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독립성을 훼손한 강만수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

관리자
발행일 2008.11.07. 조회수 2268
정치

  6일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종합부동산세 위헌 소송과 관련해 “기획재정부 세제실장과 담당 국장이 헌재의 종합부동산세 주심 재판관으로부터 세대별 합산은 위헌으로 갈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구두 보고했다”고 말해 국민적 충격을 주고 있다. 헌재와 접촉했다는 강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매우 중차대한 사건으로 그냥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기재부가 헌재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주심 재판관과 접촉을 하고 예상되는 재판의 결과를 들으려했다는 것은 행정부가 헌재의 재판 과정에 개입해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한 행위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행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명백히 침해하는 헌정질서 파괴행위이자, 반민주적 행위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이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행정부, 입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있는 사법기관이라는 것은 국민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만수 장관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헌재와 접촉하여 재판결과를 파악 하고, 이것도 부족하여 아무 거리낌 없이 국회에 이 같은 사실을 발언하는 것은 장관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한다.


 


  특히 지난 8월 기재부는 국세청과 공동으로 종부세에 대한 합헌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가 석 달이 채 되지 않은 10월말 이를 철회하고 위헌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최근의 기재부의 입장 번복은 이번 강만수 장관의 발언으로 기재부가 헌재의 심리 내용을 파악해 거기에 기민하게 대처한 것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결국 기재부의 일련의 행태들은 행정부와 헌법재판소와 사전 조율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1. 과거 권위주의적인 발상으로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훼손시킨 강만수 장관은 이제 장관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계속되는 실언과 경제정책 실패로 인해 경제수장으로서의 능력이 없음이 이미 입증된 강만수 장관은 이번 사건을 통해 행정부의 장관으로서의 기본 자질마저도 없음이 드러났다. 따라서 대통령은 장관으로서의 능력도 자질도 없는 강만수 장관을 즉각 경질시켜야 한다.


 


2. 헌재의 종부세 주심재판관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재판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행 중인 심리의 내용을 함구하고 비밀을 엄수해야함은 재판관의 최소한의 기본 의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행정부와 비공식적으로 접촉을 하고 사전에 심리 내용을 누설한 것은 재판관이 갖추어야할 기본 윤리와 도덕성을 저버린 행위이며 나아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실추시켰다. 기재부와 헌재 모두 만남 자체에 말을 바꾸고 있으나, 어찌되었든 담당 주심재판관이 헌법재판소 법에 명기된 대로 제대로 행동했다면 이러한 불필요한 논란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재판관으로서의 기본 자질과 자격을 상실한 주심 재판관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3. 헌재는 문제가 된 주심재판관을 공개하고, 위헌 심판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무너졌기 때문에 이번 심리에서 주심재판관을 완전 배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울러 13일로 예정된 종부세 위헌소송의 선고를 연기하고 심리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이번 종부세 위헌 소송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선고 결과가 미칠 사회적 파장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만약 이번 문제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깨끗하게 처리하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13일 선고를 강행한다면 그 결과에 대해 국민들은 정당한 심리 내용으로 아무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행정부와 헌법재판소의 사전 조율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나온 심리 결과를 국민들은 절대 납득할리 만무하며 오히려 정부의 외압에 의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헌재는 선고 기일을 연기하고 이번에 문제가 된 주심재판관을 심리에서 완전 배제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심리를 시작해 공정한 재판 결과를 국민들에게 내놓아야 할 것이다.


 


  경실련은 이번 사태의 중대성을 인식하여 관련 당사자들의 처리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며, 대통령과 헌재가 대충 덮으려 하는 태도를 유지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한 시민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경고한다.


 


[문의 : 정책실 02-3673-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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