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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人] 도시경관(都市景觀): 볼 권리와 보여질 권리

 ▲ 그림엽서에 나타난 세계 유명도시의 이미지   바야흐로 도시경관의 시대이다. 2013년 8월에 전면개정된 경관법에 의하면 인구 10만 이상 의 도시는 의무적으로 경관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시민들의 도시 경관에 대한 의식수준은 아직 후진국에 가깝다. 왜 도시경관을 가꾸어야 하는지, 무엇이 소 중한 경관자원인지, 그러한 경관자원을 어떻게 가꾸고 지켜나가야 할 것인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도시의 이미지         ▲ 런던의 주요 경관자원인 세인트폴 성당과 밀레니엄 브리지 전경     ▲ 런던시의 경관관리 방법(1) : 세인트폴 성당 돔이 보이도록 건물높이를 규제하는 시뮬레이션   파리의 에펠탑, 런던의 국회의사당, 뉴욕의 자유여신상은 세계적인 대도시의 대표적 이미지다. 외국여행을 할 때 흔히 사오는 그림엽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그 도시의 대표선수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자기 도시에 대한 이미지와 그 도시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느끼는 이미지에는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매일 보아오던 일상적인 도시의 풍경은 너무 친근해서 오히려 도시이미지의 대표 선수가 되지 못한다.   미국의 도시건축가인 케빈린치는 보스톤, 로스엔젤리스, 저지시티 등 미국의 세 도시에 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고 인지도(認知圖)1)를 분석하여 도시 이미지의 5대 요소2)를 도출했다. 그 중에서 일반인들이 가장 알기 쉬운 요소가 이른바 표식(標式)이라고 번역되는 랜드마크(landmark)이다. 대체적으로 높이 우뚝 솟아있거나 크기가 매우 큰 요소, 형태나 양식이 독특한 요소, 재료나 색채가 이질적이어서 금방 눈에 띄는 요소를 말한다.   파리, 런던, 뉴욕과 같이 세계적인 도시와 비교할 때 서울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각인될만한 랜드마크가 별로 없다. 국보 1호인 남대문은 고층건물에 둘러싸여 있어 파리의 개선문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 남산타워는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는 인기가 있을지 몰라도 서울 시민들에게는 왠...

발행일 201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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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人]역사(驛舍)의 시대건축정신

기차역은 항상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별의 슬픔도 재회의 기쁨도 이곳에서는 일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驛舍)건물은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중요한 공공건축물이다. 1814년 조지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발명하여 철도의 종주국이 된 영국은 이미 1825년부터 철도건설을 시작하여 1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1899년 서울 노량진과 인천 제물포 구간의 경인선 철도 33.2km를 시작으로 110년 남짓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철도건설 시기의 차이보다 더 큰 차이는 철도역사 건물이 얼마나 그 시대의 건축정신을 대표하고 있는가이다.  ▲세인트 판크라스 역 유로스타 열차 승강장 (출처: 위키피디아) 영국 세인트 판크라스 역사의 시대건축정신 영국 런던의 중심역 중의 하나인 세인트 판크라스(St. Pancras)역은 런던에서 요크셔 지방으로 가는 기차의 출발역임과 동시에,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을 잇는 고속열차 유로스타(Eurostar)의 출발역이다. 1868년에 완공되어 영국의 빅토리아식 고딕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한때는 여행작가인 사이몬 칼더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이라고 칭송했을 정도로 세인트 판크라스 역사는 런던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역사의 전면은 조지 길버트 스코트(George Gilbert Scott)가 설계한 미드랜드 그랜드 호텔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대적인 역사 보수작업 및 확장이 이루어져 15개의 플랫폼과 쇼핑센터, 버스정거장 등 공공공간이 확충되었고, 인접한 킹즈 크로스(King’s Cross) 역사 주변의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하여 런던 도심부의 거대한 철도중심지로 거듭나게 되었다. 2007년에는 유로스타 역이 개통되어 국제철도의 중심이 되었다.  ▲ 런던의 세인트 판크라스 역사 (출처: 위키피디아)  한국 서울역사의 시대건축정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울역은 일제식민통치를 받던 1922년 착공되어...

발행일 2013.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