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첫 인선 대단히 실망스러워

관리자
발행일 2013.02.19. 조회수 1872
정치

예스맨’으로 구성된 정부부처 및 청와대
국민 여론 도외시 말고 약속과 원칙 되새겨야


박근혜 당선자가 17개 정부부처 장관 인선에 이어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일부 인선을 단행하였다. 그러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참신한 인사는 전무한 상황으로 매우 실망스럽다. 

경실련은 추진력과 역동성, 개혁성은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박 당선자를 무난히 보필하는 ‘예스맨’들로 채워진 이번 인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자 한다.

첫째, 현재까지 발표된 당선인의 첫 내각 및 청와대 인선을 봐서는 국민과 약속했던 ‘대통합’, ‘대탕평’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과반수 득표율을 올리고,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지역이나 성별 등을 초월한 대탕평 인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으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무엇보다 지역적 안배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지만, 17개 부처 장관 내정자를 통틀어 호남 출신은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영남중심의 인사를 단행한 것이나, 특정 대학 편중, ‘박근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측근 배치, 회전문 인사 등은 새 정부의 최대 과업이 국민 대통합이라는 점을 망각한 처사로밖에 보여 지지 않는다. 

둘째, 대선시기 공약했던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실현, 일자리 창출 등을 차질 없이 실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 당선자의 첫 인선에서는 관련분야 전문가라고는 하지만 뚜렷한 소신이나 실천력을 갖춘 인물을 찾아볼 수 없다. 사실상 박 당선인의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은 물 건너 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경제컨트롤타워의 수장으로써 대내외적인 경제 위기를 극복해 가기에는 역량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 내정자는 알려진바 대로 성장우선주의자이며, 규제완화론자이다. 또한 실패로 끝난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을 옹호하고,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중대한 성과로 뽑을 정도로 편향되어 있다. 또한 경제부처를 총괄 지휘하기에는 역부족으로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실현, 일자리 창출 등 산적한 경제정책을 처리하는데 한계를 드러낼 것이 자명하다.

또한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민주당을 빨갱이 꼭두각시라고 발언하고(2009년), 섹스프리(sex free), 카지노프리 한 금기 없는 특수지역 발언(2010년), 지역감정 조장발언 등 국민대통합과 소통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단순한 대통령 보좌를 넘어 국정운영에 있어 선제적으로 이슈를 발굴하고, 대통령과 정부, 국회, 국민을 잇는 소통의 다리가 될 수 있을지 난망하다.

셋째, 인사절차를 무시하고 밀실에서 폐쇄적으로 이루어진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박 당선자는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와 관련하여 야당의 협조만을 당부하며 개편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인선안을 밀어붙였다. 아직 신설되지 않은 부총리와 조직법에도 없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장관을 내정한 것은 ‘국무총리 제청으로 국무위원을 임명’토록 규정하고 있는 헌법 87조 위반이며, 국회의 권능과 국민을 철저히 무시한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인선에서 볼 수 있듯 오만과 불통에 사로잡힌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준비된 대통령’을 표방했지만 전혀 준비되지 못한 현재의 모습은 결국 국민의 신뢰를 잃어갈 수밖에 없다. 

박 당선자는 국민 여론을 도외시하지 말고, 국민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의 약속과 원칙이 무엇이었는지 깊이 되새기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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