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 3년평가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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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1999.10.11. 조회수 5670
정치

<김영삼정부 3년평가 토론회, 경제분야 발제문>


문민정부 3년 평가와 과제 - 경제 부문   李 弼 商 (고려대 교수, 경영학)


   1. 신경제계획과 재벌활성화


   문민정부 출범시 우리경제는 거품이 꺼진후 침체가 심각한  상태였다.  과거 권력과 재벌은 정경유착을 조직화하면서 갖가지 경제 이권을  차지한 것은 물론 통화를 자의적으로 증발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산업은 재벌기업들이  독점하고 경제는 물가와  투기의 악순환이 생기면서 거품화했다.  이러한  산업불균형과 경제거품의 부작용은  9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우리경제는 구조적 침체현상을  겪으며 아시아의 4마리 용에서 탈락하는 등  국제경쟁력의 약화를 초래했다.  이런 상태에서 문민정부의 과제는  과감한 개혁을 통해 비리구조를 청산하고 새로운 경제발전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민정부는 출범직후  성장논리를 통하여 정치잔치를 벌린다는  차원에서 신경제 100일 계획을 추진하는 등 오히려 불균형  성장과 거품을 확대하는 정책을 폈다.  결과는 당연히 산업의 균형성장과  경기활성화보다는 경기양극화와 스테그플레이션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당황한 정부는 개혁없이는  성장이 없다는 개혁 우선  논리로 급선회하고 금융실명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하는등  개혁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문민정부의 정책 기조는 개혁으로 잔치를  벌인다는 제2의 정치논리로 일관했다.  따라서 공직자 재산공개, 부동산실명제  실시 등의 개혁조치가 개혁의 실적을 올린다는 차원에서 연이어 나왔다.   결국 이러한 개혁조치들은 경제의 기본골격을 바꾸지 못함으로써 실효성이 없었다.   개혁의 변질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문민정부의 태생적인 한계에서 찾을 수  있다.  문민정부는 3당통합을 통해서 확대된 보수기득권층의 힘을 지지기반으로 했다.   따라서 문민정부의 개혁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무혈혁명이라 할만큼 충격과 기대가 컸던 공직자  재산공개도 용두사미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정부는 이 문제를 더  확대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불부터 끄고 보자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한편 정부의 최대개혁으로 실시한 금융실명제 역시 기득권의  정치논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경제를 살리는  개혁으로서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차명거래가 사실상 묵인되고 있는 가운데 지하경제비리는 계속  만연하고 있다.  또한 금융종합과세는  과세한도를 이자소득  4천만원 이상으로하여  유명무실하다.  강력한  종합과세라는 수단이 동원되지 않는한 피상적인 금융실명화만  가지고는 뿌리 깊은 지하경제의 비리구조를 척결할 수 없다.   결국 금융실명제는 국민들에게 불편만 주고  경제불안만 가중시키는 절름발이 개혁으로 머물고  있다.

 


   문민정부 개혁의  허구성은 6·27 지방선거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사실상 문민정부의 개혁은 기득권  층의 비리와 축재에 보호막을 마련해 주며  일반 국민들에게 불편만 가중시키는 형태로 변질되었다.  여기에  문민정부는 권위주의 지배논리를 국정운영의 골격으로  하면서 과거 5·6공화국 때의 반개혁적  인사들과 측근인물들을 권력요직에 기용했다.  그러자 정부정책은  방향감각을 잃고 국민들의 기대는  계속 무너졌다.  결국  개혁이 거의 표류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자 민심이반이 확연한 선거결과로 나타났다.

 


   문민정부는 출범이후 세계화를 국정운영목표로 내세우면서  경제정책의 촛점을 재벌기업의 활성화에  맞추었다.  국제경쟁력 강화는 대기업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는  단순한 규모의 경제 논리이다.  그러나  우리경제가 기술우위를 확보하여 고부가가치의 경쟁체제를 갖추고 균형적인 경제발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경제력 분산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결국 문어발식 외형성장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대기업보다는 기술개발을 풀뿌리로서 중소기업발전을 강화하여 전방위적인 기술개발과  경쟁력 강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사실 신정부는 출범후  과감한 경제개혁을 추진해서 이와 같은  중소기업중심의 산업발전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국제경쟁력 강화를 새로운 정책목표로  설정하면서 재벌기업활성화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다.

 


   친재벌정책에 대한 증거는 여신관리 규제, 비업무용부동산 취득  제한, 중소기업 고유업종 규정들의  완화 등 각종 규제완화정책에서부터 나왔다.   재벌의 활성화정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욱 근본적인 형태로 취해졌다.   공기업 민영화, 사회간접자본에 민간자본유치  등을 허용하며 대대적인 국가사업들을  실질적으로 재벌기업들에게 나누어 주다시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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