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정부 세제개편안 및 예산안 평가 토론회
정부 세제개편안 및 예산안 평가 토론회 개최
-서민증세와 재정건전성 어떻게 볼 것인가-
2014년 11월 5일(수) 오전 10시,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
채원호 교수(가톨릭대 행정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박훈 교수(서울시립대 세무대)가 세제개편안 평가 발제를, 김유찬 교수(홍익대 세무대학원)가 예산안 평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김재진 본부장(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태일 교수(고려대 행정학과), 안창남 교수(강남대 세무학과), 오건호 운영위원장(내가만드는복지국가), 임언선 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 정창수 소장(나라살림연구소)이 참여했다.
먼저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박훈 교수는 ‘조세정의 및 조세공평의 관점에서 바라본 2014년도 정부 세제개편안의 평가’라는 발제문을 통해, 바람직한 세제를 △효율과 공평에 부합한 세제 △수직적 공평성과 수평적 공평성 부합한 세제 △부의 재분배 역할을 하는 정책적 조세로 규정했다. 이를 근거로 정부 세제개편안의 주요내용을 평가했는데 우선 배당소득 증대세제의 문제와 관련하여 △자산가에 대한 감세로 조세공평에 반하고 △외국인 주주에 대한 배당을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국부유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주택임대소득 비과세의 문제점과 관련해서는 △다른 소득과 임대소득의 차별의 문제로 조세공평성을 저해하고 △현행 세법상 과세되어야 하는 부분에 대한 과세를 집행하고 있지 않은 과세행정상의 문제를 지적했으며 △임대소득 강화는 일시적으로 임대소득 과세에 대한 전가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가업상속공제제도의 문제점으로는 △공제대상의 지속적 확대와 사후관리 요건의 완화로 인해 제도 도입 취의 본질을 훼손하여 결과적으로 공평성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법인세 세율에 대해서는 법인세 인하에 따른 효과가 불확실하고 개방경제 하에서 법인세 인상이 기업들의 해외이전을 부추기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재정적자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의 증세분위기로 볼 때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인세 인상시에도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다 지적했고 실효세율에 대한 검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2014년 세법개정안 뿐 아니라 전체적인 조세정책의 방향과 관련해서는 △배당소득 증대세제의 폐기 △주택임대소득의 과세정상화 △가업상속공제제도 확대개정의 전면검토 △법인세 세율의 인상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는 김유찬 교수는 ‘2015년 정부 세입 및 세출 예산안에 대한 평가’라는 발제문을 통해, 정부의 세입과 세출예산안의 전반적인 평가와 관련하여 세입예산안의 경우 명목성장율 6.4%와 국세수입증가율 2.3%의 괴리가 너무 크며 설명이 되지 않는 등 세입예산의 추정의 문제와, 담배소비세 인상 등 소득상위계층의 세금을 줄이고 소득하위 계층의 부담을 늘리는 잘못된 분야에서의 증세문제를 지적했다. 2015년의 세출예산의 수준은 정부가 스스로 주장하고 있는 확장적 재정편성이라고 보기 어렵고, 예산의 구조가 여전히 SOC 등 경제/산업 분야의 예산배정 과다하고 복지예산은 많은 허수를 포함했다고 평가했다. 중앙정부의 취득세 영구인하 추진으로 인한 지방재정에 대한 무대책도 언급했다. 2014년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에 대한 부자감세, 대기업 근로자에게 유리한 근로소득 증대세제, 다주택자들에 대한 특혜인 임대소득 비과세 등을 근거로 소득상위계층에 대한 감세로 규정하고,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 등을 근거로 소득하위계층에 대한 증세라고 평가했다. 2015년 주요 세출분야별 평가와 관련해서는 SOC 분야는 예산규모가 불필요하게 크다고 지적했고 산업구조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건설 산업을 연명시켜주는 기능이라고 지적했다. R&D투자 분야에서의 정부의 역할은 기초연구와 중소기업 지원이지, 바로 사업화 가능하고 대기업이 진출 가능한 분야는 정부의 간섭이 필요없다 밝혔다. 문제가 되고 있는 재정건전성 확보와 국가채무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고령화, 양극화, 낮은 복지수준을 감안하여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법인세와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종교인에 대한 과세는 세수부족이 아니라도 형평성 차원에서 과세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증세규모를 줄이려면 불필요한 경제예산을 줄이고 복지예산에 투입해야 된다고 밝혔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첫 번째 토론자인 김재진 본부장(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박근혜정부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 이전에 공약이행에 충실한 세제개편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차적으로 연도별 세입확충계획에 의거하여 세법개정이 이루어졌는지, 특히 비과세 감면 정비가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업상속공제제도에 대해서는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으므로 이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필요가 있고 중견기업의 전체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여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체크카드․현금영수증 소득공제 한시적 확대 등에 대해서는 체크카드․현금영수증 소득공제 사용액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기존의 30%에서 40%로 인상하기 보다는 신용카드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태일 교수(고려대 행정학과)는 2015년 예산안의 반복되는 지적사항들로 지속되는 적자재정 행진, 경제성장률과 세입목표치가 늘 크게 벗어난 점 등을 지적했다. 이런 문제와 이미 한계를 넘긴 재정건전성 문제에도 증세 논의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SOC 투자에 대해서 정부가 줄이겠다고는 했지만 민간투자는 촉진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점, 투자의 낭비를 막기 위한 중요한 제도인 에비 타당성 기준 완화 등은 주의깊게 살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예산안은 수치로 표현된 정부 활동의 계획서이므로 정확하게 예측되길 바랬는데 예산안의 수치가 왜곡되거나 틀리면, 내용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정 상황을 정직하게 밝히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서 대비책을 적절하게 마련했으며,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제대로 반영된 예산안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세 번째 토론인 안창남 교수(강남대 세무학과)는 2015년 예산안을 보면 아예 이젠 내놓고 적자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꼬집었고, 선거에서 복지를 잘 해준다고 하여 표를 얻어 집권한 뒤에는 재정건전성은 무책임하게 방치되는 행위가 반복되면 결국 남유럽의 디폴트사태가 일어 날 것이라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배당소득증대 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배당을 강제할 수 있는지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주택임대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여야 하는데,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 일정기간 유예하겠다는 취지에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미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자진신고납부를 하고 있는 임대사업자도 상당수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에서 지하경제양성화를 한다는 취지를 무색 시킬 수 있는 조치라 우려를 표했다. 법인세 세율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 인하한 세율을 원래대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우리나라 보다 법인의 경쟁력이 훨씬 높은 일본이나 유럽 및 미국의 법인세 세율은 우리나라보다 높으나 정부는 법인세 세율인상이 바로 경제활성화에 역행한다는 논리를 편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소득세 세율의 인상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최고세율 38%가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은 1억 5천만원은 대기업의 부장이 적용받는 세율이 사장이나 회장과 동일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연간 10억 원 이상의 소득을 얻는 슈퍼 리치에 대해서는 현행 보다 세율을 올려서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 토론자로 나선 오건호 운영위원장(내가만드는복지국가)은 빈약한 세입 방치 말고 복지증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예산안에 대해서 △확장 편성? 예산안의 핵심 포인트는 세입 방치 △일시적 재정악화? 30조원대 재정적 고착화 우려 △맞춤형 복지? 기존 복지 증가 수준에 머물고 고교무상교육은 폐기 수준 △SOC 지출 개혁, 공약가계부에서 이탈 시작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양극화, 고령화에 따라 복지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오랫동안 대한민국 안전을 점검하고 보완하기 위해서는 안전 지출을 강화해야 하고 이러한 지출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해선 세입 확대 정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세제개혁은 조세정의를 구현하면서 복지재정을 확충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 소득세,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등 누진성을 지닌 직접세를 강화하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재정지출에 대한 불신을 감안하면 복지로 사용처가 명시된 사회복지세 도입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섯 번째 토론자로 나선 임언선 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은 조세제도를 운영함에 있어서 준수되어야 할 조세정책의 방향을 조세의 효율성 제고, 조세의 형평성 제고,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 강화, 조세체계 합리화 및 납세자 권익보장 강화의 네 가지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법개정 과제들을 각 세목별로 제시했다. 조세의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소득세법」상 소득세 과세표준구간을 매년 물가변동에 연동하는 방안, 「부가가치세법」상 면세범위를 합리화하여 정책적 지원의 실효성이 없는 면세는 축소ㆍ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장했다. 둘째로 조세의 형평성 제고 측면에서 「소득세법」상 금융투자소득 과세제도의 도입을 위한 자본이득 과세 강화 방안 및 파생상품에 대한 양도소득세 또는 거래세 부과 방안을 제시했고 셋째로는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강화를 위하여 「소득세법」상 독자적으로 거주자 판정기준으로서의 객관적 요소를 반영하여 주소의 요건을 정립하고 ‘1년 이상의 거소’ 요건을 합리적 기간으로 단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조세체계 합리화 및 납세자 권익보장 강화를 위하여 「국세기본법」상 환급불성실가산세율과 국세환급가산금 이자율의 균형, 가산세 감면 사유인 ‘정당한 사유’의 구체화, 협력의무 불이행 가산세의 정액가산세로의 전환 등 가산세의 합리적 개선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정창수 소장(나라살림연구소)은 2015년 예산은 점증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확장이라는 미명하에 제정균형을 포기한 적자예산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전체적인 규모는 점증주의적인데, 내용은 부채증가와 지출구조의 역진성이 보여진다고 언급하며 더 큰 문제는 뚜렷한 방향이 없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도 늘리고, 건설도 늘리고 모든 것을 점증적으로 늘리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하겠다며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예산이라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재정의 철학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현 정부는 현상유지에 급급하여 정부의 정책이 무엇을 위해 가야하는지를 예산편성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국회에서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근본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과 서민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담은 예산심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을 촉구했다. 끝.
# 첨부파일 : <정부 세제개편안 및 예산안 평가 토론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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