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지구당 부활, 필요한가 두고 갑론을박

정치입법팀
발행일 2024.07.25. 조회수 1818
정치

지구당 부활, 필요한가 두고 갑론을박

  • 반대: 돈 많은 사람이나 후원금을 많이 모을 수 있는 사람이 정치할 가능성, 지방정치의 중앙정치 예속화로 오히려 지방자치 역행할 가능성
  • 찬성 : 지역 기반 당원 요구 수렴할 필요성 커져, 당원협의회가 사실상 지구당 역할하고 있어 공식화 필요성
  • 과거와 다른 지구당의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아 정치권의 정치개혁 방안 보완 등 설득 필요

  1. 오늘(7월 25일) 오전 10시 30분, 경실련 강당에서 ‘지구당 부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지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 단위로 설치된 중앙정당 하부조직으로,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이후 2004년 3월 ‘오세훈 법’ 통과로 완전 폐지되었다. 이후 지구당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되어 왔고, 22대 국회에서 각 당의 주요 주자들이 지구당 부활을 논의하면서, 2004년 지구당 폐지를 지지했던 경실련이 변화된 환경을 고려해 지구당 부활의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1. 토론회는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김 사무총장은 지구당 폐지 이후 20년이 지나며 불공정 해소와 정치개혁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는 쪽과, 여전히 불법 정치자금 조장 및 당 대표의 세력화 활용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쪽이 대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토론회가 지구당 부활과 관련된 쟁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 하상응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장(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발제에서 1962년 정당법 제정과 함께 만들어진 지구당 규정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으로, 지구당이 중앙 정치와 유권자를 연결하는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구당이 불법적으로 선거자금을 조성하거나 개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구당 폐지 이후 시도당이 그 역할을 맡았지만, 지역에서 당원을 조직할 수 있는 기능이 마비되었고, 당원협의회는 상설 사무실과 유급 사무원을 둘 수 없었다. 그는 지구당 부활을 찬성하는 쪽의 주장과 반대하는 쪽의 주장을 균형 있게 제시하며, 지구당 부활이 현재의 환경 변화를 고려해 논의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사당화 방지, 고비용 해소, 회계 투명성 확보 등 조건들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구당 부활이 한국 정치개혁을 위한 시급한 과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지구당 부활이 원론적으로 필요하다 하더라도 한국의 현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구당 부활이 돈 많은 사람이나 후원금을 많이 걷을 수 있는 사람의 정치 진입 가능성을 높이며, 강성 지지자 중심의 팬덤 정치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실권을 갖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1. 김동원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구당 부활이 지방자치를 촉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역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앙당이 지역을 빨아들이는 ‘빨대 효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중앙당과 지구당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 확장이 정치 신인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구당 부활을 논의하려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이 우선되어야 하며, 지역정당 활성화와 함께 지구당의 저비용, 민주적 운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구당 폐지 이후 지역 정치인들이 지역 기반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컸다는 점을 지적하며, 원외 당협위원장이 사무소를 둘 수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지구당 폐지 이후 당원협의회가 사실상 지구당으로 활용되고 있으므로 이를 공식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구당 부활이 쉽지 않은 이유는 현역 국회의원이 경쟁자에게 유리한 제도를 도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현재 양당 지도부가 찬성하고 있는 현 단계가 적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구당 부활 시 운영의 투명성 문제와 정치자금 투명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1. 유병욱 광명경실련 정책실장은 좋은 정당이 시민사회의 이익과 요구를 대표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구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구당 폐지가 사조직화 문제와 비용 문제 등을 둘러싼 과도한 도덕주의와 신자유주의 논리, 차떼기 사건으로 인한 시민 여론의 폭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구당 부재로 인해 지역 단위에서 선출직 단체장의 권한이 비대해진 반면, 의회는 무기력해졌다고 지적했다.
  2. 종합 토론에서는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정진 입법조사관은 정치자금 사용 내역의 열람을 언제든지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 신인을 인큐베이팅하기 위한 방편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김동원 교수는 지역정당 활성화와 함께 선거구제 개편, 공천 과정에서 청년, 여성 정치 신인의 성장을 위한 제도적 수단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번 토론회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지구당 부활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당 부활 카드를 꺼내는 것이 다른 정치개혁 이슈를 덮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하며, 지구당 부활을 설득하려면 선거제도 개혁, 지역정당 활성화 등 정치개혁 이슈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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