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숙희 시민권익센터 위원장 인터뷰

관리자
발행일 2022.02.25. 조회수 8355
스토리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끝까지 두드려야”


- 김숙희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 인터뷰 -


글 손경원 청년서포터즈 인터뷰/칼럼팀


지난 2월 9일, 서초동에 위치한 법무법인 문무 사무실에서 김숙희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김숙희 변호사는 다양한 방면에서 사회경제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숙희 변호사는 시민권익센터의 비전부터 청년에 대한 따뜻한 조언까지 들려주었습니다.



Q. 시민권익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시민권익센터는 시민 개개인에게 작을 수 있는 손해를 모아서 힘을 발휘하게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한전에서 전기 공급이 중단되어 1000명의 시민이 10만 원씩 손해를 입었다면, 시민 각자가 소송하기에는 어려워요. 이럴 때 사람들을 모아 공동소송 형태로 한전과 협상을 해서 보상을 받는 게 시민권익센터의 일이죠. 이렇듯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권리구제를 하는 곳이 시민권익센터입니다.

Q.최근 시민권익센터에서 주목하는 이슈가 있다면?

A. 제게는 상품권법 제정이 소명으로 느껴져요. 지금 상품권 관련 법률이 없어서 관리가 하나도 안 되고 있어요. 상품권은 유효기간이 지나면 무용지물이 되어서 발행사에 낙전수입이 어마어마하게 생겨요. 정보공개를 요청해서 공식적으로 답변한 것만 조 단위인데, 그걸 발행사가 다 가져가고 있어요. 이런 낙전수입을 국민행복기금으로 넘기자는 게 상품권법이에요.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금을 쓰는 것이죠. 아쉬운 부분은, 백화점 협회와 같은 이익단체 탓에 실패했어요. 그렇지만 시민단체가 하는 일이 그런 거예요.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조금씩 균열을 일으켜서 변화를 추구하고 교두보 역할을 하는 거죠. 보다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Q.시민권익센터에서 활동하며 가장 보람됐던 순간이 궁금합니다.

A. 시민단체 활동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게 거의 불가능해요. 서두르지 않고 지속해서 사회적 약자 편에 서면 언젠가는 변화가 시작되죠. 저는 소액사건심판법이 이슈화된 지금이 가장 보람차요. 소액사건심판법 개정은 제가 거의 처음 외쳤다고 할 수 있어요. 2013년에 남원에 계신 어르신의 소액사건을 맡으면서 소액사건심판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액수는 작을지 몰라도 어르신에게는 복잡하고 중요한 사건이었어요. 그러나 소액사건으로 분류된 탓에 상소 요건을 갖추지 못해 항소심 이후에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지 못했죠. 그래서 2017년에 경실련 시민권익센터에 정식 안건으로 요청해서 판결 이유 기재와 상고 제한에 대한 개정 요구를 시작했어요. 작년부터 소액사건심판법에 대해 다들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어 보람을 느껴요.

Q. 그럼에도 소액사건심판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A. 우선은 법원 구성에 문제가 있어요. 판사 1명이 한 달에 처리하는 사건 수가 일반 사건으로 400건이에요. 소액사건 담당 판사는 한 달에 4000건이나 하죠. 그래서 계산해보니까 30분 안에 한 건을 끝낼 수밖에 없어요. 물리적으로 판결 이유를 쓸 수 없는 거죠. 판사 수를 증원하면 되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판사가 실질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기까지는 최소 7년의 경험이 필요해요. 지금 당장 인원을 증원해도 개선할 수 없는 거죠. 게다가 판사들도 승진 경쟁과 권위 하락을 이유로 판사 수 증원을 싫어해요.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해보자면, 판사와 다른 직제로 소액사건 전담 판사를 두는 방안이 있어요. 변호사 경력 있는 사람 중에 소액사건 전담 판사를 임용하는 거죠. 기존 판사와 경쟁하지 않게 하고, 급여를 줄여서 운영하면 소액사건심판 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Q. 대선을 앞두고 경실련이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A.첫 번째로,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에 대한 평가가 필요해요. 선심성 공약인지, 진짜 시민의 삶을 발전시키는 공약인지 파악해서 알려야 하죠. 두 번째로, 당선 이후에 공약을 정말 이행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해요. 공약을 지키지 못하면 다음 선거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죠. 경실련과 같은 시민단체들은 이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어요. 시민단체의 성과이자 앞으로도 계속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해요.

Q. 바라는 사회의 모습을 5글자로 표현한다면?

A. 꿈 실현 사회. 정당한 노력과 열정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불공정과 부정에 의해 꿈이 실현되지 않는 사회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사회였으면 좋겠어요.

Q. 청년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지금 청년 유권자들은 상실감, 박탈감, 미래의 불투명성에 대한 불안감 등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단기적인 달콤한 공약에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러나 이것은 부메랑이 되어서 미래에 다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이 있어요. 청년들이 빨리 가는 것보다 멀리 가는 방법을 터득해서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선택이 청년들의 미래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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