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대법관은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라

관리자
발행일 2009.03.05. 조회수 1971
정치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 중앙지방법원장이었던 지난해 말 촛불 사건 담당 판사들에게 수차례 이메일을 보내 재판에 개입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대법원장까지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재판에 개입하여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법관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매우 중차대한 사건이다.
 
신영철 대법관은 촛불 재판과 관련해 헌재의 위헌 제청 심사와 관계없이 조속한 사건 처리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지난해 10월부터 형사단독판사들에게 세 차례나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법원장이 재판에 간섭하고 재판의 진행을 강요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재판에 개입하려고 한 것은 법원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행위이고, 법원장 이전에 법관으로써의 최소한의 자격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정 법조문에 대해 위헌 제청이 된 경우, 만일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관련 사건에 대해 유죄를 받은 사람들은 다시 재심 절차를 거쳐야하므로 관련된 사건을 맡은 판사들은 헌재 위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을 중단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법원의 관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국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컸던 촛불 사건에 대해 법원의 관행마저 무시한 채 재판을 중단하지 말고 현행법에 따라 결론을 내리라고 강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유죄 선고를 법원장이 나서서 독촉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기본적인 원칙마저도 무너뜨린 것이다. 결국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을 내려야할 사법부가 오히려 권력의 입맛에 맞게 재판의 결과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신영철 대법관은 애초 촛불사건을 특정법관으로 몰아주었다는 배당 의혹이 제기 되었을 때는 ‘양형의 통일을 위해 그랬을 뿐이다’ 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이메일 발송의 확인으로 인해 이러한 주장은 거짓에 불과하고, 자신의 대법관 지명을 앞두고 정치 권력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보신적 차원에서 이러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 


촛불 사건을 임의적으로 몰아주기 식 배당 의혹에 대해 대법원은 문제가 없었다며 조사를 마무리한 바 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불거진 이번 사건으로 그 당시 대법원의 조사가 매우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부실조사였음이 드러났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 기구를 구성해 사건 전반에 대한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낱낱이 알려야할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신영철 대법관은 물론 재판 강행 촉구에 대해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시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아울러 철저한 조사도 반드시 진행해야할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신영철 대법관은 법관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이 분명히 드러났다. 따라서 신 대법관은 국민적 요구가 있기 전에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과 신 대법관이 진실을 은폐하고 유야무야 넘기려한다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지고 사법부마저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한다. 경실련은 대법원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문의 : 정책실 정치입법팀 02-3673-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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