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코미디프로그램 모니터보고서

관리자
발행일 2001.10.16. 조회수 2673
사회

1. 모니터취지 및 목적  
                                                  
코미디의 본질은 권력의 억압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거나 고정관념을 뒤집어 버리는 등의 방식으로 웃음을 줌과 동시에 현실에 대한 자각을 유도하는 것이다.


80년대 후반 ‘회장님 회장님’등과 같은 정치풍자 코미디가 외압으로 인해 순항을 할 수 없었던 시절에는 정치적으로 압력을 행사할 수 없는 도둑이나 걸인 그리고 극빈자와 같은 소외계층만이 코미디의 단골 소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90년대 중반, 소재의 빈곤과 지나친 과장․작위적인 연출로 정통 콩트식 코미디에 대한 비판과 저질시비가 계속되면서 시청자로부터 외면당한 코미디의 자리를 버라이어티쇼 형식의 오락프로그램이 대신하면서 점차 코미디는 존폐자체의 위기를 겪기도 하였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청자의 정서를 반영하는 것, 이것이 관건이 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코미디언들의 노력에 힘입어 시청자들의 취향변화를 고려한 신세대 감각의 패러디 개그와 스피디한 형식이 도입되고 실험적 정신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하는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신설되었다.


웃음은 우리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무거운 현실을 가볍게 비틀고 일탈의 욕망을 대리 만족시켜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통한 활력을 심어주는 것이 코미디의 진정한 순기능일 것이다. 


그 동안 저질 시비로 한때 방송에서 사라졌던 코미디프로그램이 다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하는 요즈음,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서 우리 방송의 코미디물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코미디를 통해 나타내는 웃음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활력이 되기를 바라면서 현재 방송되고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다.



Ⅱ. 대상 프로그램 및 프로그램 개요


ⅰ. 기간; 2001년 9월 8일 ~ 9월 17일
ⅱ. 대상프로그램; MBC 오늘밤 좋은밤 월요일 오후 (10일, 17일)
                  MBC 코미디 하우스  토요일 오후 4;00 (8일, 15일)
                  KBS2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수요일 11;00 (5일, 12일)
                  KBS2 개그 콘서트 일요일 8:50 (9일, 16일)
 
Ⅲ. 모니터 결과


1. 새로운 시도와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MBC <오늘밤 좋은밤> 과 <코미디 하우스>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젊은 감각으로 업그레이드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면을 보여주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져 기존의 코너들을 고수하는 방식을 벗어버리고 변화하는 시청자의 취향을 고려, 기존 프로그램의 단점을 보완해 새로운 형식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특히 ‘알까기 제왕전’으로 인기를 얻은 MBC <오늘밤 좋은밤>은 ‘불쇼이 발레단’, ‘여자의 창’, ‘월요아침뉴스’, ‘다큐멘터리 이제서야 말하나’ 등의 코너를 신설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소재 개발을 위해 시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지화면 연결기법으로 과거 고교 학창시절 모습을 재연하는 ‘추억은 방울방울’ 코너는 성인들에게 옛 향수를 전해줌과 동시에 움직이지 않으려 진땀을 흘리는 출연 개그맨들의 모습만으로도 많은 이야기와 웃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다큐멘터리 이제서야 말하나’에서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명언을 코믹하게 재현하는 등 역사의 진실을 뒤집어 보는 역사코미디를 표방하고, ‘월요아침뉴스’에서는 코미디의 백미인 시사풍자를 시도함으로써 사회문제를 되짚어보게 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허무개그로 신선한 웃음을 주고 있는 MBC<코미디 하우스>는 다큐개그, 요리개그,  체력개그, 율동개그, 방송개그, 실험개그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시청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심리개그 ‘와룡봉추’는 느린 전개로 '와룡(고명환)'과 '봉추(문천식)' 두 명에 의해 표현되는 절제된 개그, 절제된 대사와 행동, 그리고 예상을 뒤집는 대답 등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듯한 표현들로 조바심과 웃음을 동시에 유도하는 코너이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애정관계나 금전관계 등의 내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좀더 다양한 소재의 개발이 요구된다.
 ‘성악개그(쓰리테너)’는 유명한 클래식에 코믹한 가사를 가미한 코너로 대중적인 팝송의 동음이의어를 찾아 웃음에 접근한 과거의 방식과는 달리 성악이라는 고급예술의 장르를 가볍게 뒤집어 버리는 방식으로 새로운 웃음을 선사한다.


 또한 ‘인형의 꿈’에서는 인형들의 눈으로 인간세상의 일들을 해석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각각의 개성 있는 인형들이 등장하여 나누는 대화 속에 사람들의 세태를 풍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인형’으로 대변되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풍자를 기대하였지만 간혹 처키(김효진)인형에 대한 비하를 웃음거리로 보여주고 있어, 오히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부정적 측면도 드러난다.


 예전의 코믹단막극 중심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KBS의 ‘개그콘서트’처럼 공개방송의 형식을 취하는 프로그램으로, 흉내내기라는 초반의 평가를 극복하고 적극적인 소재 개발로 신선함을 주려 노력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2. 시사도 코미디도 없는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1) 타인의 아픔을 소재로 한 억지 웃음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은 9월 5일 백지연으로 MC를 교체하고 시원한 개그뉴스를 통해 답답한 국민의 마음속에 시원함을 불어넣고 이번에야말로 세련되고 통쾌한 시사풍자로 확실히 웃겨줄 것을 선언하며 질 높은 코미디를 선보이겠다는 기획의도를 내걸었다.


그러나 백지연을 MC로 내세운 첫 회부터 성형수술 실패자들을 출연시켜 그들을 지나치게 희화화시킴으로 비난공세를 받았으며 100번 선을 보았지만 실패한 사람들을 출연시켜 타인의 아픔을 코미디의 소재로 이용하는 가학적인 측면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 받아야 할 그들을 대상으로 웃음을 나눈 시청자들과 제작진은 다시 한번 메스를 든 셈이 되고 말았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란 말인가? 사회의 잘못된 풍조와 고정관념을 부각시켜 확산시키고, 타인의 아픔을 웃음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보다는 진정한 인간의 가치실현을 구축하고 그들의 아픔을 공유할 줄 아는 멋진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2) 시사를 터치하지 못하는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코미디는 풍자적이어야 하고 정치, 경제문제까지 희극적 형상으로 비틀어 한다는 것이 지나치게 엘리트적인 발상일까? 순수한 웃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휴식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지만 코미디의 고유영역인 반권위주의와 신랄한 해학과 통렬한 풍자는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정보와 가치를 제공하고 시청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봄으로써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 다른 장르의 프로와 마찬가지로 코미디 역시 전통적으로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과거 <유머 1번지>의 한 코너인 ‘회장님 회장님’에서의 정치, 경제의 현실 풍자는 그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일조했다.


최근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제한적으로 시사풍자를 하고 있지만 개입된 웃음의 양상이 지나치게 작위적이거나 선정적인 소재로 단순히 시청자의 주위를 끌기 위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쉽게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9월 5일 방송된 뉴스피플 코너 중 6개의 시사소식 가운데 2개가, 9월 15일 방영분 3개중 2개가 성에 관련된 소식으로 구성되었다. 답답한 국민의 맘속에 시원함을 주고 통쾌한 시사풍자로 확실히 웃겨주겠다는 기획의도와는 달리 선정적이며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아 두려 하는 면이 아쉬웠다.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이 제목과 걸맞게 시사적인 문제를 풍자적으로 건드려 국민들의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진정한 코미디 프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3) 프로그램의 질을 저하시키는 진행자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진행자의 역할 문제이다. 코너 사이사이에서 웃음을 유도하려는 의도의 말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며 전체적인 프로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프로의 성격과는 약간의 이질감(?)을 갖고있는 MC 백지연이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본 모니터에서는 지석진, 이창명, 김수용, 김영철 등 보조 MC도 진행자의 자격으로 간주했다.)


3. 그릇된 성담론의 재생산   
 
 최근 각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에는 성에 대한 노골적 표현과 동성애 및 여장남자의 출연이 늘고 있다. 하리수라는 성전환 연예인의 등장으로 많은 사회적 반향을 낳고 있는 지금, 코미디프로에도 여장을 한 남자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예전에도 여장 남자의 등장하여 이상하게 꾸민 외모만으로도 웃음을 유발하였다. 그 때는 시청자들이 그 모습에서 성전환자를 상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황승환에게 “제발 여장은 그만하라”는 네티즌의 글도 많고 그를 아예 “언니”라고 부르는 네티즌도 있다. KBS 개그콘서트에서 그는 자신의 모습을 여성의 캐릭터로 프로그램 전반에 등장한다. 그리고 MBC 코미디하우스의 구중심처에서도 여장 남자의 출연자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 불건전하고 비정상적인 인물의 전형으로 그려냄으로써 오히려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만을 재생산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노골적인 성적 표현에 있어서는 대부분 여성이 그 대상으로 설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을 남성의 사랑을 얻기만을 원하는 의존적인 모습으로 묘사함으로써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그릇된 성의식을 부추기고 있다.


음지에 있는 무거운 담론을 끌어내어 일반화하고 시청자로 하여금 그것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기보다는 단순한 일회적 코미디의 소재로만 쓰고 있는 것이 아쉽다.


4. 특정계층의 사람들에 대한 편견의 조장 


 코미디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특히 바보나 노처녀, 과부, 술집여자 등 소수 특정계층의 삶의 이야기가 심심지 않게 소재가 되곤 한다. 하지만 장르가 코미디이다 보니 그들을 희화시키기 십상이고 전체적인 삶의 긍정적인 모습보다는 어떤 일면을 특화시켜 전체인양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어느 특정계층에 대한 희화화는 끊임없이 문제시 되어왔고 지적받아 왔다. 특히 오락프로에서의 희화는 고정관념을 재생산하고 그들에 대한 편견을 갖게 했다. 노처녀의 히스테리적 성격이나 술집여자의 신세타령, 그리고 과부의 남자에 대한 갈망 등 다소 부정적 시각의 편협한 모습을 특화시켜 전체로 담아내고 있다. 


 소수 특정계층을 보는 단순한 생각과 판단이 그들을 더욱 사회로부터 소외시키고 소수 계층을 인식하는 우리들의 사고와 시각을 왜곡시키고 있음을 깨달을 때 우리는 좀더 건전한 소재로 건강한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MBC <오늘밤 좋은 밤>의 ‘화장을 지우며’는 한 여성이 독백의 형식으로 넋두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신선하였으며 친근한 옆집의 누나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의 애환을 그린다는 제작의도와는 달리 남성에게 결국 순종하는 유흥업소의 여성만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끝은 언제나 “나가요”를 외치는데, ‘나가요’는 술집여자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는 점에 착안해 볼 때 좀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오늘밤 좋은밤>의 ‘여자의 창’은 늘 사랑에 실패하는 노처녀가 단골카페에 들러 전개되는 사랑이야기로 희진이 한 남자에게 접근하지만 그녀의 과장된 행동과 언행으로 도망치는 남자와 급기야 웨이터에게 눈을 돌린다는 매회 유사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남자를 구걸하는 듯한 표현 방식과 상식을 넘는 과장된 언행으로 결혼 못한 노처녀를 보는 관점이 그릇되게 부각되고 있다.


<오늘밤 좋은밤>의 ‘휘영청 밝은 달이’는 몰락한 양반집의 마님(과부)과 의리를 지키느라 떠나지 못한 마당쇠(강쇠) 이야기로 혼자 사는 마님의 심리를 나타내는 것이 주를 이루는데 은근히 보쌈을 당하고 싶어하는 마님의 속마음을 표현하기도 하여 과부는 항상 성적 욕망을 채우고 싶어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한다.


5. 인터넷유머의 TV차용을 자제하고 매체 특성에 맞는 유머를 개발해야


 예전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고 웃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유머스런 말로 웃겨주는 것에 익숙해 졌다. 삼행시 짓기나 허무개그, 수다맨, 모델 등 상대방과의 코믹한 대화로 웃음을 자아내는 코너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개그 콘서트>의 “모델”이라는 코너를 통해 보여주는 내용이 마치 인터넷 공간에서 떠돌아다니던 유머가 TV방송이라는 형식으로 변화되어 공중파를 타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물론 소재 개발의 한계 등 제작의 어려움은 공감하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인터넷 유머를 거르지 않고 공중파에 선택하여 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평가이다. 때문에 TV라는 매체 특성을 고려하여 이에 걸 맞는 유머로 순화시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성을 소재로 하는 유머들은 그것을 사용하는 공간에 따라 느낌이 확연하게 다르다. 인터넷 공간에서 그것을 혼자서 읽고 가볍게 웃어버릴 수 있는 소재들도 공중파에서 다수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게 되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 것이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성에 대해 개방되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가족과 함께 시청하는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성적 농담은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을뿐더러 적절하지 못하다. 매체 특성에 적합한 소재를 발굴하여 구성하는 것 역시 코미디 프로가 앞으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Ⅳ. 결론


 주중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쇼․오락프로그램이 범람하고 있는 와중에 코미디프로그램의 존재이유는 다양한 오락 프로그램을 통한 편안한 휴식의 제공일 것이다. 기존의 코미디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형식의 <개그콘서트>가 신설되었을 때 정통 코미디에 식상해 있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웃음을 던져 주었다. 99년 호평을 받으며 성장한 <개그콘서트>는 기존의 콩트식 코미디에서 벗어나 콘서트라는 형식을 빌어 춤과 노래, 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코미디계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코미디가 새롭게 태어나는데 일조 하였다. 이에 고무된 타 방송사에서도 다양한 방식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코너에 대한 시도를 하면서 코미디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비슷한 내용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제한된 소재에 머물러 각 프로그램간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와 갈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소비자의 입장을 강조하는 것만은 아니다. 다른 프로그램형식을 차용하는 것이 단지 형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내용의 유사성을 유도한다는 점에서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특히 MBC <오늘밤 좋은밤>의 ‘다큐멘터리 이제서야 말하나’와 <코미디 하우스>의 ‘다큐멘터리 격동 30초’는 각각 다른 프로그램에서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삼은 코너인데 제작방식이나 내용, 그리고 출연진에서 거의 차이점이 없어 같은 코너로 느껴지며 ‘심리개그’(와룡봉추)와 ‘허무개그’도 같은 프로그램이라는 착각이 들만큼 서로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이미 인기를 얻은 프로를 모방함으로써 시청률을 보장받고자 하는 안전한 선택보다는 차별화 된 아이디어 개발과 끊임없는 새로운 소재 발굴과 출연진들의 노력이 더해져 식상하지 않은 프로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


 또한 최근 각 코미디물에 기존 코미디언의 재기용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의 제공으로 신구 코미디언들의 조화로운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몇몇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은 예전의 코미디물에서 보여주던 이미지를 하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이함과 식상함이 느끼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 방송환경에 의해 달라지는 시청자들의 감각을 뒤에서 쫓아가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모니터에 SBS프로그램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것은 SBS에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아예 편성조차 되어있지 않은 까닭이다. 매주 수많은 아이디어와 재능이 있는 출연진이 보장되어야 하는 등 품이 많이 가는 작업인 코미디물의 제작이 상업적 논리에서 배제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하면서 가학적인 소재와 말장난으로 일관하는 가벼운 버라이어티쇼만을 양산하고 있는 SBS의 편성 정책에 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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