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산업 파업사태에 대한 경실련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2.03.26. 조회수 2638
사회

발전파업이 한 달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정부와 발전회사측이 3월 25일 오전까지 사업장에 복귀하지 않은 파업 노조원 전원에 대한 해고 강행 방 침을 밝힌 데 대하여, 노조는 총파업으로 대응하기로 하는 등 발전파업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는 발전파업 사태가 파국상황으로 치달아 전력대란 같은 불행한 사 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국민과 함께 크게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 은 국가적 위기를 맞아 발전 파업 사태의 이성적 해결을 위해 노사 양측 이 한 발짝씩 물러나 냉각기를 갖고, 바람직한 해결 방식을 모색하기를 기대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정부와 사측은 사태가 더 이상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유 연한 태도를 유지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와 사측은 사상초유의 대량 해 고 강행, 노조원들에 대한 고소ㆍ고발 및 민ㆍ형사상 책임과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 한다. 만약 정부와 사측이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 결하려고 할 때에는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을 확 대하고 증폭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특히 대량 구속과 해고를 하고 이것 이 다시 노사갈등을 일으키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복직시키는 잘못된 관 행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회복중인 국민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임은 자명하다. 원칙의 선명한 유지도 필요하지만, 원칙의 효과적 적용도 필요한 시기인 만큼 정부의 현명한 대처를 기대한다.


둘째, 발전노조는 사업장에 즉각 복귀하여 더 이상 문제가 소모적 힘 의 대결로 치닫는 것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슬기로운 자세를 촉구한 다.


이미 노조는 이번 파업을 통해 민영화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공론 화라는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계속 힘 의 대결 양상으로 사태를 몰아갈 시에는 노조에게도 이롭지 않을 것이 며, 모든 문제의 원인이 노조에 있는 것처럼 비쳐질 가능성이 크다. 파업 을 즉각 철회하고 민영화의 구체적 방식과 민영화시 피해의 최소화를 위 한 노조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개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발전산업의 민영화방식에 대한 국민 경제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 록 다양한 관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투명한 대책기구]의 마련을 촉구한다.


정부는 발전산업의 민영화에 대하여는 이미 충분히 토론하였고, 국회에 서 합의한 사항이므로 노조와 협의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주장을 인정한다해도 민영화의 구체적 방식에 대한 사회적 토론 은 사실상 없었다. 발전산업에 대한 민영화는 정부안처럼 사유화를 통한 민영화 방식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다양한 모델이 존재한다. 이들 여 러 방안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가장 알맞은 것이 무엇인지 폭넓 고 깊이 있게 연구ㆍ검토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94년부터 정부 가 추진해온 그동안의 민영화 논의에는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흔적이 없으 며, 2000년 12월 국회에서 진행된 전력산업구조개편 관련 입법 과정에서 도 민영화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에 머물러 있었던 정도임은 부인할 수 없 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인 발전사업의 민영화 방식에 대해 관 련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각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공개적 공청과 토론 을 통해 공론화 되어야 하며, 이 과정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거치는 과정 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발전산업 민영화문제가 더 이상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노-사-정 3자가 냉각기를 갖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 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간곡하게 호소한다. (2002.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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