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의 단식에 대한 경실련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5.01.27. 조회수 988

지율 스님의 단식이 93일째를 넘기며 그 생명의 불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더 이상 대책이 없다는 말로 무책임한 침묵과 방관을 이어가고 있다.


경실련은 이러한 상황의 일차적 원인이 현 정부에 있다고 판단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이었던 2002년 10월 천성산 관통터널을 백지화하고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대안 모색을 지시했음에도 건설교통부와 한국건설철도공단이 이를 묵살하고 공사를 강행했으며, 2004년 8월 환경부와 도롱뇽시민행동이 민관공동연구에 합의했음에도 환경부가 단독으로 문제가 없다는 검토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스스로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사회적 불신과 이로 인한 갈등을 증폭시켜 왔으며, 이러한 불신이 오늘의 파국적 상황을 잉태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안타까운 상황을 해결해야 할 일차적 책임 또한 현 정부에 있으며, 그 해결의 시작은 ‘정부의 신뢰성 회복’에 있다고 믿는다. 비록 상호간에 의견이 다르다 하더라도 정부가 진정으로 환경과 생명의 보존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하게 고민하며 최선의 길을 찾으려 노력한다는 신뢰가 있었다면 이렇게 파국적인 상황이 초래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현 상황의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즉각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대책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함으로써 이후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책임만을 모면하려는 근시안적인 태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닌 정부로서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전혀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즉각 지율 스님을 만나 정직하고 신실한 자세로 대안을 모색해야 하며 그 연장선에서 스님의 단식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무책임한 방관자적 자세는 정부에 대한 사회적 불신만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며 심각한 국민들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실련은 지율스님에게 생명을 포기하지 마시고, 목숨과 바꿀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시는 가치의 실현을 위해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스님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 싸워 나가 주실 것을 당부한다. 스님 말씀대로 생명은 귀중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문의 : 정책실장 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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