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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윤석열 정부, 재건축 규제완화 이대로 괜찮은가?

[월간경실련 2024년 3,4월호][시사포커스(4)] 윤석열 정부, 재건축 규제완화 이대로 괜찮은가? 윤은주 도시개혁센터 부장    경실련 도시개혁센터는 지난 3월 6일 윤석열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평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지난 2년간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많은 부양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재건축 규제완화이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백인길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이사장(대진대 도시공학과 교수)은 정부의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확대가 국민주거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지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정리해 평가하며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발제를 맡은 황지욱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전북대 도시공학과 교수)은 지난 2년간 발표된 5개 부동산 대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 문제점, 대안을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 부족을 근거로 서울 50만호, 수도권 158만호 등 270만 가구 공급을 민간 중심으로 달성하겠다는 ‘2022년 8월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에 대해 직주근접을 기반으로 주거입지와 규모를 분석하지 않은 채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물량공세를 강화하면 이는 수도권의 인구집중과 비수도권의 지방쇠퇴 심화 그리고 국토 불균형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2022년 9월에 발표한 재건축부담금 합리화 방안에 대해서도 혜택의 대상이 대도시의 주택소유자만이 대상이 되는 부자감세 성격이 강할 뿐이라고 지적하며 부동산 시장의 위축은 고금리 유지 같은 거시적 금융변수에 좌우되는 것이므로 현시점에 대비해야 할 사항은 저금리 등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질 때 빈번하게 발생해 온 ‘무분별한 수도권과 대도시발 주택가격 폭등’과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예견하여 미리미리 지방의 지역거점을 발굴하고 키우는 가운데 분산적 도시개발 정책을 실행해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

발행일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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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대선개혁과제] 주거불평등 해소와 공공사업의 책임성 강화

[월간경실련 2022년 대선특집호] 주거불평등 해소와 공공사업의 책임성 강화 김성달 정책국장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강조해왔던 문재인 정부는 임기말인 지금까지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 25차례의 부동산 실책으로 집값은 폭등했고 불공정한 불로소득주도 성장과 투기경제라는 국민적 비판도 커졌다. 지금도 각종 여론조사에 서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라는 의견이 다른 정책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되는 만큼 20대 대선이 어느 때보다 정책선거가 되길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고 해법 제시에서 나아가 구체적 실행방안과 의지를 경쟁하는 후보들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국민 기대와는 달리 역대 최악의 선거라는 평가와 함께 차악의 후보를 뽑아야 하는가 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경실련은 지금처럼 국민들의 삶이 힘들고 고통받는 현실에서 20대 대선이 공정선거, 정책선거로 귀결되어야 함을 재차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바로잡아 국민들의 주거불평등을 해소하고, 국민세금으로 추진되는 공공사업의 정상화를 위한 개혁과제를 제시한다. 1. 개발사업의 공공성 강화 개발사업의 폐해는 항상 지적되어왔지만 관료와 정치권, 건설업계 등 토건세력의 카르텔과 관련 제도의 한계 등으로 해결되지 못한 채 더 심각해지고 있다. 단군이래 최대 부패스캔들이라는 대장동 부패사업, LH 등 공기업과 공직자 등의 투기의혹에 최근의 광 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까지 모두 개발사업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첫째, 공권력을 동원하여 강제수용하고 용도변경해서 추진되는 공공사업의 공공성 강화 대장동 사업은 성남도시공사가 공권력을 동원하여 국민의 땅을 100% 강제수용하고 논밭임야 등을 개발가능한 아파트용지 등으로 용도변경하여 추진됐다. 택지수용 및 용도변경까지 택지개발촉진법이나 공공주택특볍법 등의 신도시 개발방식과 동일했다. 하지만 정작 사업수익을 결정짓는 택지...

발행일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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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비열한 재건축

[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 – 특집. 오늘도 무사히(1)] 비열한 재건축 장성현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   2006년 개봉한 영화 ‘비열한 거리’. 탄탄한 각본과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상업영화의 특유의 자극적 설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인 병두(조인성)는 건달이다. 그들 스스로 말하길 “나이트 삐끼 출신에 비전통”. 병두는 삐끼 생활을 함께 하던 후배와 독립했지만, 변변한 일거리를 찾지 못한다. 병두는 병든 어머니와 두 동생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어머니와 두 동생은 쓰러져가는 고옥에 산다. 하지만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돼 곧 철거될 위기다. 거길 떠나서는 살 곳이 없는 병두의 어머니는 매일 철거반대 시위에 나서지만, 번번이 철거깡패로부터 행패를 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병두는 좋은 스폰서 황 회장을 차지한다. 황 회장이 하는 일 중에 어렵고 불법적인 일을 병두네 조폭이 처리해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 영화에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황 회장이라는 사람이 하는 일은 건설 시행사 사장쯤 되는 듯하다. 병두네 식구들이 하는 일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철거촌을 돌아다니며 재개발 동의 도장을 받거나,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을 겁줘 쫓아내는 일이다. 병두는 자신의 어머니가 당한 일을 똑같이 다른 누군가의 어머니에게 되돌려준다. 그들이 하는 일은 소위 말하는 ‘철거용역’이다. 서론이 길었다. 글을 쓰는 이유는 6월 9일 발생한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철거 참사’ 때문이다. 광주 재개발 사업은 26,400㎡ 면적에 29층 아파트 19개동, 2,314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2007년 8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지만, 2017년 2월에야 사업시행 인가, 이듬해 7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다. 조합원은 648명,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재개발 추진 명 목은 “도심 공동화, 주택 노후화로 악화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7월부터 석면 제거 등 철거가 시작돼 철거 공정률 90%를 넘겼다. 그러던 6월 9일 5층짜리 ...

발행일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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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2천조 원 거품 떠받치겠다는 정부, 21대 국회가 막아야 한다

[월간경실련 2020년 5,6월호 - 시사포커스(1)] 2천조 원 거품 떠받치겠다는 정부, 21대 국회가 막아야 한다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문재인 정부가 20번째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5월 6일 국토부는 수도권 내 연간 25만 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수익성이 없는 재개발 사업에 공기업을 투입해 특혜를 제공하겠다는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세부방안으로 ▲분양가상한제 제외 ▲기부채납 비율 완화 ▲용적률 특혜 제공 ▲조합원 지원확대 등을 제시했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투기형 거래가 위축되며 집값 하락 등 정상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재개발조합 등 특정 세력에게 규제 완화로 포장한 특혜를 무분별하게 제공하면서까지 도심재개발을 활성화시켜 공급을 늘려가겠다는 것은 가만히 놔두면 하락할 집값을 정부가 규제완화와 공급확대로 떠받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한 채당 평균 3억 원, 강남권은 7억 원이 상승했다. 경실련 조사결과 대한민국 전체 땅값은 출범 이후 30개월 동안 2천조 원 상승했다. 때문에 국민들은 미친 집값을 최소한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부동산투기 근절과 경기부양을 위한 부동산대책을 쓰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규제완화와 공급확대에 기댄 거품부양책이니 정부가 무능하거나 국민을 속이고 있거나 둘 중 하나이다. 특히 공공재개발로 포장된 토건특혜책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정부는 서울 내에는 총 531곳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이고 일부 재개발이 사업성 부족 등으로 정체 중이라며, ▲LH·SH의 시행자 참여 ▲조합원 중도금 및 이주비 등 지원확대 ▲용적률완화 및 분양가상한제 적용제외 ▲사업비의 50%까지 주택도시기금 지원 등의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했다. 반면 세입자 대책은 지원대상 확대와 영세 상인을 위한 대체 영업지 조성뿐이다. 재개발·재건축 ...

발행일 2020.06.04.

스토리
시민운동의 타겟

시민운동은 사안마다 타켓을 정해야 한다. 문제의 주범이거나 정책 입안자 등 특정 세력을 대상으로 해야 운동의 효과도 생기고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동을 하다 보면 이 타겟이 아닌 사람들도 겹겹이 꼬여 같은 판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상대를 대하기 굉장히 힘들어진다. 가령 상비약 약국외 판매라던가, 이번 서울시의 종상향 재건축 문제가 그렇다. 지난 2006년 참여정부의 부동산광풍이 시작된 곳이 바로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인데 이번에 또다시 그런 현상이 시작될 수 있는 물꼬가 트였다. 가락시영은 6,600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9천여 세대로 탈바꿈한다. 35층의 고층아파트 숲이 들어서는 것이다.   종상향에 대한 논란은 논외로 치고 경실련의 가락시영아파트 종상햔 반대로 인해 그동안 가락시영의 재건축을 염원해왔던 조합원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당신들이 뭔데 우리 재건축을 신경쓰고 딴지를 거냐“는 거다. ”너희 집은 재건축 안되고 우리 집만 되니까 배 아파서 그러냐“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나도 사람인지라 쌍욕하고 소리 지르는 분들께 정중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솔직히 그런 분들과 토론은 할 수도 없다. 이미 내말에 귀 닫고 소리부터 지르는 분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 단순 종상향만으로 조합원 부담금이 평균 1억원정도 줄어든다고 하니 이렇게 항의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가략시영아파트는 지어진지가 30년이 넘어 주거환경이 굉장히 좋지 않다. 많은 집이 비가 세고 녹물 나오고, 하수구가 막히는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전화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50-70대 분들로 해당 아파트에서 20년 이상 주거해온 분들이다. 그분들은 우리가 무슨 투기세력이고 돈을 벌려고 그러는 것도 아닌데 왜 우리를 그렇게 몰아가느냐고 항변한다. 또, 이런 집에서 더 이상 살기는 너무 힘들어 모든 조합원들이 염원해 왔었다며 재건축을 하지 않으면 우리보고 이런 곳...

발행일 2012.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