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신도시, 그린벨트 관리원칙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관리자
발행일 2005.10.10. 조회수 2754
부동산

 


 집값의 거품을 빼고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겠다던 8․31대책의 하나로 <송파신도시건설>이 발표되었다. 강남대체주거지를 만들겠다는 것이었으나, 판교와 마찬가지로 송파신도시와 뉴타운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등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송파신도시 건설 예정지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이를 전면 해제하여 과밀 개발할 경우 정부의 그린벨트 보전과 관리원칙의 근간이 흔들릴 뿐만 아니라, 이후 추진과정에서 지자체 및 정부 부처 간 이견이 제시되어 갈등을 빚는 등 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하여 혼선양상을 빚게 될 우려가 크다. 충분한 검토와 장기적 계획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송파신도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1. 정부 스스로 새운 그린벨트 보전과 관리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


 


1) 그린벨트의 지정목적 훼손


 


송파신도시 건설예정지로 거론되고 있는 육군종합학교, 특전사, 군부대골프장은 서울시 송파구 거여동 일대, 경기도 성남시 창곡동 일대, 하남시 하감동 일대를 포함하는 3개 도시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90% 이상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지정되어 있는 지역이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지정된 보전목적의 도시계획 용도지역으로써, 대상지로 거론되는 지역은 특히 서울, 성남 등이 인접하여 개발압력이 높은 지역으로 도시의 확산을 통한 연담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린벨트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풀어서 과밀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 스스로 그린벨트 지정목적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2) 그린벨트 해제지침의 훼손


그린벨트가 사유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수용하여 김대중정부 시절부터 해제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그린벨트는 보전관리 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정부는 그린벨트의 무분별하고 과도한 해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광역도시계획을 통해 해제여부가 결정되어지도록 하였으며, 해제총량과 세부지침도 정하였다.


최근 확정을 압두고 있는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에 의하면 본 지역은 해제가 거론된 바 없는 지역이며, 해제총량과는 별도로 해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정부 스스로 만들고 약속했던 그린벨트 해제원칙을 정부가 앞장서서 무용지물화 하는 것으로 그린벨트를 보유하고 있는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향후 그린벨트의 보전관리에 있어서 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다. 


 


2. 전문적인 검토와 부처 간 사전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


 


2개월여 만에 발표된 <송파신도시건설>은 충분한 검토와 정부 부처 간 사전협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송파신도시가 개발될 경우 강남의 확대를 통해 집값, 땅값 상승문제와 더불어 교통․․환경문제를 제기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환경부는 대상지가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인 그린벨트지역으로 이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하였다.


또한 신도시 건설여부를 검토해야 할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조차 없이 계획을 확정 발표한 것은 국토정책을 정치논리나 공급논리에 따라 얼마든지 왜곡할 수 있다는 것으로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렇듯 사전에 전문적인 검토와 부서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검토되어야 할 내용이 주택공급논리에 치우쳐 졸속으로 발표되어 각종 문제점과 부작용으로 향후 논란이 증폭될 것이다.    


 


3. 서울과 경기남부를 개발벨트로 이어 수도권집중을 가중시킨다.


 


상반기 집값폭등의 진원지가 된 판교와 분당지역을 중심으로 경기의 성남․용인․화성․수원 등의 지역은 이미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죽전․동탄․동백지구의 택지개발을 통해 막대한 주택이 공급되었고 흥덕․세교․판교․이의신도시 등이 추가로 건설될 것이며, 여기에 그린벨트를 해제하여 국민임대주택단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1998년 이후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경기남부지역까지 개발되었거나 계획된 택지가 1,828만평, 수용인구 80여만 명에 달하고 있다는 경실련의 분석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는 1기 5개 신도시 면적의 1.4배에 해당하는 규모여서 수도권집중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수도권 집중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과 사회적 갈등이라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행정복합도시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신규택지개발은 이러한 국토균형발전과 전면 배치된다.


 


4. 주택수요에 대한 정확한 검증 없는 무차별적인 주택공급정책이다.


 


정부의 8.31대책은 판교개발이 투기과열 양상을 보임에 따라 전격적으로 발표되었다. 판교와 송파신도시 개발 모두 강남을 대체하는 주택지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나 강남의 중대형 주택수요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건교부 발표에 의하면 2000년 이후 강남 주요아파트 거래의 60%가 3주택 이상 소유한 가구수로 이는 강남의 주택수요가 실수요보다는 투기를 위한 가수요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따라서 이러한 가수요에 부화뇌동하여 급조된 신도시개발을 추진하기보다는 가수요나 투기를 차단할 수 있는 세제개혁과 함께 공공보유주택의 대폭 확충, 후분양제로의 이행과 선분양시 분양원가 공개 등의 주택공급제도의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편견 극복과 거주개념의 주택정책으로의 전환을 강조하며 ‘퇴임후 임대주택에 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조차 중형임대아파트(6,000가구)를 우선입주자격도 없이 2년간 전세계약한 후 분양 전환할 수 있다고 왜곡하는 상태에서의 송파신도시는 한계를 지닌다.


투기적 가수요 척결과 싼값으로 임대 및 분양아파트를 무주택시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마련하고 이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후에 주택수요에 대한 엄밀한 분석을 통해 공급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송파신도시는 충분한 검토와 부처간 사전협의 미흡 등으로 인해 각종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으며, 추진에 있어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또한 최근 언론(서울신문 10.8 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송파신도시에 이어 강남권에 인접한 수도권 지역에 300만평 규모의 ‘한국판 베벌리힐스’인 고급주택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수요조차 명확히 검증되지 않은 ‘강남 대체 주거지 공급’에 정책 올인을 하려는 것인지 정부는 명확히 답해야 한다. 그린벨트 보전과 관리, 국토균형발전, 집값 안정과 투기억제라는 정책 목표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송파신도시건설계획을 포함하는 수도권의 대규모 택지공급계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공급과 개발이라는 구태의연한 방식을 고집하지 말고 거품 낀 주택가격을 내려 서민주거안정을 실현할 수 있는 근본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문의 :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766-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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