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나의 월간경실련에게

회원미디어팀
발행일 2024-07-29 조회수 36848
스토리

[월간경실련 2024년 7,8월호][특집.월간경실련 200번째 이야기(4)]

나의 월간경실련에게

 

월간경실련 3.0을 기대하며

윤철한 기획연대팀장

“에피소드”
 경실련 상근활동가들에게 월간경실련 발송은 일상 업무 중 하나였다. 매월 1차례 발송자 명단을 엑셀로 정리하고 라벨을 출력하면, 모든 상근활동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수천 개가 넘는 월간경실련 하나하나를 봉투에 담고 풀칠하고 라벨을 붙였다. 그리고 우편번호(지역별)로 분류해 묶고, 우체국까지 들고 옮겨야 했다. 하루가 꼬박 걸리는 힘든 작업이었지만, 함께 작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지는 시간이었고, 좋은 추억이었다.

 월간경실련은 1997년 11월 ‘계간 경제정의’와 ‘월간 정책자료’를 하나로 합쳐 종합정론지로 창간했다. 2024년 8월 200호를 발간하게 되었다. 창간 320개월만이다. 월간경실련 우리 사회의 현안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비판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앞장섰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건강한 공론장을 형성에 기여했다. 때론 정론지로 때론 소식지로, 경실련 활동과 이슈를 다루며 시민과 회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동안 약 4,000명의 오피니언 리더와 발런티어 전문가, 상근활동가와 회원의 기고나 인터뷰, 칼럼 등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 등 다양한 글이 실렸다.

 초기의 월간경실련(1.0)과 현재의 월간경실련(2.0), 그리고 앞으로의 월간경실련(3.0)을 위해 몇 가지 바람을 적는다. 첫째, 의제의 다양성이다. 경실련이 관심을 두고 다루는 의제나 활동과 더불어 중요한 사회적 의제나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치 있는 의제나 소식, 정보를 좀 더 많이 담아내길 바란다. 둘째, 필진의 다양성이다. 현재 월간경실련은 우리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 외부 전문가 기고나 인터뷰를 진행하지만, 다수는 경실련이 다루는 의제나 이미 발표한 자료를 가공한 글이 다수를 차지한다. 오피니언 리더, 시민 등 외부 필진의 혜안이나 생활이 담긴 글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셋째, 전임 실무자다. 초창기에는 편집장을 비롯해 2~3명의 취재기자가 있어 사회 현안에 대해 취재하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며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투자 없는 성공은 없다. 공격적 자원 배분으로 풍부하고 유용한 정보를 좀 더 많이 담아낼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길 바란다.

 월간경실련 창간호(1997.11.)의 창간사에는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할 것이며, 구체적인 행동을 제안할 것입니다.”라며 창간의 의미를 밝혔다. 2024년 월간경실련 3.0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하여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고 구체적 행동을 제안하는 ‘저널리즘’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

 

월간경실련 200호 기념: 경실련 중흥을 기원하며

오세형 경제정책팀 부장

 시민운동 종합정론지! 월간경실련! 200호를 축하하며 앞으로도 경실련의 중흥과 함께 더 알차고 흥미로우며 촌철살인의 혜안을 일깨워 주는 월간경실련으로 거듭나길 간절히 기원한다.

 운이 좋게도 월간경실련 제작업무를 담당할 기회가 있었다. 못마땅한 마음으로 보면 급하게 담당자가 없게 된 업무를 떠안게 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시민운동 종합정론지 월간경실련’의 편집 실무를 나름 기꺼운 마음으로 맡았다. 그때는 아직 뭐든지 재밌고 신기할 때였던 듯도 한데, 지금 생각해 보면 1년여간 7회에 걸쳐 월간경실련을 제작했던(다들 아시겠지만 ‘월간’경실련이지만 ‘격월간’이다) 그 경험이 내게 온 것은 큰 행운이 아니었나 한다.

 생각해 보면, 책의 페이지마다 광고료가 다르다는 것도 재밌었다. 어렴풋이 그렇겠지 생각했지만, 실제로 표지, 표2, 표2 대면, 내지, 표3, 표4로 구분되고 각각 단가가 다르다는 것을 새삼 배우기도 했다. 내용을 기획하고, 표지 디자인도 구상하고, 원고 닦달도 하고, 교정도 보고 하는 등 월간경실련이 만들어져서 회원과 시민들에게 전달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많은 배움이 있었다는 확신이다.

 월간경실련의 제작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광고를 받기는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발행 부수도 조금씩 줄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 조직이나 운동사업 관련 내용은 활동가들이 직접 작성하지만, 제대로 된 원고료도 드릴 수 없어, 콘텐츠 확대에도 어려움이 많다. 발런티어 분들과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기도 하다. 시대변화의 흐름 속에 종이매체의 존재론적 회의론도 있겠고, 유명한 언론의 종이신문이나 주간지 월간지의 환경 역시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월간경실련 역시 힘들지만, 잘 역경을 이겨냈으면 한다.

 앞서 이름이 월간이지만 격월간 발행이라고 했다. 담당했던 그 당시에 보면 다음 발행일이 정말 빠르게 온다고 느꼈었다. 1호부터 200호에 이르기까지, 제작 실무를 담당했을 모든 선후배 활동가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또한 소중한 글을 실어주신 모든 필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책이란 것이 정성을 담으려고 하면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들어간다고 생각하기에 매번 힘든 작업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하게 경실련의 소식지로서 시민운동 종합정론지로서 역할을 계속 해주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월간경실련! 파이팅!^^

 

싸움의 일상, 새로운 질문

가민석 사회정책팀 간사

4쪽 분량의 서술형 답안지

 그동안 시험 치러가는 학생의 마음으로 월간경실련 원고를 작성했다. 주로 보건복지 분야 제도 평가와 운동 경과들을 실었는데, 회원과 일반 대중께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한 번 더 정리하고 공부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시험을 통해 배운 걸 점검하듯 경실련 활동의 답안지를 제출하면서 과거를 돌아보고 보완하는 기회로 삼기도 했다.

나에 대한 원고

 올해 첫 월간경실련에서는 “경실련 활동가가 바라는 2024년 한국사회”를 특집으로 다뤘다. 새해에 어울리는 익숙한 주제지만 글을 싣기 위한 마음가짐은 조금 달랐다. ‘나의 일’이 아닌, ‘나’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으니까. 사회변화를 위해 움직이는 경실련,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사회를 원했던가.

 이 세상에는 수많은 논쟁이 있다. 우리 모두는 입장이 다른데 그럼에도 맞닿을 수 있는 한 개의 점을
찾을 수 있으니 잘만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다른 게 틀린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과정, 나의 당연함이 모두의 당연함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과정은 매우 값진 경험이다. 논쟁이 곧 경쟁이라고 착각해 이기기 위한 공격에 집중하던 과거를 반성하며, 어떤 사람과도 건강하게 대화하며 조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죽이지 않고 대화하는 사회”

 이 사회도 건강하게 논쟁하면 얼마나 좋을까. 내 정책의 우월성보다 상대의 비윤리성을 강조하는 자극적인 정치, 본인의 정답으로 타인의 오답을 무너뜨리려는 악플 공세 같은 혐오문화에 극심한 피로를 느낀다. 시민운동 현장에서도 한 톨의 이익도 놓치지 않고자 극단의 대립을 불사하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만난다. 논쟁은 무슨, 마치 내가 살기 위해 상대를 먼저 죽여야 하는 전쟁사의 원리가 오늘날도 관통하는 것 같았다.

 오늘의 적을 내일도 봐야 하고, 싫은 사람과도 계속 일해야 하는데 상대를 죽이는 방법은 그리 쓸모가 없다. 2024년 1·2월호를 통해 논쟁과 갈등의 현장에 있는 ‘나’가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 한편으로 내가 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 기회였다. 그렇게 “죽이지 않고 대화하는 사회”에 살고 싶다는 새로운 답안지를 제출하며 올해 경실련 활동을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외전 : 글로 배우는 여행

 해당 호에는 또 다른 재미도 있다. 회원이자 전 활동가가 새로 정기 연재에 들어간 “윤서기-행” 때문이다. 최근 여행의 재미를 굳이 굳이 알아보고 있다. 새로운 취미도 찾을 겸, 남들 다 즐기는 여행을 나만 안 가고 있나 하는 일종의 불안감도 느끼던 참이다. 꼭 새로운 곳에서 쉬어야 하나, 평소에도 여행 경비 만큼 쓴다면 떠나지 않아도 행복하겠다. 이런 무용론에 갇혀 있던 와중에, 윤서기-행에서 여행을 즐기는 자의 시선과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기행의 주인공이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여행의 의미는 떠나는 자가 부여하는 만큼 찾을 수 있다. 그가 새해 처음, 첫 원고 작성을 위해 선택한 장소는 태백이었다. 처음의 의미를 새길 장소는 여러 군데 있겠지만 수많은 물줄기의 시작인 태백산의 고장을 선택했다는 점에 수긍이 갔다. 또한 태백으로 가는 길, 당일의 날씨, 주변을 감싼 자연, 느낀 감정 하나하나에 시선을 두고 느끼면서 새로운 유흥과 감동을 찾아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는 길에도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에 주변을 살피지 않고, 도착해서도 계획한 목적지만 하염없이 찾고 있으니 여행의 재미를 모를 수밖에. 내가 살던 생활권에는 없던 무언가, 예상에서 벗어나는 또 무언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겠다.

매달의 경실련

 종합정론지, 월간경실련. 다른 사람에게 정치적 소리를 들려주는 곳이라 생각했던 곳에서 오히려 여러 감흥을 느끼고 있었다. 200호 발간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맞으며, 앞으로도 경실련 활동이 많은
분께 건강한 논쟁거리와 예기치 않은 재미를 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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