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경실련 총선 개혁과제(4) 복지·소비자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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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4-01 조회수 8076
칼럼

[월간경실련 2024년 3,4월호][특집.특권NO!민생ON!(5)]

경실련 개혁과제(4) 복지·소비자 분야
건강하고 편안한 삶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남은경 사회정책팀 팀장

1. 의료격차 해소위해 필수·공공의료 의사와 병원을 늘리자 
(공공의과대학 및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

 우리나라는 의사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필수진료과 및 지방의 의사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20년 기준 인구당 활동의사 수(OECD 평균 3.7명)는 한의사를 제외했을 때 우리나라 2.0명으로 OECD 국가 중 제일 낮은 수준이다.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진료과 기피 현상으로 병상이 부족하거나 당장 치료할 의사가 없어 소청과 대란 및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일부 의료취약지의 경우 인력 및 인프라 부족이 더욱 심각해 제때 치료되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치료가능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역 의료격차와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직접 공공의료 의사와 병원을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필수의사인력을 양성하고 적절히 배치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는 공공의과대학 및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의료취약지에 공공의과대학을 신설하여 지역의 필수의료를 책임질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공공병원 신설 등 의료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대학 입학생을 별도 선발하고 학비 전액을 국가/지방정부에서 지원하며, 지역의 공공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복무 조건으로 면허를 부여하고, 위반 시 면허를 취소해 악용을 방지해야 한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군병원, 보훈병원, 경찰병원, 소방병원 복무 의사인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특수목적 의과대학 신설도 검토하고 이를 위한 의과대학 정원도 확대해야 한다.

2.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해 보험재정의 지출 낭비를 줄이자 (의료법 등 개정)

 2022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102조 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이상 증가했고, 10년 전과 비교해 2배 증가했다. 건강보험 도입 당시 보험료는 소득의 3%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7%를 넘어서 국민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 지불제도는 의료공급자에게 행위별(의료행위와 의약품, 치료재료)로 비용을 지급하여 과잉 진료가 일상화되어 재정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향후 고령화로 재정지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법적 상한기준인 8%에 보험료가 육박한 상황에서 재정지출 효율화를 위한 재정관리의 개혁이 필요하다.

 한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도 필요하다. 지난 정부는 필수의료 성격인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여 보장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보장률은 60% 초반에 정체되어 있다. 이는 건강보험 환자에게 시행하는 급여 외에 비급여 진료가 함께 늘어나면서 건강보험재정을 대거 투입해도 보장성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인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및 비급여 가격 통제를 통해 국민의료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 건강보험 환자에 시행하는 비급여에 대한 정부의 관리책임을 강화한다. 건강보험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를 혼합하여 실시할 수 없도록 하고, 비급여 가격의 상한을 정부가 정하여 관리하여 무분별한 비급여 행위와 과도한 이윤추구를 막아야 한다.

 건강보험 총진료비 관리시스템을 마련하고 정책결정 거버넌스를 공급자가 아닌 이용자와 전문가 중심으로 개혁해야 한다. 의료공급자에게 행위별(의료행위와 의약품, 치료재료)로 비용을 지급하는 지불제도에서 국민이 부담할 수 있는 진료비 총액을 법령으로 정해 한도 내에서 지급하는 지불제도로 개편한다. 건강보험 정책 및 가격 결정 시 이해충돌 관계에 있는 의료인 참여를 배제해야 한다.

3. 노후소득보장위해 국민연금 가입 상한 나이와 퇴직 나이를 일치시키자(국민연금법 개정)

 1998년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연금 수급연령은 2013년부터 매 5년마다 1세씩 증가하여 2033년까지 65세로 높아지지만, 당연가입 상한연령은 연동되지 않고 59세로 고정되어 있다. 국민연금제도는 일종의 강제퇴직제도로서, 정년과 당연가입 상한연령, 연금수급 개시 연령은 동일하게 설정되어야 하는데 상식적이지 않다. 우리나라는 60세 정년제가 실시되고 있으나 조기퇴직이 일상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연금 당연가입 상한연령은 59세, 연금수급 개시연령은 현재 63세 (2033년부터 65세)로 구분되어 있어 노후소득 보장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 노인빈곤이 주요한 사회문제라는 점에서 조속한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다.

 국민연금법에서는 국민연금 가입대상을 18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60세라고 규정되어 있는 가입 상한연령을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과 동일하게 2033년까지 65세로 높이도록 수정한다. 다만, 이 제도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정년제도(정년연장이나 재고용 등) 개선이 함께 추진되어야 하며, 공무원연금법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4. 노인돌봄시설의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고 공공시설을 확충하자(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

 장기요양서비스는 국민이 납부하는 보험료로 제공되는 사회서비스임에도 민간 중심의 공급구조로 과도한 이윤 추구로 인한 서비스질 저하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021년 기준 시설급여기관의 1.9%, 재가급여기관의 0.46%만이 공적 주체가 설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장기요양서비스의 공공성 수준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지역별 수요를 고려한 노인요양시설이 공급되지 않아 지역 간 격차가 발생하고 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권 및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 특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농어촌 지역에는 장기요양기관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국가에 기관 공급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나 이행되지 않고 있다. 노인장기요양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전체 장기요양기관 중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이 차지하여야 하는 목표 비율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이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국가인권위원회도 권고한 바 있어(2022 4.12.) 공급체계 개선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농어산촌지역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공공기관을 설치하고 운영해야 함을 법적 의무조항으로 명시한다. 장기요양기관 확충 및 설립지원, 기본계획 수립과 시행계획 수립시행 의무가 있는 정부와 지자체가 이를 위반하였을 때 징계 조항을 신설한다. 

5. 소비자피해 구제 및 예방을 위해 기업책임을 강화하자(집단소송법 및 징벌배상법 제정)

 가습기살균제 참사,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라돈 침대사건, 폭스바겐 배기가스 불법조작 사건 등 기업에 의한 다양한 소액다수의 피해가 발생하지만 기존의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으로는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피해 금액이 소액이라 법원을 통해 받는 손해배상 수준보다 소송을 위한 시간과 비용 소모가 크기 때문에 많은 피해자가 구제를 포기하고 있다. 다수의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소송을 하는 경우에도 분쟁 해결을 위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낭비될 수밖에 없다.

 이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집단소송제도가 필요하지만, 사회 전분야에서 피해가 전방위적으로 발생하는 것과 달리 현재 증권 분야에 한정해 시행하고 있다. 또한 소송개시 절차도 복잡하고 소비자가 직접 피해사실이나 인과관계 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구제가 사실상 불가한 상황이다.

 소비자 피해는 발생했을 때 적절히 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불법행위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행 발생한 손해에 상응하는 액수만을 보상하는 전보적 손해배상만으로는 기업의 불법행위를 예방하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 보호법」 등에서 일부 불법행위에 대해서 발생한 손해의 3배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징벌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어 있지만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고 현실 보상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고액의 배상제도를 통해 장래에 동일한 불법행위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막고, 다른 개인, 기업, 단체가 유사한 부당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예방하는 장치를 마련하여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

 소액다수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한 집단소송제를 전면 확대한다. 집단소송 활성화를 위해 소송허가 시한을 3개월로 설정하고 소송 불허 이유를 상세 기재하도록 한다. 권리구제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인지액의 상한액을 규정(500만 원 또는 1,000만 원)하고 입증책임을 전환한다. 상대방 불응 시 직권증거조사, 재판부의 석명권 행사·문서제출명령·검증·증거개시 인정 권한을 부여한다. 기업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징벌배상액을 피해액의 10배 또는 가해자 매출액의 10% 중 더 큰 액수를 상한액으로 설정한다.

6. 민사소액사건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자(소액사건 심판법 개정)

 소송목적의 값이 3천만 원 이하인 민사사건의 경우 “소액사건”으로 판결서에 판결 이유가 생략될 수 있다. 신속한 처리를 위하여 절차를 간소화한 것인데, 사실상 1심제로 운용될 우려가 크다. 전체 민사본안사건 중 약 70% 이상인 소액사건은 대부분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나홀로 소송이어서 판결이유를 기재하지 않으면 법리적으로 반박하여 2심을 제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민사소송의 특례는 법관 대비 과도하게 많은 사건 수로 인해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행정편의적 조치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판사 1인당 사건 수는 독일의 약 5.17배, 프랑스의 약 2.36배, 일본의 3.05배로 많다. 사건 수가 증가함에 따라 소액사건의 범위를 최초 법률로 20만 원에서 현재 시행규칙으로 위임해 3천만 원까지 상향했다.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와 알권리를 침해하는 특례를 유지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올해 3월 관련 규정이 개정되었으나 임의규정으로 여전히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민사사건 판결문에 판결이유가 기재되도록 특례를 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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