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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의 TV를 말한다] ‘VJ특공대’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 얼마 전 방송 200회 특집을 맞이하였다. VJ프로그램은 방영초기 'VJ‘(Video Journalist)라는 개념조차 낯선 상황에서 아마추어적인 거친 화면이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제는 방송사에서 만들어지는 거의 모든 다큐멘터리가 VJ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보편화되었다.   VJ시스템은 기존의 방송국 기자, 보도국 기자, 교양다큐 PD들의 틀에 박힌 촬영과 편집, 기획구성, 소재에 대한 새로운, 대안적 의미에서 TV저널리즘의 가능성을 찾게 하였다. 무엇보다 1인 제작시스템으로 인건비와 제작비 문제를 절감하면서도 다양한 소재 발굴과 생생한 현장감으로 리얼리티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 방송제작 시스템이 따라잡기 힘들만큼 경쟁력을 갖게 하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이런 의미에서 <병원24시>는 VJ프로그램의 효시이면서도 상당히 성공을 거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으며,  는 시청자들에게 VJ의 존재를 확실히 알린 프로그램으로 꼽히면서 ‘다큐멘터리=무겁고 따분한 것'이란 세간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뜨리고 다큐의 대중화를 선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VJ시스템 제작은 상대적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열악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든 상황에서 혼자 다 결정해야 하므로 경력이 없는 VJ의 경우는 연출에 의존하여 취재대상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프로그램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소재주의의 전형"으로 다큐멘터리의 진실과 감동을 고려하기보다는 충격적 영상들로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쇼크멘터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병원 24시>와 같은 프로그램은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가며 기승전결 구조를 갖는데 반해, 는 사회적인 의미라든지 또는 해결방안보다는 짧은 시간에 시청자를 계속 잡아둘 수 있는 강한 그림, 이야기를 더 고려하는 듯하다. 시청자들에게 익숙...

발행일 200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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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의 TV를 말한다] ‘편파방송’ 시시비비를 가리자!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서 초유의 사태라 할 수 있는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야당과 일부 보수신문들이 방송사가 탄핵 반대여론을 부추기는 편파방송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방송의 보도태도와 관련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눈치를 살피던 17대 국회의원 선거방송심의위원회와 방송위원회 심의위원회에서도 방송사의 탄핵관련 보도 및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대해 "기계적 중립"이란 심의 잣대를 적용하여 언론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탄핵으로 시작된 정국이 미디어로, 방송으로 그 무대를 이동하여 또 한차례의 공방전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탄핵 관련 방송을 편파방송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인지, 이러한 시기에 방송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야당과 보수신문들이 탄핵 역풍을 편파 방송 탓으로 돌리는 근거로 각 방송사의 탄핵관련 찬반집회와 일반시민 인터뷰에 대해 1대1의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하지만 방송관련 심의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을 평가하는 주요 근거로 "기계적 중립"을 내세우는 것은 이러한 기준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구시대적 잣대라는 점에서 이미 비판을 받아온 것이다. 실제 방송사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거나 시청자의 의견과 달랐을 경우 거센 항의나 비판 의견이 속속 올라온다. 즉 방송이 어떤 의견을 주장하고 보도를 하던지 시청자들은 참고할 뿐 주체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민의 절대다수가 동의하고 이해하고 있는 사실을 그들만 모르지 않을 것임에도 단지 이러한 기계적인 이해를 기초로 편파방송으로 내모는 것은 국민여론의 진위를 폄하하려는 것이다. 잘 들여다보면, 문제는 공정성과 형평성 그 자체가 아니라, 이런 명분 아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서 "기계적 중립"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방송보도를 모니터 해 본 사람이라면 기계적 중립이 이중적 잣대로 적용되는 사례를 적지 않게 보아왔을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

발행일 200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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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의 TV를 말한다]그들만의 잔치,연말 시상식

매년 한 해를 총 결산하는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연기대상, 가요대상 시상식이 줄을 잇는다. 그것도 각 방송사별로 비슷한 시간대에 무슨 상인지도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상과 수상자를 무대위로 올리기 여념이 없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들러리가 되어 자신이 기대했던 배우나 가수가 수상하기를 한편으로 기대하며 브라운관으로 모여든다. 하지만 매년 불거져왔던 것처럼 올해도 시상식과 관련한 비판이 여기저기 터져 나오고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원래 ‘상’의 기준이라는 것이 객관식 시험문제를 푸는 것처럼 정확한 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수상자격을 놓고 누가 적절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합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르지 않다. 그래서 매년 시상식을 개최하는 것이나 이에 따른 비판이 이루어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2003년 방송대상 시상식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는 그 어느 해 보다 수위가 높다. 그 포문은 ‘대중문화 아이콘’, ‘신드롬’이라는 수식어로 연일 스포츠신문의 지면을 뜨겁게 달구었던 가수 이효리가 SBS에 이어 KBS 가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에서 시작하였다. 이효리가 시상식에서조차 립싱크를 하고, 라이브 때 음정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서 가요대상의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회의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SBS 연기대상에서 여주인공 김희애가 최고상을 타지 못하자 방송사 사장 못지 않은 ‘파워’ 로 인식되고 있는 작가 김수현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네티즌간에 공방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네티즌들의 공방은 MBC 연기대상에서 누가 대상을 받을 것인가를 놓고 <茶母> 팬들과  <대장금> 팬들간의 감정적인 대립까지 이어지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KBS MBC SBS가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 위에 대상을 둠으로써 '옥상옥'이란 비판을 받고, 하나의 상에 적게는 2명 이상이 공동 수상하고 많게는 무려 10명이 공동 수상하여 ‘퍼주기식’ ...

발행일 200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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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말한다-수신료와 KBS 공영성, 상관관계?

경실련 미디어워치  김태현 부장 송두율교수 관련 KBS프로그램과 보도의 편파성을 문제삼아 보수언론과 일부 보수단체들이 ‘KBS 시청료 거부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KBS의 편향성을 문제삼아 현재 전기료에 통합해 고지되는 시청료를 분리해 납부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편 편향성 시비에 몰린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전체 60분 중 송교수 부분은 12분에 불과한데도 일부 신문에서 마치 송두율 특집인 것처럼 왜곡보도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를 검증없이 읊어대고 있다며 입장을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도 KBS에 대해 무차별 색깔공세를 벌이는 것은 한나라당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KBS를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정략적 목표에 의한 것이라며 공세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자칫하면 방송과 신문, 정치권의 지루한 싸움이 확대될 기로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현재 KBS가 처한 공영성 위기의 본질과 내용이 무엇인지와 상관없이 ’시청료‘가 일반 시청자들에게 공영방송인 KBS를 압박하는 주요한 수단으로 인지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청료’가 압력의 수단으로 쟁점화 되는 것만큼 이 자체에 대한 인식의 지평은 그리 넓지 않은 것 같다. KBS의 공영성 강화를 위한 대안으로 광고를 폐지하고 수신료를 인상하여야 한다는 주장과 동일선상에 놓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와 달리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 그리고 재벌들의 수신료 폐지검토 주장은 KBS 2TV를  민영화하여 우리 방송을 대자본 지배 하의 상업방송 체계로 만들고 유일 공영방송으로 남게 될 KBS를 저질 상업방송으로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적어도 KBS의 민영화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면, 수신료와 KBS의 공영성 문제는 따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KBS 전체 재원의 60%를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상업방송과 시청률경쟁...

발행일 200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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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말한다-반쪽짜리의 사실, 뉴스를 믿을 수 없다?

바그다드가 함락되던 날, 미국의 언론은 일제히 카메라의 포커스를 후세인 동상에 맞췄다. 그리고 미국의 장갑차에 의해 끌어내려진 후세인의 동상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과 이에 환호하는 바그다드 시민들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중계하였다. 후세인 동상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생중계되는 동안 아주 짧은 순간이기는 하나 세계의 시청자들은 미군 병사가 후세인의 얼굴에 성조기를 두르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미군 병사가 후세인 얼굴에 두른 성조기는 곧바로 이라크 국기로 바뀌었지만 미국의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고 알 자지라가 비중있게 다뤄 크게 반향을 일으켰다고 미국NBC는 보도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 언론은 후세인 동상에 성조기를 게시하는 것은 '해방'이 아니라 '점령과 지배'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보도하지 않았던 반면 알자지라는 CNN이 외면했던 장면들을 통해 ‘침략전쟁'의 실상과 전쟁의 참혹함을 전달하려 했던 것이지 않을까. 이전까지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면 CNN이 주도적으로 미국의 시각만을 강요해왔다. 하지만  이번 이라크 전쟁은 이슬람의 언론 특히 알 자지라가 이슬람의 시각과 관점으로 전쟁의 참상을 알려옴으로써 세계는 더 이상 하나의 시각만을 강요받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방송들이 CNN의 보도를 미신 숭배하듯 인용보도하여 국민들의 판단을 미국에 편향되게 강요해 왔다는 점이다. CNN의 오보임이 거듭 판명된 경우에도 한국 언론들은 이에 대해서 사과 한 마디 없이 CNN보도를 동시통역하기에만 급급했다. 전쟁초기에는 전황보도에 치우쳐 전쟁의 참상과 반전여론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편파적 보도뿐 아니라 흥미위주의 전자게임처럼 전쟁 상황을 오락화 시킨다는 집중적인 비판을 받기도 했던 언론의 보도태도에 의해 우리국민은 반쪽짜리 사실만을 접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 얼마전 한 초등학교 교장의 자살사건이 있었을 때도 주요일간지와 방송뉴스...

발행일 200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