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동칼럼] 윤석열 당선인의 친화력과 추진력을 국민과의 소통에 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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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4.04. 조회수 8745
칼럼

[월간경실련 2022년 3,4월호]

윤석열 당선인의 친화력과 추진력을 국민과의 소통에 쓰길 기대한다


윤순철 사무총장


 

0.76%. 24만 표. 지난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얻은 48.56%(1639.8만)와 이재명 후보의 47.8%(1614.7만)의 표 차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최저 표 차’ 대선 결과이다. 이번 기록은 과거 최저 표차 대선이었던 1997년 15대 대선의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의 40.3%(1032.6만)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38.7%(993.5만)의 1.53%(39.5만)를 넘는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제 선거 3주가 지났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답변이 46.0%였고,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답 변이 49.5%로 조사되었다.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국정수행의 긍정적 기대는 당선일 다음주 최고 52.7%에서 6.7% 하락했고, 부정적 전망은 41.2% 에서 8.4%가 상승하였다.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본인의 득표율 48.56%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유의 일이 나타났다. 심지어 퇴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 46.7%보다 낮다. 그리고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의 당선 직후 조사인 이명박 전 대통령 79.3%, 박근혜 전 대 통령 64.4%, 문재인 대통령 74.8% 등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이 가까워지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있고, 대선 득표율과 당선인 기대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워 무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의 발전과 개인의 삶이란 교차시각으로 권력을 획득하고 그것을 사용하려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훨씬 넓고 정교하게 씨줄과 날줄로 엮어 평가함을 잊어선 안 된다.

윤 당선인에 대한 낮은 국정수행 기대의 실마리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선 당시 경실련은 윤 당선인의 공약을 평가하면서 우리 경제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대안이 없어 미래 지향성이 약하고, 제시한 많은 공약을 실현할 재원마련 대책이 없으며, 세대와 젠더 등 사회갈등 요인들을 활용한 득표에 관심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엄정하게 걸러져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편승하여 몇 개의 정책들을 수정하는 수준에서 국정운영의 기조를 삼는다면 새 정부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기대를 걸었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재벌대기업 입장에서 공정경제 분야를 다뤄오거나 규제완화론자, 특정 기업출신 등으로 구성하여 실망을 안겨주었다. 시장경제가 기업이 어떤 수단을 써서도 이윤추구를 하도록 방임하는 제도가 아니라 기술혁신이나 경영혁신을 통해서 이윤추구를 허용하는 장치로 볼 때 재벌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며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는 전문가나 변호사에게 공정거래 정책을 다루도록 한 것은 옳지 않은 것이었다.

또한 대통령집무실 용산 이전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도 논란이었다. 시민들이 충분한 사전 검토가 없었고 비용 문제로 집무실 이전에 공감하지 못하는 의견이 54%(찬성 40.6%)로 나타났는데 윤 당선인은 “몇 대 몇이라고 하는 건 의미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들께서 이미 정치적인, 역사적인 결론은 내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집무실은 단순한 공간이동이 아닌 국가운영의 사령탑이다. 윤 당선인이 직접 부정적 여론을 설득하고자 이전일을 취임식 날로 확정 발표하며 추진 의지를 보였으나 국민이 안보, 예산, 철저한 준비로 이전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기대한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선거 공약으로 이전을 약속하고 당선됐으니 옮겨야 한다는 당위론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대운하’ 대선공약의 기시감만 키웠다. 윤 당선인 주변 인사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제기하였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횡령 및 뇌물 수수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겨우 2년 3개월 수감됐는데 전직 대통령이라며 사면한다면 윤 당선인의 공정과도 맞지 않고 시민들의 공감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검찰총장 출신으로 현 정부를 비판하며 정권교체 여론의 지지를 얻었고, 집권당 내 절대적 지지세력도 미약한 독특한 정치적 이력을 가졌다. 국민은 지지하지 않았지만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힘을 실어주는 임기 초 허니문도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공정은 특정한 정치세력과 집단을 견제하는 시민의식이다. 시민의식의 실현은 윤 당선자와 시민의 소통에서만 가능하다. 이제는 윤 당선인 특유의 친화력과 끈질긴 추진력을 국민과의 소통에 쓰시길 기대한다.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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