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주식 투자 - 왜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까?

시삽
발행일 2023-07-31 조회수 25363
칼럼

[월간경실련 2023년 7,8월호] [시사포커스(3)]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주식 투자
왜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까?


서휘원 선거제도개혁운동본부 팀장


경실련은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직무(국회의원의 경우 의정활동)에 전념하고 있는지, 청렴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부당한 재산증식 의혹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회, 행정부인 청와대, 정부 부처 등의 공직자 재산감시 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경실련의 운동에 대해 “고위공직자들 이렇게 재산이 많은가,” “상속이나 증여에 의한 것이 아니면, 투기로 인한 것이 아닌가”하는 동조하는 의견도 있지만, “고위공직자들이라고 하여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를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것 아닌가” 하는 의견도 심심찮게 눈에 들어온다.


단순히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주식 투자가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답하기에는 투박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늘은 어떤 이유로 경실련이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주식 투자 문제를 들여다보고 싸우는지를 좀 말해볼까 한다.


우선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주식 투자 문제 등은 우리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청렴의 의무나 전념의 의무에 위배된다. 국회의원의 경우 국회의원 윤리강령에서 국민의 대표자로서 품위 유지의 의무, 국민의 봉사자로서 공익 우선의 의무, 고위공직자로서 청렴의 의무 등을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 청렴해야 할 공직자가 '불로소득'을 얻는다면 이는 청렴의무의 위배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청렴해야 한다는 것은 가치판단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치에 동조하지 않는 이에게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주식 투자 부분을 심각하게 다루는 또 다른 이유는 ‘이해충돌’의 가능성 때문이다. 권한이 많은 고위공직자의 경우 직무수행 과정에서 사익을 추구하거나, 사익과 충돌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다뤄지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이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기, 국토부 등 고위 관료들이 실효성 없는 대책들만 내놓자 고위공직자들이 보유한 부동산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 문재인 정부에서도 실효성 없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자, 당시 정책을 입안하는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세종시나 과천 등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 정책을 통해 시세 차익을 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주식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고위공직자들이 보유한 주식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것은 2000년대 주식 시장이 활성화되면서이다. 삼성전자 출신인 진대제 씨의 정보통신부 장관 임명 당시의 주식이 문제가 되면서 2005년 주식 매각 및 백지신탁제도가 도입되었다. 20대 국회에서 지역 건설사 회장 출신인 박덕흠 의원이 건설사 주식을 백지신탁한 후 처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토위 간사와 산자위 위원을 맡은 것이 논란이 되는 등 계속해서 이와 같은 문제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재산 중 주식 재산의 비중이 적지만, 주식의 속성상 매매가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막강한 정보 접근성을 가진 국회의원의 주식 보유 및 매입에 대한 사회적 감시가 필요하다.


경실련이 21대 국회의원의 3년간 부동산 재산 및 주식 재산 증감 내역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전체 재산은 1인당 2020년 27.5억원에서 2023년 34.8억으로 7.3억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14.8억에서 2023년 21.2억으로 6.4억 증가했고, 국민의힘은 2020년 42억에서 2023년 56.7억으로 14.8억 증가했다. 부동산 재산은 1인당 2020년 16.5억이에서 2023년 19.7억으로 3.2억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1.2억에서 13.8억으로 2.6억 증가했고, 국민의힘이 22.3억에서 28.3억으로 6.1억 증가했다. 주식은 1인당 2020년 6.4억원에서 2023년 8.2억으로 3년간 1.8억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0.8억에서 1.7억으로 0.9억 증가했고, 국민의힘은 15.1억에서 18.9억으로 3.9억 증가했다.


무주택자인 국회의원이 부동산을 산 것이라면 뭐가 문제겠냐만, 이미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국회의원이 의정활동 기간 실사용하지도 않을 부동산을 추가로 산 것이라면, 시세 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경실련은 2주택 이상 보유, 비주거용 건물 보유, 대지 보유 등 과다 부동산 보유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총 109명이 부동산을 과다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며, 이 중 60명이 임대채무를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38명, 더불어민주당 17명, 정의당 2명, 무소속 2명, 시대전환 1명 등이다. 부동산 과다 보유 기준에 속하며 임대채무를 신고했다는 말은 실사용도 않을 부동산을 가지고 임대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가적으로 경실련이 의정활동 기간 부동산 재산을 추가 매입하여 과다 부동산을 보유하게 된 경우를 조사한 결과, 총 12명이 추가 매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중에는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처럼 지역구 활동을 위해 매입하는 등 실사용을 위해 추가 매입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12명 중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 등 7명은 의정활동 기간 부동산 재산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파악되어, 실사용하지 않는 부동산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식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공직자윤리밥 상 매각 및 백지신탁의 의무를 부여한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의원은 20년 61명(1인당 31.4억 신고), 21년 63명(1인당 29억 신고), 22년 72명 신고(1인당 33.6억 신고), 23년 53명(1인당 43.9억 신고), 중복 제외 총 110명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중 주식 매각 및 백지신탁을 신고한 의원은 65명이고, 미신고자는 45명이었다. 신고자와 미신고자 포함하여 여전히 3,000만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의원은 총 55명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주식백지신탁 미이행자들 중 이해충돌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고위공직자들이 투기 의혹, 이해충돌 논란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까? 우리 헌법에서 청렴의 의무와 전념의 의무를 두고 있지만 이를 떠받치는 제도적 설계가 매우 부실하다. 물론 공무원법상 영리업무 금지, 겸직 금지 조항, 국회법상 영리업무 금지, 겸직 금지 조항 등을 통해 겸직 및 영리업무 종사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막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만으로는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논란을 막기 역부족이다.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2013년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겸직 및 영리업무 금지가 입법화 되었지만 기업인 출신 국회의원이 당선 후 본인의 가족 회사의 대표직을 친척에게 넘겨주는 등의 요식적 절차에 불과했다.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주식 보유와 추가적인 매입으로 인한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제도적 설계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지난 20대 국회에서 박덕흠 의원의 이해충돌 논란으로 시민사회의 숙원 과제였던 이해충돌방지법이 도입되었고, 이와 함께 이해충돌 방지를 규정한 국회법이 함께 도입되었다. 국회법에서는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주식, 부동산 등 보유 내역과 민간업무 내역 등을 등록하도록 하고 있으며,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이를 기반으로 상임위 배정 등에 있어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한 심사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재 이러한 국회법은 사실상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못하다. 법 개정 당시 국회의원이 등록해야 할 주식 지분 기준 등을 하위 규칙으로 정하였는데, 국회가 하위 규칙을 마련하지 않아 이를 핑계로 주식과 관련한 사적 이해관계 등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국회는 국회의원이 등록한 사적 이해관계 내역 역시 국회 규칙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공개하고 있다.


이렇듯 이해충돌 방지를 규정하고 있는 이해충돌방지법 역시 그 취지가 의정활동 과정에서의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사후적인 측면에 그치고, 국회의원의 재산 관련 이해충돌 의혹을 원천적으로 해소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결국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을 말끔하게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들이 공직을 맡은 기간에는 부동산 및 주식을 추가적으로 매입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


부동산과 관련하여 이것이 부동산 백지신탁제도의 도입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이것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현재의 부동산 백지신탁제도는 공직자가 이미 보유한 부동산에 대한 처분까지도 강제하는 것인 반면, 여기서 제안하는 제도는 공직자가 공직을 맡은 이후 추가적인 부동산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국한된다. 사실 그동안 이재명 의원 등 다수의 공직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사건 이후, 부동산 백지신탁 제도 등을 내세우며 부동산 공화국 해체 등을 대안으로 말했다. 하지만 기존 부동산까지의 매각 및 백지신탁까지 의미하는 부동산 백지신탁제도의 도입은 매우 어렵고, 개인 재산권 침해 등 이념적 논쟁으로 흐르기 쉽다. 또한 현실적으로 부동산의 경우 주식만큼 매매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에서 현재 주식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백지신탁제도가 과연 필요할까 라는 의문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실사용
외 부동산의 추가 매입은 막아야 한다.


지금 당장 우리사회가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관련하여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국가공무원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리업무 금지 규정, 국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리업무 금지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공직을 맡으면서 임대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의 임대수입 발생으로 인한 불로소득 문제도 차단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정책은 임대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굳이 실사용하지 않는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보유해야 할 유인이 사라지게 만들어 부동산 투기 문제 해소 효과도 어느 정도 가져올 수 있다.


주식과 관련해서는 이미 도입되어 있는 주식백지신탁제도를 내실화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주식백지신탁제도는 신규 주식의 취득을 막는 효과뿐만 아니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도 처분시키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제도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직자들이 직무관련성 심사를 통해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핑계로 계속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사혁신처의 직무관련성 심사 결과의 공개와 심사 기준 강화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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