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 결과에 대한 논평

관리자
발행일 2000.04.14. 조회수 3897
정치

  이번 제16대 총선은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영,호남 지역주의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단체의 후보 자 정보공개운동과 낙선운동이 많은 국민들에게 호응을 받았던 것과는 달 리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지역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이번 4.13총선은 미흡하지만 선관위가 후보자들의 재산, 납세, 병역, 전과의 신상공개를 통해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위한 자료까지 제공된 총선이었다. 그럼에도 총선 결과는 영남과 호남지역에서의 특정 정당의 독식으로 나타났다.



  선거과정에서 시종일관 지역정서에 의존하여 선거운동을 진행 한 여, 야 정당은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선거과정에서도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극심했던 탈법, 불법선거로 인해 각 정당과 후보자들간의 정책대결은 완전히 실종되었다. 선관위에 적발 된 위법행위 건수가 15대 때에 비해 4배가 넘어 혼탁 선거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권자들은 선거분위기에 대한 혐오감과 후보들에 대한 불신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역대 선거중 최저의 투표율은 기본적으로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 명하지 않은 유권자에도 책임이 있지만 일차적으로 선거분위기를 불법, 탈법, 금권, 흑색선전으로 이끈 각 정당과 후보자에게 그 책임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총선은 시민단체의 후보자 정보공개운동과 낙선운동에 따른 일부 부패후보와 저질후보의 낙선과 신진후보의 대거 진출에 따라 유권자들의 정치개혁의 의지가 두드러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긍정적인 면을 찾기 어려운 선거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역설적으로 말해 여,야 모두 패배한 선거이다. 어느 정당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선거운동을 통한 정치개혁 의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유권자들이 여,야 의석의 차이는 다소 있지 만 어느 정당에게도 과반수를 주지 않은 점은 유권자의 이러한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제 여, 야 모두는 단지 의석의 확보라는 외형적 선거결과에 자위하지 말고 반성의 시간과 함께 국민들의 뜻을 정확하게 반영하여 16대 국회를 생산적인 국회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리당략을 위한 소모적인 정쟁과 지역주의에 의존하는 행태를 벗어나 21세기 선진정치의 발전을 위 해 서로 협력하는 생산적 16대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여,야는 16대 국회가 철저하게 민생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리와 보스의 이익에 집착하는 국회운영이 아니라 오로지 국 민들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실천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야의 대립과 갈등의 국회가 아니라 대화와 협력의 정치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라는 것이다.

둘째,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국민 들의 정치개혁의 의지를 적극 수용해 실천해야 한다. 후보자의 병역, 납 세, 전과, 재산공개 등이 다음 선거에서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며, 부정부패방지법의 제정, 정치자금실명제의 제도 화, 보스중심의 정당체제 개혁, 투명한 국회운영을 위한 제도화 등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제도개혁으로 21세기 새로운 선진정치를 구현해야 한다.

셋째, 이번 선거과정에서 적발된 부정선거 사범의 사법처리는 당리 에 따르기 보다는 선관위와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선거비용의 철저한 보고, 선관위와 검찰 수사의 협조를 통해 선거 사범에 관한 한 의법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선관위와 검찰도 재정신청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선거비용의 실사를 통하여 선거사범에 대한 철저한 응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검-은 부정선거사범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통해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 후보자가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경실련은 이번 16대 국회를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국회로 만들기 위하여 여,야의 노력을 촉구하며, 이번선거에 드러난 국민들의 뜻을 각 정당이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란다. (2000년 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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