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 서민들을 위한 주택은 어디에?

관리자
발행일 2006.09.16. 조회수 2485
부동산

서울시도시개발공사가 은평뉴타운 아파트 분양계획을 발표하였다. 제 1,2지구 총 2,066가구를 분양하는데 평당 1,151만원에서 최고 1,523만원에 판매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러한 분양원가의 산정근거와 개발이익의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경실련은 SH공사나 주공과 같은 공기업은 아파트를 분양하는 집장사를 중단하고, 공영개발 후 모두 공공보유주택으로 확보하여 무주택 서민에게 공급하여 주거안정에 기여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러한 주장을 외면하고 은평뉴타운의 아파트를 서민들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고분양가 아파트로 판매하여 서민들의 주거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막대한 개발이익으로 서울시와 SH공사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고가분양가 논란에 대해 산정근거와 개발이익의 규모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은평뉴타운은 서울시의 철학 없는 주택정책과 불투명한 행정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 서울시 은평뉴타운에 서민들을 위한 주택은 없다.


은평뉴타운은 대부분이 그린벨트였던 토지를 서울시가 ‘서민주거안정’이라는 명목 하에 강제 수용하여 개발하는 사업이다. 즉 몇 십년동안 그린벨트로 묶어 재산권행사도 못하도록 하였다가 공공이 필요하자 해제한 후 강제로 수용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공권력의 막강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따라서 이렇게 공급되는 아파트는 철저하게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건설되어야 하며, 이러한 주택들은 공공이 보유하면서 무주택 서민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러한 공공보유주택 확보대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는커녕 아파트를 팔아 분양수익을 올리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다. 서울시의 주택정책의 얄팍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판교의 아파트분양과정에서 나타났듯이 공공이 주택을 판매하는 순간 주거안정은 기대할 수 없다. 은평뉴타운의 분양가 4~5억의 아파트는 서민을 위한 주택은 아니다. 은평뉴타운 개발사업은 서민을 위해서 추진된다고 하지만, 서민들은 철저하게 배제되고 투기꾼들에게는 투기처를 제공하고, 서울시와 SH공사는 개발폭리를 챙기게 되는 결과만 불러올 것이다.


2. 주요항목 공개가 아닌 공종별 분양원가를 공개하라.


서울시는 평당 1,500만원을 상회하는 분양가를 책정하였다. 서울시는 분양가에 대해 토지보상비와 시설설치비용에 근거하여 책정되었다고만 할 뿐 분양가 산정을 위한 세부내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은평구의 아파트시세(700~800만원)나 주변지역에서 분양된 민간의 아파트가격(불광동 현대홈타운아파트 34평형 3억2천만원, 평당 967만원)과 서울시가 최근 분양한 상암아파트 가격과 비교하여 볼 때 명백한 고가분양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선분양체제 하에서는 당연히 분양원가를 공종별로 공개해야 한다. 이명박 前시장도 상암아파트의 원가를 공개하였으며, 현 오세훈시장도 경실련이 주최한 ‘서울시장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분양원가는 공개될 수록 좋다.


선분양제가 되고 있는 한 논리적으로 맞다. ....다만 토지원가, 분양가 공개하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질서에 있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순기능과 역기능을 종합 평가해 적극 검토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취임이후 첫 사업에서 분양가의 투명한 산출에 대한 노력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민간건설업자조차 감리자 지정단계에서 대지비 및 건축비의 58개 공종에 대한 세부내역이 공개하고 있다. 서울시가 주거안정을 위해 주민들의 땅까지 강제로 빼앗아 추진하는 뉴타운사업의 아파트분양원가가 공개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오세훈시장은 서울시가 고분양가 책정을 통해 부동산가격을 상승시키고 집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분양원가 세부내역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


3. 개발이익의 규모와 활용방안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상암동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시에 분양가의 40%가량에 해당하는 개발이익이 발생하였으며 이를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발이익환수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알 방법이 없으며 어떠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 활용방안이 결정되었는지 알 수 없다.


이번 은평뉴타운사업의 개발이익의 규모와 활용방안이 공개되어야 한다. 지난해 8.31대책에서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에 의해 개발부담금제가 부활되었으나,  은평뉴타운사업은 개발부담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어 막대한 개발이익은 서울시의 몫이 될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사업계획 수립 및 집행, 개발이익 환수 및 활용방안 결정까지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으나 관련자료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개발이익은 모두 환수되어 주거안정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라는 발표만으로는 은근슬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개발이익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행정부인 서울시가 결정할 것이 아니라 시의회 등을 통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


경실련은 서민주거안정을 하겠다던 서울시의 은평뉴타운사업이 고분양가를 책정하고도 근거를 공개하지 않으며, 오히려 분양계획발표내용에 전매제한이 없다는 홍보성 문구를 통해 부동산투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은 매우 잘못되었다고 본다. 결국 서울시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은 뒷전인 채 집장사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진정 서민주거안정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부족한 공공보유주택을 대폭 확보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라도 공공영역에서는 팔기위한 주택이 아닌 공공보유주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주택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문의 : 도시개혁센터 02-766-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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