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토리

필터
칼럼
[사회적 경제이야기] "사회적경제, 시장의 새 판을 짜다"

▲ 지난 12월 15일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우수기관 시상식   박은호 사회적경제활성화경기네트워크 사무국장   최근 ‘경제민주화’와 더불어 뜨겁게 논의되고 있는 ‘사회적경제’의 올바른 방향과 지속가능한 방안을 깊이있게 고민해보고자 마련한 ‘사회적경제 이야기’ 연재를 이번호를 끝으로 마무리짓는다. 지난 132월호부터 5회에 걸쳐 정부주도의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의 한계와 개선방향, 전남, 충북, 인천, 경기지역 사회적기업활성화네트워크 활동내용과 각 지역의 좋은 사회적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번 연재가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과 질적인 성장을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며, 사회적기업에 대한 건전한 인식이 사회전반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기를 기대해본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되고, 2012년 12월에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어 1년 남짓 경과한 지금 경기도에는 145개의 인증사회적기업, 254개의 예비사회적기업, 164개의 마을기업, 419개의 일반협동조합과 37개의 사회적협동 조합이 존재하고 있다. 사회적경제조직의 본원적 존재이유는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고자 결성한 경제공동체가 경제사업으로 발생한 이윤(잉여)의 대부분을 사적으로 소유하지 않고, 경제공동체나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하는데 있다. 사회적 경제조직을 통한 사회적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역시 사회적경제가 담당하고 기여하는 사회적 목적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일자리 창출이라는 일면적 목적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실업문제가 극대화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공공근로 정책 및 사업이 단발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음에 따라, 비영리조직이 일자리를 만 들고 정부가 최소한의 재원을 조달하는‘사회적일자리 제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경제, 대안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 이후, 사회적 경제 영역이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확장되어왔지만, 여전히 정...

발행일 2014.02.11.

칼럼
[사회적경제 이야기]사회적기업의 관건은 '자발성'

필요에 의해 만들고, 자생 가능한 분위기 형성돼야 최혜자 인천경실련 사무국장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은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喜怒哀樂)에 노동과 놀이, 제의를 더해 예술로 승화시킨 창작연희 ‘굿(good)’을 공연한다. 전통타악기, 록밴드, 전자바이올린 그리고 비보이의 어울림 속에서 역동적인 힘이 뿜어져 나오는 공연은 남녀노소 누구나 맘껏 즐길 수 있다. 우리 민족 공동체적 두레정신을 만날 수 있는 대동놀이 ‘굿은 축제다’ 등의 작품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대중을 사로잡음은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통연희단 잔치마당 사회적기업 ㈜송도에스이는 지난 2010년 사회의 소외된 계층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포스코에서 설립한 자립형 사회적기업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북한이탈주민 재활의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 인천 송도신도시 내 포스코 관련사 빌딩에 대한 미화, 주차 등의 서비스 제공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설립당시 사회 취약계층 30명을 고용하여 출발했으나, 점차 사업장을 확장하고 일자리를 늘려 현재 106명의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다. 유형별로 보면 55세 이상 고령자와 북한이탈주민, 저소득층, 장기실업자와 다문화가족 등이며 특히 북한이탈주민은 총 40여명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출범 당시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입사했던 북한이탈주민 직원들 대다수가 3년이 된 현재는 컴퓨터와 자동차운전, 사이버 대학 입학 등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은 1970년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사회문제해결을 목적으로 발생한 이윤을 사회와 지역에 재투자하는 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에 처음 등장했고, 2006년 노동부 주관하에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됐으며, 2007년부터 정부주도하에 사회적기업이 실질적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문제해결과 사회서...

발행일 2013.12.10.

칼럼
[사회경제이야기] 사회적기업은 다른 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은 다른 기업이다    이인경 (사)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사무국장   ▲ 장애인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소화아람일터에서는 친환경 세제류를 판매한다.   “사회복지사로 20년을 복지시설에서 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했어요. 제가 돌보던 장애인 친구가 사회적기업의 근로자로 일하면서 어느날 한 시간 초과근무를 하고 나서 이렇게 물어요. 원장님, 월급은 어떻게 나와요? 그 말은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갖는 건강한 노동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였기에 무척 기쁘고 감동이었습니다. 만약 사회적기업을 하지 않았다면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의 변화에 관한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살았으리라는 깨달음이 있었죠.” 소화아람일터 대표의 말이다.  사회적기업 ‘영화제작소 눈’의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한 해 수백명의 영화 일꾼이 대학을 졸업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창작자로서 일과 생계를 조화롭게 유지하며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사회적기업의 시작은 창작자의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였습니다. 정부의 사회적일자리 지원을 받는 동안 자립을 대비한 준비기간으로 정하고 사업전략,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우리는 사회적기업을 통해 창작에 전념하면서 생계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일거리를 매개로 창작자와 소비자를 잇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지요. 창작자들에게는 정규직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계 때문에 창작을 포기하게 되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큰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기업 ‘우리가만드는미래’는 다음과 같은 가치를 우선한다.“아이들에게 무심하게 지나쳤던 돌멩이 하나에도 역사와 문화가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가르치려고 합니다. 선생님 한분이 8명을 인솔하고 가르칩니다. 한 팀의 정원을 그렇게 한 것은 배움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려는 것 입니다. 정원을 넘으면 매출은 늘겠지만, 교육은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내려고 하는 원칙이죠.”   짐작했겠지만, 사회적기업은 일반 기업과 동기가 다른 기...

발행일 2013.10.03.

칼럼
[사회적 경제이야기] 좋은 사회적기업이란 어떤 모습인가?

[사회적 경제이야기] 좋은 사회적기업이란 어떤 모습인가? 이병관 청주경실련 기획국장 '갑의 횡포’와 기업의 윤리경영 최근 벌어진 일련의 ‘갑의 횡포’는 우리 사회가 ‘윤리경영’의 필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른바 ‘라면상무, 빵회장, 욕우유’라고 지칭되는 사건들로, 각각은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갑의 위치에 있는 자들이 저지른 비윤리적 행위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라면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항공기 여승무원을 폭행한 포스코에너지 임원, 임시 주차만 가능한 곳에 장시간 차를 대놓고 차를 옮겨달라는 호텔 지배인을 폭행한 중소제과업체 프라임베이커리의 회장,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며 제품을 억지로 ‘밀어내기’하려던 남양유업의 영업사원까지…. 모두를 분노케 한 이 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중 윤리경영에 대해서 조금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특히 갑의 위치에 있는 자들도 윤리경영이 단순히 착한 일을 하여 반짝 생색내는 차원이 아니라, 회사의 매출과 존립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사실 윤리경영은 그 개념이 매우 넓다. 불투명한 회계처리로 투자자의 이익이 침해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투명한 경영과 회계제도를 지칭하는 것은 이제는 소극적인 견해에 속한다.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대두되어, 기업 역시 사회를 구성하는 한 단위로 다른 구성원들과의 공존을 강조하게 되었다. ▲추석을 맞이하여 시민들에게 사회적기업을 홍보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2012년 9월 11일) 여기서 윤리경영의 핵심으로 강조되는 것은 ‘신뢰’이다. 기업 혹은 기업 구성원이 신뢰를 잃으면 이번 일련의 사태와 같이 사회적 공분을 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업의 매출과 존립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번 사건을 보며 ‘법은 멀고 인터넷은 가깝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

발행일 2013.05.31.

칼럼
[문화산책] 베토벤이 들려주는 봄의 선율을 만나다

베토벤이 들려주는 봄의 선율을 만나다       서울오케스트라, <베토벤 시리즈1> 음악회   이기웅 경제정책팀 부장 leekiung@ccej.or.kr       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지난 3월 7일, 지인의 추천으로 한 음악회에 다녀오게 되었다. 퇴근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달려간 곳은 왕십리역 근처에 위치한 성동문화회관 소월아트홀이었다. 큰 플래카드 하나 없는 조그만 지역회관의 소규모 클래식 공연이었다. 공연 제목에 ‘베토벤’만 없었어도, 무슨 공연을 하는지도 모른 채 흘려버렸을 것이다. 공연시작 2분 전에 겨우 도착한지라, 저녁식사도 생략한 채 입장티켓을 받고 좌석으로 직행했다. 여느 클래식 공연처럼 소형 오케스트라 형식에 맞춰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자리에 앉자마자 연주자들은 하나둘 무대 위로 올라와 자리에 착석했다. 간단한 음정 조율 후 지휘자가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며 공연은 시작되었다.   공연시간에 맞추느라 입구에서 프로그램 하나 구입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다행이 첫 곡은 어디에선가 들어본 듯한 귀에 익숙한 곡이었다. 그러나 제목과 달리 연주되는 곡이 베토벤 곡이 아니라는 점이 내내 마음에 걸렸고, 그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어 초반에는 공연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소위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유명 오케스트라가 아니었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두 번째 곡부터는 처음 듣는 연주곡들이 이어졌다. 클라리넷 협연, 바이올린 협연 등이 이어졌는데 역시나 귀에 익은 베토벤의 곡은 아니었다. 1부가 끝난 뒤에 알게 되었지만, 크루셀의 <클라리넷 협주곡 2번 바단조 1악장>과 화려하고 애절한 멜로디가 아름다운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나장조 1악장>이 연주되었다.     그러나 초반의 어지럽던 나의 머릿속은 2~3곡이 지나가면서 편안해졌다. 클래식 공연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내 마음과 머릿속을 슬며시 지배하기 시작한 탓인지, 무대 위에 도화지를 펼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밖은 여전히...

발행일 201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