 아래의 프로그램 각각에 대해 해당란에 표시해 주십시오.


* 진하게 표시된 부분은 각 척도별로 가장 많은 응답을 나타낸 장르임.


▶ 거의 모든 장르가 시청정도와 만족도에 있어 ‘보통이다’로 나타나고 있으며 척도 별로 살펴보면 시청정도에 있어 ‘매우 많이 본다’에서는 영화, ‘많이 본다’에서는 뉴스, ‘보통이다’에서는 다큐멘터리, ‘보지 않는 편이다’와 ‘전혀 보지 않는다’에서는 토론좌담이 가장 많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영화의 경우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여지며 영화와 큰 차이를 보 이지 않는 쇼, 오락의 경우 청소년층에서 많이 선호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만족도에 있어서는 ‘매우 만족한다’에서는 시트콤, ‘만족한다’에서는 보도, ‘보통이다’ 에서는 교육프로그램, ‘약간 불만족한다’와 ‘매우 불만족한다’에서는 토론 좌담이 가장 많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5. 평소에 가장 선호하는 TV채널은 무엇입니까?


▶ 채널선호도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MBC가 44.7%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SBS가 26.4%로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6. 우리 방송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계십니까?


▶ 방송사별 만족도에서 MBC가 ‘매우 만족’과 ‘약간 만족’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어 선호도와 만족도 사이에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약간 불만족’에서는 KBS1과 SBS가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SBS의 경우 ‘매우 만족’과 ‘매우 불만족’ 양쪽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어 채널 만족에 대한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


7. 요즘 방송의 프로그램 내용이나 질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84.0%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14.6%
무응답  0.4%

8.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주로 무엇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순서대로 두가지만 골라주십시오.


▶ 우리 방송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중 첫 번째 이유는 “10대위주의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많다.”에 , 두 번째 이유는 “방송사들간의 프로그램 내용에 별반 차이가 없다.”에 가장 많은 응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결과는 대중문화의 소비주체가 되고 있는 10대 위주의 문화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실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기획력에 의지하기보다는 몇몇 인기연예인에 의존하여 유사한 구성과 캐릭터로 졸속 제작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9.13. 2001년 올 한해동안(1월~현재) 가장 좋은(9)/나쁜프로그램(13)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001년 올 한해 시청자들이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작품 중에는 여인천하와 태조왕건이 비슷한 빈도수로 가장 많은 반응를 보였다. 올 한 해 동안 우리 방송가에 사극열풍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위의 두 작품 이외에도 인간극장에 대한 빈도수가 높아 드라마를 제외한 부분에서 휴먼다큐의 선전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른 작품은 큰 차이없이 비슷하게 낮은 분포로 고르게 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쁜 프로그램으로 압도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프로그램은 방송3사의 주말저녁 버라이어티쇼 오락프로그램과 연예정보프로그램이다. 또한 적은 제작비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범람하고 있는 방송사의 시트콤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가 확대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10.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기준은 무엇입니까? 순서대로 두가지만 골라 주십시오.


▶ 좋은 프로그램의 기준으로 첫 번째는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성과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에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다. 지난 해 조사결과에서 유익한 프로라고 판단한 근거에서 “교육(교훈)적이어서”에 가장 많은 응답을 한 것과는 상이한 결과이다.


11.  우리 방송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경영진의 의식변화와 제작진의 자질 향상 그리고 시청자들의 의식향상 순으로 응답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차이가 대동소이한 것을 볼 때 경영진, 제작진, 시청자 이 3주체의 의식변화와 자질향상이 모두 조화를 이룰 때 좋은 프로그램이 만들어 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13. 나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기준은 무엇입니까? 순서대로 두가지만 골라 주십시오.


▶ 나쁜 프로그램에 대하여 응답자의 33.2%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많다.”를 첫 번째 기준으로, 26.0%가 “특정대상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다.”를 두 번째 기준으로 삼고 있다.


14. 우리 방송의 전반적 내용이 시청자의 수준과 비교하여 어떤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응답자의 38.8%가 방송이 시청자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4.3%만이 방송이 시청자를 앞서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방송이 질적으로 시청자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15. 우리나라 방송국이 시청자의 생각이나 뜻을 얼마나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그저 그렇다”라는 의견이 38.8%로 가장 많이 나왔다.


16.  현재 우리나라 지상파TV (KBS1,KBS2,MBC,SBS)의 매체성격(공익성,오락성,정보성)에 대해서 각각 평가하여 주십시오.


▶ 표에서 나타나듯이 KBS1은 공익성을, SBS는 오락성을 중시하는 매체로 시청자들에게 인식되고 있으며 정보성은 공익성과 유사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또한 KBS2와 MBC는 그 중간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공영방송이지만 오락성을 지향하는 KBS2와 자칭 공영방송이라고 하는 MBC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III. 결론


    1. TV의 시청목적이 변하고 있다!


     설문조사결과 TV에 대한 매체 선호도가 높다는 점은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방송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예전 조사에 비해 TV를 교육이나 정보보다는 오락적인 측면에서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져 이제 많은 시청자들은 TV를 재미와 흥미를 우선목적으로 시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좋은 프로그램의 첫 번째 기준으로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설문결과에서도 드러나듯이 우리의 방송이 10대위주의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많고 방송사들간의 프로그램 내용에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뽑았다는 것은 대중문화의 소비주체가 되고 있는 10대 위주의 문화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실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기획력에 의지하기보다는 소수 인기연예인에 의존하여 유사한 구성과 캐릭터로 졸속 제작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의 문제점들에 대해 공감의 폭이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 방송에 대한 문제의식 따로!  시청행태 따로!
      영화나 시트콤과 같이 오락적 성격의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반면 토론이나 좌담프로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워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선호도의 차이가 있음을 전제한다고 해도 현재의 방송프로그램의 많은 부분이 오락적인 성격의 프로그램에 비중을 두고 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청소년위주의 프로그램이 많다는 점을 문제로 삼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쇼 오락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시청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컬하다. 이것은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의식과 시청행태와는 상관관계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단적인 예인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점은 현재의 시청자들이 갖고 있는 의식의 이중성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주체적인 의식의 필요성 역시 좋은 방송을 만들어 나가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3. 공영성과 상업성의 적절한 조화 요구
     특이한 점은 SBS에 대한 채널 만족도에 대한 결과인데 ‘매우 만족’과 ‘매우 불만족’ 양쪽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나타내어 채널 만족에 대한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시청자들의 지상파방송의 위상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공영성과 상업성의 가치기준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엿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공영방송인 KBS에 대해서는 크게 점수를 주지도 빼지도 않은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KBS1TV에 대해서는 ‘약간 불만족’에서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시청자들의 방송에 대한 기대치가 공영성과 상업성의 적절한 조화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방송사별 만족도에서 MBC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는 것 같다.
 
    4.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하여
     응답자의 38.8%가 방송이 시청자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는 방송이 질적으로 시청자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방송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진, 제작진, 시청자 이 3주체의 의식변화와 자질향상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분석결과는 시사하는바가 크다. 우리방송에서 나쁜 프로그램에 대한 기준으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많다”는 지적과 “특정대상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다.”라는 지적을 고려하여 이 3자가 함께 방송을 변화시켜나가는 의지를 모아야 할 것 같다.
    
      이상에서 <시청자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선정을 위한 설문조사결과와 그 의미 등을 살펴보았다. 이 내용들이 전체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작은 여론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작은 여론들이 앞으로 더 좋은 방송으로 거듭나는데 바탕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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