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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남북관계 무엇이 문제인가? : 성찰과 고민”_김근식 경실련통일협회 운영위원장

“남북관계 무엇이 문제인가? : 성찰과 고민”   원칙의 정치인 박근혜 대통령이 제발 남북관계에서 ‘올바른 원칙’을 고수하길 기대해본다.    김 근 식 (경실련통일협회 운영위원장)     1. 문제제기: 왜 남북관계 진전이 어려운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남북관계가 진전될 경우에도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고 남북관계가 정체되거나 퇴행할 경우에도 지루한 신경전과 적대적 기싸움을 벌여야 했다. 어렵게 합의를 해놓고도 남북관계는 가다서다를 반복했고 화해협력이 증진되는가 하면 어느 새 불신과 대립이 커지기도 했다. 그야말로 남북관계는 하루도 편안한 날 없이 진전과 퇴행, 정체와 교착, 화해와 불신의 롤러코스터를 되풀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북포용정책 시기에도 경향적으로는 화해협력이 증진되었지만 남북관계 개선이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대북강경정책 시기는 남북관계 파탄 속에 한반도 긴장은 고조되었고 적대와 대립이 증대되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 이길래 남북관계 진전이 어려운 것일까? 모두가 원하는 되돌이킬 수 없는 화해협력과 평화정착의 남북관계 개선은 왜 안되는 것일까? 남북관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많은 논의가 있지만 대부분은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근본적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기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나열하는 데 그친 경향이 크다. 합의 불이행, 대화의 제도화 미흡, 정경분리 미진, 정치군사적 영역의 진전 부진 등 남북관계 개선에 못미치는 현상들을 형식적으로 진단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문제점은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현상적 원인이지 그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본질적 구조적 문제점은 아니다. 왜 합의해놓고 불이행되는지, 당국간 대화의 제도화가 왜 미흡한지, 정경분리 원칙이 왜 안지켜지는지, 정치군사분야의 관계 개선은 왜 어려운지를 정확히 짚어내야 남북관계의 근본적 문제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합의와 불이행, 재협...

발행일 201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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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통일을 디자인 하라!!_전영선 건국대 HK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100%의 목표 0%의 준비, 통일을 디자인 하라!!   전영선 건국대 HK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통일디자이너. 2012년부터 쓰기 시작한 새로운 직업이다. 통일을 하는 과정과 통일 이후의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하다. 만든 직업이다. 2014년에는 통일디자인센터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사이버상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사회에서 통일은 언젠가부터 하나의 거대한 목표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통일이 되면 어떻게 되길래 그렇게 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 통일의 비전은 찬란하다. 통일이 되면 먼저 선진국이 된다. 적어도 선진국이 되는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게 된다.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해 지고, 분배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와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누리게 된다. 정부에서 목표로 세운 통일이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정말 그렇게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통일이 되지 않으면 우리 목표는 달성되지 않는 것일까? 통일이 되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이기에 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   통일이 되면 어떻게 될까? 육로를 따라 백두산까지 수학여행을 가거나 묘향산으로 MT를 갈 것이고, 이산가족들은 헤어졌던 가족들은 수시로 안부를 전할 것이며,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아 남으로 북으로 그야말로 민족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할머니는 그리운 고향을 찾아 여생을 친지들과 보내게 될 것이다. 남북의 대학들은 자매결연을 맺어 서로 방문도 할 것이고, 대학생들은 단체미팅도 할 것이다. 낯설기만 하지만 북한 예술단의 멋진 공연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뭐 없을까? 아하! 남남북녀라는데, 남쪽의 세련된 남성과 활발하고 고운 북쪽 여성이 만나 가정을 꾸리는 통일가정도 많이 생겨날 것이다. 우리는 대체로 통일이라고 하면 이런 것들을 상상하게 된다. 학...

발행일 201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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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남북경협비용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비용_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

“남북경협비용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비용”   김 영 윤 ((사)남북물류포럼 회장)   Ⅰ. 역대 한국정부 대북한 지출규모   o 김대중 정부(1998년부터)에서 이명박 정부 임기 중반인 2010년 6월까지의 대북 총 송금액 - 김대중 정부: 13억 4,500만 달러(약 1조 5,000억원): 금강산 관광대금 4억 2,000만 달러, 교역대금 4억 7,600만 달러, 현대의 포괄적 사업대가 4억 5,000만 달러 - 노무현 정부: 14억 1,000만 달러(약 1조 6,000억원): 금강산 관광대금: 1억 2,500만 달러, 개성공단: 4,100만 달러, 교역대금 12억 4,000만 달러 - 이명박 정부: 7억 6,500만 달러(약 8,600억 원) 관광대금: 1,800만 달러, 개성공단: 8,700만 달러, 교역대금 6억 6,000만 달러 <표-1> 대북 송금 총액   자료: 한나라당 진영 의원 제공, 조선일보, 2010.10.5. 보도     김대중 정부 (1998~2002) 노무현 정부 (2003~2007) 이명박 정부 (2008~2010.6) 금강산  관광대금 4억2,000만 달러 1억2,500만 달러 1,800만 달러 교역대금 4억7,600만 달러 12억4,000만 달러 6억6,000만 달러 개성공단 - 4,100만 달러 8,700만 달러 포괄적 사업대가 4억5,000만 달러 - - 총 계 13억4500만 달러 14억1000만 달러 7억6,500만 달러   o 역대정부별 대북지원액 - 김영삼 정부(1995~1997): 2,314억 원 (연평균 1인당: 1,694원) - 김대중 정부(1998~2002): 8,396억 원 (연평균 1인당: 3,652원) - 노무현 정부...

발행일 201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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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동북아 국제정치의 변화와 ‘한반도 문제’의 해결_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동북아 국제정치의 변화와 ‘한반도 문제’의 해결”   백 학 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1. 서 론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치가 큰 전환기에 들어서 있다. 우선 동북아 지역의 강국인 중국은 G2 지위로의 부상을 배경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이하 ‘시진핑’)의 ‘중국의 꿈’(中國夢)의 실현을 위한 ‘시진핑 시대’를 개막하고 있다. 경제력과 군사력의 증강을 바탕으로 미국과 ‘신형 대국관계’ (a new type of major power relations)에 합의하고 이를 한반도와 동아시아 국제정치의 기본적인 틀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재정절벽’(fiscal cliff), ‘시퀘스터’(sequester: 연방 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 ‘국가부채’(national debt)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대비전략으로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를 공식화하고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자신의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최근에는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 이란핵 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동문제’를 최우선적으로 다루고 있어, ‘한반도 문제’해결은 뒷전으로 밀리는 모습이다.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관계 형성과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중관계는 기본적으로 상호 경쟁적인 관계이나, 지난 6월초 캘리포니아 서니랜드 정상회담에서 미중양국은 ‘신형 대국관계’를 합의하고, 대결보다는 협력을 증진시켜 상호 윈-윈(win-win)함으로써 자신들의 국가이익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중미양국은 ‘신형 대국관계’의 틀 속에서 ‘한반도 정치’를 보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은 각각 남한과 북한과 면밀한 공조를 통해 한반도 정치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남한과 북한도 각각 미국과 중국과 면밀한 공조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확보코자 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올 한중정상회담에서 보았듯이, 중국과 여러 다양...

발행일 201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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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산상봉 연기’ 북한의 속내_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이산상봉 연기’ 북한의 속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이 추석연휴를 여유롭게 즐기던 남측을 향해 25일로 예정됐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돌연 연기한다는 성명을 발표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제1비서의 ‘용단과 전략적 리더십’에 의해서 완화의 길로 들어서던 남북관계가 ‘남조선보수패당의 무분별하고 악랄한 대결소동’으로 또 다시 간과할 수 없는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하면서 이산가족 상봉행사 연기 카드를 들고 나왔다.   지난 5월 최룡해 특사가 중국을 방문한 이후 연일 대화·평화공세를 펴던 북한이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가 이뤄진 직후에 몽니를 부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최근의 남북대화를 박근혜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는 데 대한 불만의 표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남 압박카드로 내민 개성공단 잠정 중단 카드에 폐쇄 불사로 반격한 박근혜 정부에 ‘굴복’한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연기 카드를 내밀고 남측을 압박하고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개성공단 정상화와 이산가족상봉 등의 성과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원칙 있는 대북정책의 결과로 인식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대북정책에 관한 지지도가 높게 나오고 있다. 이에 고무된 우리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 실무회담을 예정보다 일주일 연기하는 등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측은 자기들이 주도적으로 대화·평화공세를 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내용은 남측의 원칙론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한 불만이 이번 이산가족상봉 연기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당초 북한이 6월6일 남북대화를 제의할 때는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상봉, 7·4와 6·15 공동행사 등을 포괄적으로 다룰 것을 제안했다. 회담대표의 격문제로 장관급회담이 무산된 이후 남측은 의제를 분리하여 개성공단 정상화→이산...

발행일 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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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곶의 평화정착과 보장 방안_최우진 민화회 회원

한곶의 평화정착과 보장 방안   최우진 민화회 회원   한곶 : 한반도의 순우리말   필자는 경실련 통일협회에서 2000년부터 활동해 왔다. 13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한곶의 평화는 이루어 내기에 먼 일 같다. 한곶 분단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이 땅의 평화정착 방안에 대해 통일협회 ‘민족화해 아카데미’ 장에서 회원들과 교류 한 13년 전 그 시기, 열정 어린 회원의 마음에서 한곶의 평화정착과 보장 방안에 대해 생각한다.   한곶 평화정착의 화두는 당사자인 우리에게 절박한 과제로서 다가온다. 왜냐면 아직 이루어 내지 못한 상황에서 분단의 소모 역량에 사로잡혀 그 가능성이 남북 군사대치와 미국의 대중국 겨냥 전략화, 중국과 일본을 위시한 동북아 군사 경쟁으로 인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한곶의 분단이 이념대결과 냉전체제에 들어맞는 영역으로 자리매김 해 오면서 한곶은 동북아 평화 선도의 시대적 역할을 감내해 내기 보다는 끊임없는 전쟁위기를 겪어 온 곳이 되었다. 이 점은 한미동맹의 연원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찬찬히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나아가 이제는 항구적인 평화제도의 정착을 위해 남북이 먼저 머리를 맞대고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보장 받는 작업을 하루 빨리 이루어야 한다.     시대에 맞는 한미동맹의 변화   무엇보다 한미동맹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냉전영역으로서 불평등한 구조를 그대로 이어받아 시대 변화의 필요성을 담아내지 못하는 한곶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미국이 자신들의 필요로 인해 동북아 지정학적 요건들을 일본과 한국의 동맹을 통해 보장받고 있지만 평화의 보장자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한곶 위기의 원인자로서 역할도 할 때 있음을 동시에 살펴보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참고로, 미국은 이 곳 한곶에서 우리의 동의 없이도 자의적으로 무력행사, 곧 전쟁까지도 일으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북한 핵의 위협을 두고서나 혹은 장차 중국을 겨냥하여 대만 독립 관련, 미중 갈등이 심화된다면 한곶은 전쟁터에서 자유로...

발행일 201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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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금강산은 왜!_최요식 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

금강산은 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금강산기업인협의회 편지-   최요식 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     평소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대통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 미국. 중국과의 정상 회담을 통해 많은 성과를 얻어 귀국하시는 대통령님의 모습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감사함을 표합니다.   대통령님!   그러나 저희들은 잃어버린 5년의 아픔에 눈물 흘리는 약하고 지친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저희들의 아픈 사정을 뵙지 못하고 귀담아주질 않으니 글로서라도 저희들의 5년의 아픔을 전할까합니다. 금강산기업인협의회는 금강산관광 시작 이후 현대아산(주)과 함께 경협사업을 통해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견인하고자 금강산관광지구에 투자한 기업 및 개인들의 협의체입니다.    현대아산(주)은 1998년 금강산관광 시작 이후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며, 북한으로부터 금강산관광지구에 대한 50년간의 토지 이용권과 개발권을 부여받은 기업입니다. 저희는 그 현대로부터 관광객들의 편의 시설 등을 재하청 받아 운영하는 조그마한 개인 기업들입니다.   금강산관광은 1998년 11월 시작된 이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금강산은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이었으며, 남북 주민들이 서로 대화하고 접촉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었습니다. 반세기 동안의 분단과 대립의 역사가 금강산관광을 통해 남북의 공존을 모색하고 민족의 동질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금강산관광이 지속되는 동안 15회에 걸쳐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벅찬 상봉의 순간을 가졌으며 또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해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12층 규모의 상시 면회소 또한 2008년 건립을 마친 상태입니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발생해 금강산관광이 잠정 중단된 이후 만5년 넘게 관광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산가족 상봉 또한 4년 넘게 중단되...

발행일 20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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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개성공단 살리기보다 기싸움에 몰입된 남북_김근식 경실련통일협회 운영위원장

개성공단 살리기보다 기싸움에 몰입된 남북   김근식 경실련통일협회 운영위원장     결국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은 사실상 결렬되고 말았다. 북측은 공단 자리에 군대 주둔을 위협하고 나섰고 남측은 공단 철수를 시사하는 중대결단을 경고하고 나섰다. 극적인 회담 재개와 특단의 합의 도출이 없는 한, 개성공단은 공식 폐쇄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개성공단 정상화 실패라는 작금의 결과는 사실 충분히 합의 가능한 상황임에도 남과 북이 필요 이상의 기싸움으로 일관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음을 부인할 수 없다. 회담 내내 북측의 일관된 주장은 공단 재가동이었고 남측의 변함없는 입장은 재발방지 약속이었다. 따라서 합의를 도출하고 개성공단을 살리겠다는 적극적 의지가 있다면 양측의 입장 즉 공단 재가동과 재발방지 약속을 동시에 명시하는 합의서를 만들고 이후 공단 재가동과 재발방지 구체화를 병행 이행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과 북은 자신의 입장을 유연하게 굽히기는 커녕 오히려 상대방의 완전 굴복과 일방적 양보만을 요구했고 급기야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어떤 합의도 불가능하다는 이른바 ‘전제조건부' 회담이 되고 말았다. 북은 남측이 과연 공단 재가동의 의지가 있는지 불신했고 남쪽 역시 북의 재발방지 의지를 시종일관 의심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남측은 북의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한 공단 재가동이 불가하다는 조건부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북으로 하여금 더더욱 공단 재가동 의지를 의심하게 만들었고, 북한 역시 남북 상호책임론을 고수함으로써 남으로 하여금 북의 재발방지 의지를 불신하게 만들었다.   개성공단을 살리겠다는 진정성이 있었다면 남북 양측의 요구사항을 동시 합의 형태로 담고 이후 공단 재가동 과정과 재발방지 구체화 과정을 동시병행하면 되는 것임에도, 남북은 상대방에 대한 기선제압과 군기잡기 즉 버릇을 고치고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감정싸움에 치중함으로써 결국 공단 폐쇄라는 최...

발행일 2013.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