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에 대한 경실련 논평

관리자
발행일 2015.01.13. 조회수 1845
부동산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대기업 특혜 종합선물세트  
- 서민주거안정 대신 명품임대주택이라는 명목으로 건설사 물량 확보하려는 속셈 -
- 정부는 임대차등록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도입 수용해야 -

1. 정부는 오늘(13일)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을 내용으로 한 중산층 주거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를 풀고 정부의 역할을 이양해 대기업의 주택임대사업을 활성화해 중산층들이 머물 수 있는 명품 임대주택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서민주거안정이라는 공공의 역할을 포기한 채 민간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온갖 특혜를 제공하는 특혜 종합선물세트에 불과하다. 이는 서민의 생존권이 달린 전월세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경영난에 빠진 건설사에게 신사업 물량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2. 정부는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을 위해 공공임대 관련 규제 완화, 각종 택지할인 및 자금‧세재지원, 인프라 구축 등 대책을 내놓았다. ▲국공유지 및 개발제한구역 등 공공부분에서 가용한 모든 택지 공급 ▲시행요건과 승인절차가 간소화되는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신설 ▲주택기금 융자 및 임대리츠 지원 확대 ▲장기간 저리로 자금을 융자할 수 있도록 ‘종합금융보증’ 도입 ▲임대의무기간 종료 후 LH 매입확약 ▲LH임대주택 관리업무 민간 개방 ▲지분매각및 유동화증권 발행 지원 ▲취득세, 재산세, 소득세, 법인세, 양도세 감면 등 건설사 지원을 위한 대책으로 가득하다.  

3. 이처럼 특혜에도 불구하고 서민주거안정 효과보다는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정부는 민간 고급주택을 공급, 고액 전세거주자들의 주거이동을 유도해 서민층에 대한 전세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내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고액 전세임차인들의 수요를 돌린다고 해서 기존 고액 임대주택에 서민들이 진입하기란 소득상황 상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정부는 임대차 선진화를 위해 기업임대는 보증금은 외국처럼 월세의 2~3배 내외로 하는 월세 위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여전히 비싼 집값과 이에 따라 과도하게 높은 전세보증금이 그대로 월세로 전환된다면 월 수백만원대의 월세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 중산층들의 실질소득이 수년간 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월세 임대주택은 기존 주택의 월세전환을 가속화하고, 월세가격도 상승하는 결과를 불러와 오히려 서민주거안정을 더욱 헤칠게 될 것이다. 

4. 그리고 자칫 기업이 정부의 지원이나 특혜를 노려 무분별하게 주택임대사업(사업성 없는 기존 주택사업 및 신규 사업포함)에 뛰어들어 엄청난 공공자원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임대기간 종료 후 LH가 매입을 확약하는 것은 사업성이 없어도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을 하라는 강력한 유인책인 것이다. 나아가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는 용적률 특혜와 각종 규제완화를 넘어서 기업의 이익을 위해 토지수용권 등 시민들의 재산권까지 기업이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의 역할을 포기하고 민간한테 역할을 넘긴다면 그 피해는 서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이 서민주거안정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임대주택의 공공성이 전제돼야 한다.  

5. 임대주택의 핵심은 공공이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예산투입을 통해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공임대 주택을 늘리는 것이다. 과거 정권은 임대주택 공급숫자에 치중한 나머지 5․10년 후 분양 전환되는 임대주택 위주로 공급해 서민주거 안정에는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임대주택 공급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지금 당장 주거불안에 내몰린 서민들을 위해서는 우선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임대차등록제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지난해 주택법(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득환수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등 부동산 3법을 개정하는 등 부동산거품을 되살리기 위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임차인들에게 빚을 내 집사라는 정책이 계속되면서 전월세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경실련은 정부와 정치권은 건설사들의 이익만 앞세우기 보다는 부동산3법 개정 당시 약속했던 전월세특위를 하루빨리 가동해 주거 난에 빠진 서민들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들을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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