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北포용원칙 모호, 朴 냉전틀 갇혀”

관리자
발행일 2007.06.21. 조회수 2152
정치

“포용정책 유지와 정체성에 대한 후보간 대립과 논란은 있었지만 북·미 관계 개선과 남북 관계 및 동북아시아 변화에 조응하고 이를 선도할 미래지향적 비전과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제시되지 못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경향신문의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의 ‘통일·외교·안보’ 분야 정책비전대회에 대한 총평이다. 경실련 평가단은 20일 “토론회가 대안 중심의 논의가 못되면서 이념적 가치로 차별화를 시도, 한나라당 내부의 정체성 혼란과 대립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상대 후보의 과거 발언에 대한 확인과 말꼬리잡기 등 네거티브 행태를 보였다”며 “특히 북한 경제 회생과 경제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구체적 구상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후보=외교안보 분야를 경제적 관점으로만 환원시키는 정책으로 일관했다. 햇볕정책이 그 의도와는 달리 북한의 핵무장으로 이어졌다며 원칙 있는 포용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핵 문제가 근본적으로 북·미간 적대적 대립의 산물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으며 원칙 있는 포용정책의 구체적 내용도 모호하다.


북핵 폐기를 유도할 수 있다는 ‘비핵개방 3000 구상’은 현실성이 미비하다. 북한 주민 1인당 3000달러 소득을 실현할 방안도 구체성을 결여한 선언 수준의 구상에 머물렀다. 통일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이산가족상봉 비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북한 1인당 국민소득 500달러에 대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등 전문적 판단 능력이 부족했다.


2·13 합의 이후 남북 관계 개선의 주요 모멘텀인 평화협정 추진을 핵폐기가 완료되기 전에는 6자회담 틀 안에서의 논의로 국한함으로써 핵폐기 과정에서 평화협정을 촉진하는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과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연계 해법도 상호주의에 입각한 남북 관계로 고착될 우려가 있다.


◇박근혜 후보=핵심 지지기반인 보수진영의 대북강경책에 포위된 상황으로 보인다. 북한을 진정한 변화로 이끌 수 있는 것은 원칙 있는 대북정책이라고 제시했지만 상호주의에 입각한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는 과거 남북관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 더욱이 포용정책이 아닌 상호주의에 가까운 대북정책을 추진했더라면 북한의 핵무장을 막고 개방을 유도했을 것이란 주장은 북핵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6·15 공동선언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개인적인 선언이라고 하는 등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주장도 있었다. 한·미 동맹을 21세기에 걸맞게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정작 2·13 합의 이후 북·미 관계 개선과 남북 관계 변화에 따른 한·미동맹의 내용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평화정착-경제통일-정치통일’이라는 3단계 통일 방안은 지극히 원칙수준의 통일 방안이며,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과 경제공동체 구축은 분리되는 게 아니다.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 북한을 규정하려는 집착은 동료 후보들의 지적처럼 냉전시대의 포로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홍준표·원희룡·고진화 후보=홍준표 후보는 자신의 뚜렷한 대북정책 기조가 있는 게 아니라 이·박 두 후보 비판에 능숙한 포퓰리스트로 평가됐다. 노무현 정부의 대미정책을 형식적 자주노선으로 규정하고 국익 우선의 실질적 자주노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한·미 동맹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의 실질적 자주노선이 무엇인지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


원희룡 후보는 화해협력정책의 유지를 통한 일관된 대북정책이 관리가능한 북한을 만들 수 있다고 봤지만 어떻게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의 체제유지를 이루고, 국제사회로 이끌어 낼지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한나라당의 상호주의에서 벗어난 시각을 보였다. 고진화 후보는 통일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3단계 방안을 내놨지만 단계별 전략이 명확하지 못했다. 국가보안법의 3년 한시적 유지 등을 주장하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리_경향신문 박영환 기자>


▲평가 참여 전문가=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 경실련 통일협회정책위원장),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상겸(동국대법학, 경실련 정책위원장), 박완기(경실련 정책실장), 이강원(경실련 통일협회 사무국장) 


[문의 : 정책실 02-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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