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수도권 집중에 지역난개발까지

관리자
발행일 2008.05.27. 조회수 2188
부동산



                                                                                 작 성 : 차 진 구 (대운하감시단 국장)




⑧ 수도권 집중, 지역 난개발만 부추기게 될 텐데?




 경부운하의 건설은 수도권 집중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운하와 수도권 집중은 또 무슨 연관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가 않다고 합니다.




 팔당상수원과 연결되는 한강지역에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자연보전권역이라는 지역이 있답니다. 그런데 이 지역은 한강의 수질과 녹지,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택지나 도시개발, 공업용지 조성 등이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답니다. 그런데 한강유역에 배를 띄우려면 상수원을 상류로 이전해야 하고, 취수의 부족한 부분은 ‘강변여과수’로 보완한다고 하네요.




 취수원을 이전하게 되면 기존 ‘자연보전권역’이 해제되는 효과가 발생 되고, 그러면 택지나 도시개발이 용이해 지고, 공장이나 관광단지 조성까지 가능해져 개발이 촉진되게 됩니다.  결국, 인구의 유입이 이루어져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게 될 것이 뻔하지 않겠습니까? 일정규모 이상의 건물 신축이 불가능한 ‘팔당특별대책지역’도 마찬가지가 된다고 합니다.


  


 수도권에만 이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광역단체장까지 나서 ‘낙동강운하’만이라도 먼저 건설하자고 난리인 부산, 대구, 경북, 경남도 각종 규제를 풀어 운하구간도 아닌 지역까지 지역개발사업을 손쉽게 추진하려는 욕심을 갖고 있습니다.


 


시장이나 도지사님 입장에서 보면, 가뜩이나 곤란에 처한 대통령의 힘을 들어주니, 귀여움 받아 정부재정지원을 얻으면, 정치적 능력을 인정받는 신나는 일이 될 테고. 게다가 주변지역 개발로 땅값 상승에 인구유입효과도 보고, 지역 기업인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산업단지 분양으로 특혜까지 제공해 주니, 이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일이 될 모양입니다.  




 “2MB님, 운하건설로 얻는 효과는 별로 없는데, 미래세대를 위해 보전해 온 자연보전지역이나 그린벨트, 문화재보호구역 해제에 목매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요구를 간접적으로 이용하시려는 속셈은 아니시지요? 






⑨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래야 민간제안이 될 텐데?




 민간제안으로 사업을 추진하든, 정부가 계획을 수립하고 타당성 검토에 심의를 거치든, 비용에 비해 편익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한답니다. 비용대비 편익을 계산하여 그 비율이 1이상이면 사업을 한다는데, 운하추진에 열성인 ‘한반도대운하연구회’에서는 그 비용-편익비가 2.3이나 된다는군요.




 쉽게 얘기해서, 100원을 투자하면 230원이나 나온다는 건데 보통 100원 못 건지는 사업이 많은데, 230원이라니 놀랍습니다. 그런데, 과거 건설교통부가 분석한 자료에는 비용-편익비가 0.16밖에 나오지 않았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유지관리비나 암반층 공사비, 교량이전 재가설비 등이 포함되지 않은데다가 골재채취수입과 산업파급효과, 공간개선효과가 과다하게 계산된 결과라는 군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류가 목적이라면 화물터미널이나 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배가 많아서 이용료 수입이 나와야 되는데, 화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용할 수요가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모델로 삼고 있는 독일의 경우에도 컨테이너 운반선은 거의 다니지 않는다고 하니, 민자사업으로 건설한 도로처럼 통행료는 비싸고 이용자는 적어 정부재정으로 메워주는 일이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나오는 얘기로는 ‘하천정비기본계획’에 따라, 治水나 利水를 위해 현행보다 하천 폭을 넓히고 제방을 더 높게 쌓아 배가 다닐 수 있는 수량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정부재정으로 하고 나면, 민간사업자의 비용이 줄어 수익성을 보장해 줄 수도 있다는 군요. 아니면, 주변지역의 국․공유지 소유권이나 토지수용권과 개발권을 부여하는 특혜를 줘야겠지요.




 “2MB님, 물류나 관광운하는 이제 슬그머니 사라졌는데, 수질관리용 운하나 치수용 운하라도 만들겠다고 하시니, 민간에 맡겨놓지 말고 타당성 검토부터 다시하고, 정말 재정투입해서 손해 없이 편익이 나올 수 있도록 깨끗이 새 출발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⑩ ‘고인 물은 썩는다’는 건 잘못된 말인가요?




 옛말에 ‘고인 물은 썩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운하에 찬성하는 분들은 ‘양이 많으면 안 썩는다’는 군요. 그런데 한 여름, 댐이나 저수지에 녹조가 발생하고 유기성분이 증가하여 문제라는 언론보도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하천은 우기와 갈수기의 수량차가 너무 많아 물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물관리 차원에서 수중보를 쌓고 제방을 높이고 하상을 준설하여 수량을 확보해야 한다는데, 한강의 경우 신곡수중보와 잠실수중보가 건설되고 고수부지가 정비되어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한강의 지천을 통해 유입되는 생활하수는 빗물을 처리하는 시설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결국, 물을 가두어 수량을 늘리는 것은 수질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됩니다.




 도로를 통한 화물운송을 운하로 전환하면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것도 일면 맞는 말이라는 군요. 그런데, 화물차를 통한 운송이 운하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뿐 만 아니라, 철도가 훨씬 친환경적 운송수단이라는데,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철도수송분담율이 매우 낮으니, 이를 향상시키거나 운하보다는 해운 운송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더 낫다고 합니다. 




 낙동강의 상류인 상주를 가보면, 하천 수위가 50cm도 안 되는 곳이 허다합니다. 이런 곳에 배가 다닐 정도로 물을 확보하려면, 지원 댐도 건설해야 할 것이고, 준설하는 수준이 아니라 땅을 엄청나게 파내거나 제방을 쌓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지하수가 고갈되거나 홍수위가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답니다. 배 다니기 위한 수량을 확보하다보면 집중호우 때  물이 넘치게 되는 것도 걱정입니다. 주변지역의 문화재의 수몰위험도 여간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2MB님, 수량만 많아지면, 수질이 개선되는 게 맞는 말인가요? 물만 많이 가두어 지하수 고갈에 홍수와 문화재수몰까지 우려되는데, 수질개선도 갈수기 수량부족 문제도 그 나름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게 부작용을 줄이고 제대로 가는 길,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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