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적 대립만 부각시킨 신년기자회견, 실망스럽다

관리자
발행일 2006.01.27. 조회수 2289
정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을 가졌다. 박대표는 양극화, 감세, 북한인권, 사학법 등 사회경제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담은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였다. 경실련은 노무현대통령의 신년연설과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이미 경실련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대표의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실련의 의견을 밝힌다.


 


1. 상생의 정치, 국민통합을 위한 제1야당의 책임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제1야당의 대표로서 상생의 정치와 갈등해소, 국민통합을 위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박대표는 우리사회의 모든 문제가 집권여당의 실정에 기인한 것으로 진단하고 양극화, 재정과 세금문제, 사학법, 대북관계 등 모든 사안에서 정부여당과 대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국가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애국세력이 결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실련은 실사구시적 대안 없는 적대적 갈등의 확산을 우리사회가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대안 없는 갈등은 사회의 불안만을 불러온다. 여야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위해 적대적 대립을 조장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상생의 정치, 국민통합의 정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이런 점에서 상생과 국민통합을 위한 책임있는 자세는 물론 합리적인 대안도 보여주지 못한 박대표의 신년기자회견은 실망스럽다.


 


2. 증세, 감세 문제는 이념적 대립이 아닌 균형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박대표는 ‘현 정부들어 살찐 곳이 있다면 정부뿐이며, 큰 정부는 실패로 끝난 구시대 사회주의의 유물에 불과하다며 증세를 통한 양극화 해소가 아니라 과감한 감세를 통한 고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공무원 숫자 및 예산운용과정에서 일정한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건설 SOC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국책사업에서 낭비되고 있는 예산을 근절하기 위해 최저가낙찰제의 확대, SOC 민자사업의 개혁 등 국가계약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실련은 증세․감세 논쟁이 실사구시적 태도에 입각한 합리적 논쟁이 아니라 이념적 대립으로 격화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적자재정이 초래된 직접적인 원인은 IMF 극복을 위한 공적자금의 투입에 있었으며, 양극화의 확대로 인해 경제적 자활능력을 상실한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보장지출의 일정한 확대는 불가피하다.


 


 또한 최근 몇 년간 경기활성화, 소비증진을 위해 추진된 조세감면이 기업과 고소득층에 유리한 결과로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봉급생활자,중산층,서민의 조세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감세정책이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경실련은 증세, 감세논쟁이 당리당략을 위한 이념논쟁으로 비화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절감, 예산지출의 우선순위 명확화, 조세정의의 실현 노력과 함께 재정건전화와 불요불급한 복지예산의 확충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향에서 균형적이고 합리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빈부격차 확대와 중산층의 몰락, 양극화 심화, 확대의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박대표는 ‘비참한 민생, 자영업자의 몰락, 중산층의 붕괴, 실업자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양극화를 초래한 주범은 현 정부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양극화를 해소하는 근본대책은 성장이며 이를 위해 노사관계든, 정부규제 등 모든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경실련은 중산층 붕괴와 빈부격차의 확대, 자산소득과 근로소득의 격차문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격차문제, 비정규직 확산으로 대표되는 고용문제 등 심화, 재생산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건전한 국가경쟁력 회복도,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도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또한 양극화 확대에 현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러한 양극화 확대의 책임에서 한나라당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정치권 모두는 양극화에 대한 책임을 공감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무분별한 카드남발, 가계부채 증가, 건설, 부동산정책 등과 같이 성과가 확인되지 않은 경기부양책과 대기업지원책, 규제완화정책이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들이었다.


 


 그렇다면 사학법 개정을 위해 결연한 각오로 장외투쟁을 강행했던 한나라당이 이처럼 양극화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부동산투기로 인해 막대한 불로소득이 발생한 반면 성실히 일하는 대다수 시민들이 주거문제로 고통받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양극화 확대의 책임을 인식하지 않고 성장이 유일한 대안이며 투자를 위해 모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무책임하다. 또한 성장 중심의 정책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의존하는 단기부양책으로 이어져 양극화를 더욱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과 정책대안의 제시보다는 정치공세와 이념적 대립을 부각시킨 것은 유감이다. 빈부격차의 확대와 중산층의 붕괴 등 급격히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건전한 국가경쟁력의 회복도, 시민들의 삶의질 향상도 불가능하다.


 


 경실련은 여야 정치권이 양극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제대로 된 원인규명을 통해 양극화 완화와 동반성장을 위한 제도개혁과 정책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정책실 02-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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