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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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생의 갈등과 적대적 갈등

갈등과 분열의 시대   6.25 이후 요즘처럼 우리나라에서 이념 대립이 심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무상급식 문제를 비롯한 복지 문제, 대북문제, 감세 문제, 원자력발전을 비롯한 환경문제 등 여러 문제에서 진보 쪽 사람들과 보수 쪽 사람들은 서로 상대방의 얘기를 듣지 않고 욕만한다. 분단 때문에 원래 관용의 풍토가 부족한 우리나라이긴 하지만 요즘은 더욱 심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념 대립은 소득 계층 간 대립과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예외가 더러 있긴 하지만 대개 경제적으로 잘 사는 사람들은 보수 쪽이며 못사는 사람들은 진보 쪽에 가깝다. 과거 가난한 학생이었던 학창시절에는 진보적 생각을 갖고 있던 친구들이 대학 졸업 후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잘 살게 되자 매우 보수적으로 된 사람들이 되었다. 우리나라 극우 보수 정치인 중에도 과거 학창시절에는 좌익 사상에 경도되어 노동운동이나 학생운동에 맹렬히 헌신하던 사람들이 여럿 있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시절을 잊고 있다. "인식이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 인식을 결정한다"는 마르크스의 말은 동서고금의 진리인 것 같다. 여기서 존재란 경제적 여건을 말한다.   우리사회에 이념대립과 계층간 갈등이 첨예화되기 시작한 것은 1997년말 IMF환란이후 신자유주의에 세뇌되어 우리나라 사회지도층들이 시장만능주의라는 미신에 빠진 다음부터 인 것 같다. 원래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돈을 벌므로 빈부격차가 확대되기 마련이고, 시장만능주의에 빠지면 빈부격차를 당연한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게 된다. 더욱이 현 정부가 들어서서 기업 친화적이라는 명분으로 친재벌 정책을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빈부격차의 확대와 이념간·계층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빈부격차가 크게 확대되고 이로 인해 사회갈등이 격화되어 사회 안정을 해치고 민심이 여당에 등을 돌리자 현 정부도 재작년부터 공생발전과 동반성장을 구호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동반성장위원회의 이익공유제 주장을 지식경제부장관이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

발행일 2012.02.08.

칼럼
상생의 원리

지난달 23일 자 "자유주의 비판"에서 자유주의가 인간의 사회성과 자본주의에서의 인간소외를 간과하고 있음을 보았다. 이 중 자본주의에서의 인간소외의 문제는 지난 칼럼에서 살펴보았으므로, 오늘은 인간의 사회성과 관련된 문제들을 생각해 보자.   모든 개인은 개인성(개체성)과 더불어 사회성이라는 또 하나의 측면을 갖고 있다. 모든 개인은 개인으로 동시에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개인성이란 세상의 그 누구와도 독립된 개체로서의 개인의 존재성을 말한다. 개인성은 그 누구도 대신하여 줄 수 없다. 나의 생명과 육체, 인격, 감정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오직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의 모든 생활에서 나는 내가 스스로 지키는 것이 원칙이다. 개인주의는 바로 이런 개인의 개체성을 중시한 입장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동시에 사회성을 갖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도 사회이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모든 개인은 누구나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회가 있기 때문에 나의 생활이 가능하며 또한 내가 살아가는 보람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이런 인간의 사회성을 고려하면 개인주의의 한계는 분명하다. 개인주의는 인간의 사회성을 간과하고 있다.   공동의 문제   사회문제는 개인이 결정(선택)하는 문제와 사회구성원들이 공동으로 결정(선택)해야만 하는 문제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직업이나 종교의 선택과 같이 혼자 결정하는 문제이며, 후자는 개인이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후자를 경제학에서 사회적 선택(집단적 선택 혹은 공공선택)의 문제라고 부른다. 사회적 선택의 대상이 되는 문제들을 공동의 문제라고 부르자. 종교의 선택과 같은 개인적으로 결정할 문제도 사회적 문제이므로 이런 개인적으로 결정할 사회적 문제와 구별하기 위하여 사회적 선택의 문제를 공동의 문제라고 부르자.   시대나 체제에 상관없이 모든 문명사회가 당면하는 공동의 문제들로서, 사회질서의 유지(국방, 치안, 사법), 공...

발행일 2012.02.08.

칼럼
자유주의 비판

    자유주의는 만인평등과 개인의 사회적 자유의 보장을 추구한다. 이 원리를 기초로 하여 근대 서양사회는 불과 300∼400년 정도의 짧은 세월 동안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자본주의라는 근대 사회질서를 건설하여, 그 이전 수 천 년 간 인류가 달성했던 것보다도 더 큰 문명의 발전을 이룩해 왔다. 이는 비단 경제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와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서 해당된다. 특히 만인평등이라는 자유주의 원리는 수 천 년 동안 강고하게 유지되어 오던 각종의 사회적 차별들을 크게 축소하였다. 현실에는 재산, 학력, 외모, 능력 등을 이유로 하는 사회적 차별들이 아직 많이 존재하고 있지만, 자유주의의 보급 덕분으로 적어도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인식이 상식으로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다. 만인평등의 사상이야말로 근대 사회를 전근대 사회와 구별 짓는 근대성의 핵심이다. 이처럼 자유주의는 대단한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개인주의라는 자유주의의 또 하나의 원리는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으며 이 한계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더 심각하고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유주의의 개인주의로는 빈부격차와 빈곤, 인간소외, 윤리의 타락, 사회갈등, 자연파괴와 자원부족과 같은, 현대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할 길을 찾기 힘들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원리가 필요하다. 상생의 원리라고 그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세 번에 걸쳐서 자유주의의 주된 한계는 개인주의라는 자유주의의 원리에서 비롯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생의 원리로 자유주의를 보완하여야 함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자유주의에 대한 기존의 주요 비판들을 살펴보자.   자유주의와 궁극적 가치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으로서 우선 자유주의가 인간이 추구할 궁극의 가치를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으로 하여금 가치상대주의나 허무주의에 빠져 허무와 나태 속에서 방황하게 한다는 비판을 들 수 있다. 자유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목표...

발행일 2012.02.08.

스토리
[20주년] 10년 회원, 경실련을 만나다 [호프-호프 데이 현장스케치]

경실련 10년 후원회원과 함께 한 호프-호프 데이 정리: 강영실(갈등해소센터 간사) 올해로 경실련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11월 4일 예정인 20주년 기념행사에 앞서 9월 10일 목요일 저녁 경실련회관 2층 강당에서10년 넘게 경실련을 후원하고 계신 회원님을 모시고 서로 고마움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호프-호프 데이(Hope-Hof Day)”라는 이름으로 회원님들께 초청 메일을 보내면서 경실련회관까지 오시게 하는 것이 실례이지 않을까, 어떻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드릴까 걱정이 앞섰지만 먼 길 마다 않으시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행사 시작에 앞서 상근자 공연 리허설을 합니다. 후원의 밤 행사에서 한 번 무대에 선 경험이 있지만 여전히 쑥스럽기만 합니다. 산뜻한 느낌의 파란색 새 현수막을 달고, ‘땡땡이’ 무늬가 있는 초록색 책상보를 씌워놓으니 강당이 새롭게 보입니다.   저녁 6시 30분, 회원담당인 노정화 부장이 회원들이 도착하고 계시다는 연락을 해 옵니다. 얼른 내려가서 도착하신 회원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준비된 음식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두 번째 접시를 비웠을 무렵 위정희 기획실장이 행사시작을 알립니다. 행사는 이근식 공동대표 환영사, 이대영 사무총장 감사인사, 경실련 20년 발자취 영상보고, 감사패 증정, 상근자 축하 공연, 담소의 시간,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근식 공동대표 환영사 “ 10년 이상 경실련의 식구로 동고동락 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경실련은 계속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요즘 언론에서 잘 전달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는 KBS 9시 뉴스에 경실련이 발표한 ‘서울시 구의회 해외연수 실태분석’결과가 방송되는 것을 보고 반갑고 기뻤습니다. 경실련 20년 역사 중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인 듯합니다. 상근자들과 회원들이 어려운 상황을 꿋꿋이 잘 견뎌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지는 과정이 아닌가, 어려움 겪으면서 다 같이 ...

발행일 2009.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