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중간에 계약이나 협상변경을 통해 특혜지원 한 민자사업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전체 4.5조원의 MRG 중 2.2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업은 최고 33년까지 MRG보장을 명시하고 있어, 그 규모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특혜지원으로 수조원의 세금이 낭비됐음에도 원인분석이나 책임자 처벌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는 또다시 민자사업 대상을 확대, 이름만 바꾼 MRG(손익공유형) 재도입, 재정지원 확대 등 민자사업 활성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실련과 새누리당 김성태의원은 민자사업 활성화가 아닌 과도한 재정지원과 투명하지 못한 절차, 비싼 이용료 등 잘못된 민자사업제도를 바로잡을 것을 요구한다. 

2. 민자사업 MRG는 1999년 3월 민간투자법 시행령에 재정지원이 추가되면서 도입됐다. 1994년부터 시작된 민자사업에는 초기에는 없었던 제도이다. 이전에는 민간기업이 사업성을 판단해 투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들은 민자사업 활성화를 핑계로 MRG도입 이전에 체결한 계약이나 협상을 변경하면서까지 MRG를 보장해주었다. 

3. 1999년 4월 이전 실시협약이 체결된 사업은 광주제2순환도로, 천안-논산 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인천국제공항터미널(12개) 등 18개이다. 이중 7개 사업이 계약변경이나 실시협약 협상 중 MRG를 소급 적용해 지원했다. 특혜지급 한 MRG는 2.2조원이다. 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지급된 MRG 총액 4.5조원의 49%에 이른다.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수조원의 세금이 정부 관료들의 이해할 수 없는 계약·협상변경으로 낭비된 것이다.

4. 구체적인 계약 및 협상변경으로 MRG를 보장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7년 실시협약한 인천공항고속도로는 개통 한 달 후인 2000년 12월 MRG 조항을 추가한 변경협약을 체결했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전체 공사기간 중 절반이 지난 2000년 12월 MRG를 보장하는 변경협약을 체결했다. 계약변경으로 낭비된 세금은 1조6,291억 원이다.  

   대구부산고속도로와 광주제2순환고속도로는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 중 MRG를 보장한 경우다. 민간자본을 활용해 예산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려는 민자사업에서 세금낭비가 뻔히 보이는 수입을 보장해 준 것이다. 그것도 뻥튀기된 최소수입을 수십 년간 보장했다. 이렇게 협상을 변경해 낭비한 세금은 5,739억 원이다.

5. 민간사업자가 사업성이 충분하다며 시작한 사업에 갑작스레 MRG를 보장한 이유는 무엇인지? 통행량 부풀리기와 엉터리 수요예측을 몰랐는지, 알면서 묵인했는지? 누가 어떤 이유로 특혜를 제공했는지 밝혀야 한다. 지난해 국감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협약대비 실제 통행료 수입비율이 인천공항고속도로는 42.4%, 대구부산고속도로 47.7%에 불과했다. 통행량 예측이 엉터리로 부풀려 졌지만 협상에 참여한 관료와 전문가들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단지 수조원의 세금 낭비만 발생했다. 지금이라도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한 이유다. 반성 없는 잘못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6. 이미 박근혜 정부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려 하고 있다. 2006년 민간제안사업, 2009년 정부고시 사업의 MRG가 폐지됐다. 그러나 여전히 시행령에 재정지원 항목이 명시돼 있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폐지된 MRG를 손익공유형, 위험분담형으로 이름만 바꿔 재도입하려 한다. 이미 수조원의 세금이 낭비된 것처럼 MRG가 재도입되면, 또 다른 세금 퍼주기로 후대에게 막대한 부담을 지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 잘못을 인식하고, 민자사업 활성화란 이름으로 무분별한 재정지원과 세금낭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김성태의원과 경실련은 오늘 12일(월)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민자사업 개선 모색을 위한 공동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끝>

별첨1)국가관리 민자사업 MRG지급 현황

별첨2)민자사업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 기획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