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경실련 ‘올바른 기업구조조정 5대 원칙과 방안 발표’

관리자
발행일 2016.05.10. 조회수 3044
경제




경실련 ‘올바른 기업구조조정 5대 원칙과 방안 발표’

기자회견 
       
       □ 일시 : 2016년 5월 10일 화요일 오전 10시
       □ 장소 : 경실련 강당(동숭동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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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순서>


1. 취지설명 :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2. 정부 기업구조조정 방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 박상인 교수(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3. 기업구조조정에서의 정부역할
 : 정미화 변호사(경실련 금융개혁위원장)

4. 올바른 기업구조조정 5대 원칙과 방안발표(경실련의 입장)
 : 권영준 교수(경실련 중앙위원회 의장, 경희대 경영대학)

5. 질의응답

□ 사회 :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



<기자회견문>


기업구조조정에서 공적 자금 투입 원칙이 지켜져야 하며
정부는 실업대책과 지역경제안정화에 적극 나서야한다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 및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최근 또 다시 부실기업의 증가로 인해 기업구조조정이 이슈가 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 이슈는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상황과 맞물려 사회적으로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의 기업구조조정은 정부가 국책은행을 동원해 공적자금을 투입함으로써 부실기업을 연명해주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국책은행까지 동반부실이 발생했으며, 회생한 기업들은 또 다시 재벌들에게 돌아갔다. 그 과정에서 피해는 노동자들과 국민들이 지는 악순환만 반복되어 왔다. 그리고 부실에 책임이 있는 대주주, 경영진, 채권단, 국책은행 및 관리·감독 당국 및 청와대 등은 누구하나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가 밝히는 구조조정 방안은 또 다시 관치금융을 통해 공적자금만 쏟아 붓는 과거의 잘 못된 방안을 답습하려 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한국은행의 발권력 까지 동원하려는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 카드까지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구조조정은 지금까지와 같은 정부주도의 무원칙한 방식이 아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야 한다고 보며, 경실련은 원칙과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은 경영실패의 책임과 비용을 지배주주, 주주, 채권자 순으로 부담하는 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 
 부실경영의 책임은 우선적으로 경영진과 지배주주에게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의 경우에는 경영진과 지배주주의 잘 못된 예측으로 부실이 발생했다. 또한 일부 지배주주들은 고통분담은커녕,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 사전에 주식을 매각하는 비윤리적 행태까지 보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은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과 회사채 매입을 대부분 국책은행이나 공공기관이 충당하도록 하고 있다. 조선 산업의 과잉공급 문제가 제기된 이후에도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4.5조원, 성동조선해양에 2.5조원, 대우조선해양에 2.8조원 등을 지원하였다.
 기업도산으로 인한 실업발생을 막는다는 미명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런 관치금융의 관행으로 인해, 채권자로서 국책은행의 책임과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최후의 수단에 대한 경계가 모호한 실정이며, 기업 대주주와 국책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악화시키고 있다. 


 경영실패 책임과 비용은 지배주주, 주주, 채권자 순으로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 하에서, 채권자로서 책임이 있는 국책은행 또한 대손충당을 위한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나아가 경영실패에 책임이 있는 경영자나 총수일가가 경영권을 되찾는 일이 없어야 한다. 부실 국책은행은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국책은행 부실을 내버려 둔 기획재정부, 금융위, 금융감독원 또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더욱이, 전문성을 근거로 한 인사의 원칙을 저버리고 소위 ‘서금회’ 출신이라는 캠프출신 인사들을 국책은행장으로 기용한 청와대 인사라인의 통정인사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만 한다.


 둘째, 공적자금 투입은 최후의 수단이고, 최소화되어야 한다.
 공적자금을 투입해서라도 기업 도산은 막아야 한다는 것은 잘 못된 전제이다. 특히 사양산업에 속한 기업들에게 구조조정 명목으로 투입되는 공적자금은 재정낭비로 귀결될 수 있다. 사양산업이 아닐 경우에 특정기업의 실패는 더 효율적인 기업이나 새로운 진입기업이 대체할 수 있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가 경제위기로 전이될 수 있는 은행산업이나 보험산업이 아닌 이상 공적자금 투입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에 비금융산업의 기업도산을 막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한 사례는 매우 예외적이다. 한때 핀란드의 기적으로 불렸던 노키아가 몰락할 때도 핀란드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았다. 불가피하게 공적자금을 투입할 경우에는 투자의 비용과 실업 및 조세 등 사회적 편익에 대한 계산이 필요하다.


아울러 대통령 또는 정부 책임자가 국민 앞에 나서서 설득하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채권은행이나 금융위원회가 기업구조조정을 주도하여 채무면제, 채권을 출자로 전환하는 구조조정은 도덕적 해이와 관치금융만 심화시킨다. 따라서 향후 공적 자금의 추가 투입의 전제조건으로, 부실을 가져온 기존 경영자는 반드시 경영에서 배제하고, 정부가 기존 기업을 청산 후 새로운 회사주식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전문경영인을 세우고, 빠른 기간 안에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계획 또한 제시해야 한다.


 셋째,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핵심역할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실업에 대한 적극적·맞춤형 대책과 지역경제를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수 있는 산업과 지역에 대한 실업대책 및 지역 경제 안정화가 정부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보다 더욱 강력한 맞춤형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노키아 브리지(Bridge) 프로그램과 유사한 적극적이고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노키아는 퇴직자 창원지업 프로그램인 브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해고자들이 창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면 1인당 2만5000유로(약 3500만원) 까지 지원해주고, 해고자들을 팀으로 구성시켜 창업자금의 크기도 키워주는 등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하였다.


  또한 구조조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자들에게 실업급여 수급 기간 연장과 수급액 증액도 고려해야 하고, 고용보험 밖의 실업자들을 위한 실업부조 등의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도산과 해고로 직간접 피해를 입는 동남권 지역 경제를 위한 대책수립도 반드시 필요하다.


 넷째, 국책은행 자금 마련방안으로 소위 한국판 양적완화는 적절치 않다.
 현 시점에서 한은의 산은 지원이 한은의 목적조항인 ‘통화정책 수행이나 금융시장 안정’에 부합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어렵다. 한은이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출자하도록 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한은의 발권력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현행 기업구조조정은 자산 또는 부채 항목을 조정하여 부도가 나지 않으면서 영업활동을 지속 및 활성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구조조정이 의미를 지니려면 이를 통해 영업이 활성화 되고 조선과 선박회사 현금흐름 및 미래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공적자금 투입이 정당화되는 경우라도, 정부의 산은 자본 출자가 합리적인 추진방안이다. 한은 자본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한은 자본을 차입 후에 출자하는 것이 정도이다.


다섯째, 정부주도가 아닌, 국회, 채권단, 기업, 협력 및 하청업체,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범 구조조정 협의체를 구성한 후 구체적 원칙과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은 정부주도하에 국책은행을 동원하여, 공적자금의 투입 원칙과 회수방안,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자금을 쏟아 부어 부실을 연명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왔다. 이러다 보니 진작 퇴출되어야 할 부실기업들이 공적자금만 받아 그대로 연명하고 있고, 성장가능한 곳에 투입되어야 할 국가재정은 낭비만 되어왔다.
 지난 25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서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금융지원의 12%가량이 한계 대기업에 투입되었음이 보고되었다. 결국 정부주도는 좀비기업의 부실 연장 뿐 아니라, 국책은행 동반부실까지 초래했으며, 상시적 구조조정을 어렵게 만들어 국가산업재편 시기 또한 놓쳐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책은행을 통한 관치금융, 정경유착의 고리는 반드시 절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국책은행의 민영화 또는 청산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구조조정 방안은 정부가 주도할 것이 아니라, 국회와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대상기업 선정, 실업 및 지역경제영향 대책, 공적자금투입 및 회수방안 등의 원칙을 세워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도록 진행함이 옳다. 


 정부에서는 작년 10월과 11월에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협의체’를 2차례 개최한데 이어, 올 4월 26일에는 3차 협의체 회의를 개최하면서 전반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위해 공적자금 투입을 이야기 하면서도 얼마의 재원이 왜 필요한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결국 현재까지 드러난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은 과거와 같은 관치금융을 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관치금융을 통한 구조조정의 결과, 관리·감독 당국과 지배주주와 경영진, 채권단은 책임도 지지 않고, 오로지 노동자들만 피해를 봤으며, 국민들의 혈세만 낭비되어 왔다.


 이번 구조조정은 재벌위주의 경제정책과 관치금융, 정경유착 고리를 절단하고, 혁신경제로 넘어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기업구조조정은 이제 정부에만 맡겨둘 수 없다. 국회를 중심으로, 협력업체 및 하청업체,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함은 물론, 경실련이 제안한 방안을 적극 수용하여, 합의하에 진행해야 할 것이다.


2016년 5월 1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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