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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특집 인터뷰] 임현진 前공동대표

[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30주년 특집 인터뷰 : 임현진 前공동대표] “정부와 시민단체의 가장 바람직한 관계는 비판적 협력관계입니다. 거리를 두고 비판하면서 도울 건 돕고 견제할 건 견제해야죠”   윤은주 회원미디어국 간사 dongi78@ccej.or.kr   ▲ 지난 3월 13일 본인이 사회대 학장시절 창립한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임현진 前공동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경실련 30주년을 맞아 작년부터 시작한 기념 인터뷰가 벌써 일곱 번째입니다. 이번 호에서 일곱 번 째 경실련이 만난 분은 임현진 전 공동대표입니다. 임현진 대표는 경실련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경실련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사회학자로서 한국의 사회과학 발전에 밑거름 역할을 하셨고, 경실련뿐 아니라 한국NGO학회를 이끌며 다양한 시민단체 영역에서도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Q. 1989년 발기인으로도 참여하셨는데, 어떻게 경실련 운동을 하게 되셨는지와 창립 당시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 있으시면 들려주세요. A. 1988년부터 서로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 당시 경실련이란 시민단체를 창립한다고 하니까 우리 사회 여기저기서 제게 연락이 왔어요. 동참하고 싶다는 말씀이 많았어요. 특히 직장인들 중에서도 공공부문보다 회사원, 은행원, 교사 등 민간부문에 종사하는 분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선후배, 동료 교수들과 우리 사회에 경제정의와 사회개혁을 위해 시민운동이 필요하 다는 얘기를 나누곤 했어요. 영국의 페이비언 소사이어티처럼, 개량주의라 하더라도 우리는 혁명을 할 수는 없으니까 개혁을 해보자는 것이 었지요. 그래서 우리는 시민사회를 만들고 지키 자는 얘기를 나눴었지요. 에피소드라고 하면 그때 지금은 돌아가신 박세일 교수(청와대 정책수석 역임)하고 양건 교수(국민권익위원장, 감사원장 역임) 이런 분들과 같이 경실련은 사회운동에 끝까지 매진해야 지 이걸 디딤돌로 해서 정치를 한다든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지요. 그러나 이 신...

발행일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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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회원 인사] 반갑습니다! 신입회원 인사드립니다!!

[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우리들 이야기1] 반갑습니다! 신입회원 인사드립니다!!   정준영 회원 jjy3001@naver.com     안녕하세요!! 신입회원 정준영입니다. 저는 올해 32살 된 청년입니다. 제가 경실련을 알게 된 건 대학시절 동아리 지도 교수님이 지역경실련 지부장으로 활동하신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입니다. 평소에 인격적으로 존경하고 있던 교수님이 몸담고 계신 단체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경실련 페이스북 페이지를 2년 동안 구독하게 되었고, 다른 시민단체와는 다르게 외압이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지도 않으면서도 소신껏 공익의 목소리를 말한다는 걸 깊게 느껴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저는 영등포에서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였습니다. 그곳에 단골로 오시는 폐지 줍는 할머니와 얘기를 나누다 그분 사연을 듣게 됐습니다. 할머니는 주택가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하시다 대형 쇼핑몰과 편의점의 난립으로 가게 문을 닫게 되셨다고 했습니다. 자기를 망하게 한 편의점에서 폐기 도시락을 얻어가고 950원짜리 라면으로 매 끼니를 해결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고, 현대사회가 아무리 경쟁이 필연적인 사회라고는 하나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사람들을 구제하는 방법이 없는 건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고대 중국의 유학자이자 성악설의 제창자인 순자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 ‘법의 뜻은 생각 안 하고 법조문을 알기만 하는 자는 모든 일에 있어서 혼란을 일으킨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을 보며 약자와 정의를 위해 존재하는 법의 참 뜻을 망각하고 사법농단을 일으키거나 법조문을 이용해서 자기들의 이익만 꾀하고 법망을 피해가는 사람들이 떠오르며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기해년 새해에 당장 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이제 막 생각이 깨어 사회를 배우고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경실련을 통해 저희 세대들과 선배 세대님들이 합심해서 조금씩 바꾸어 나가길 기대합니다.

발행일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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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언제나 반갑고 고마운 전국경실련 동지들!”

[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우리들 이야기2] 제15기 2차 중앙위원회 현장스케치 “언제나 반갑고 고마운 전국경실련 동지들!”   윤은주 회원미디어국 간사 dongi78@ccej.or.kr     전국 팔도를 돌며 경실련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큰 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중앙위원회입니다. 이번에는 지난 2월 22일~23일 1박 2일로 서울 도봉숲속마을에서 모였습니다. 각 지역의 한해 사업보고 및 사업계획을 나누며 중요한 의결사항도 논의하고 승인하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얼굴들 만나 서로의 안부도 묻고 전국경실련이 함께 힘을 모으며 격려하는 자리입니다. 활동가의 삶이란 게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지만 이전 중앙위원회 행사들 통해 밤을 새워 이야기 나누며 친해진 활동가들이 안 보일 때는 많이 아쉽습니다. 때로는 마치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듯 남아있는 활동가들을 보면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안도하고, 안 보이는 이들을 떠올리면서는 경실련은 아니더라도 어디선가 좋은 동지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움을 달랩니다. 중앙위원회 행사는 크게 오후에는 정책협의회, 저녁에는 중앙위원회로 진행됩니다. 전국의 경실련 활동가, 임원들이 먼 길 달려와 모이자 박상인 정책위원장의 사회로 정책협의회가 시작됐습니다. 각 지역의 2018년 사업보고와 2019년 사업계획 발표와 경실련이 올해 30주년을 맞아 집중하기로 한 재벌개혁과 부동산 개혁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발제 후에는 재벌개혁, 부동산개혁, 지방정부 공약이행평가 3가지 주제로 분임토의를 했습니다. 같은 시간 공동대표단도 모여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함께 저녁 밥상을 나누고, 제15기 2차 중앙위원회를 시작했습니다. 권역별로 모인 참가자들 서로 인사하고, 이의영 의장이 개회 선언을 했습니다. 예산안과 사업보고•계획안, 군포경실련 재창립 승인의 건에 대해 의결하고, 권순남 외 16명을 중앙위원회 선출직 상임집행위원으로 선출했습니다. 끝으로 중...

발행일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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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 인터뷰]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前집행위원장(예은 아버님)

[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우리들 이야기3] “우리 엄마, 아빠들이 포기 안 하면 끝나지 않는 거니까 진실은 꼭 밝혀질 거예요!” -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前집행위원장(예은 아버님) 인터뷰 -   회원미디어국 윤은주 간사 dongi78@ccej.or.kr     ▲ 지난 3월 11일 416연대 회의실에서 유경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前집행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됩니다. 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합니다. 많은 시민이 광장에 나가 촛불을 들고 함께 아픔을 나누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마치 세월호의 끝인 것처럼 생각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때문에 탄핵당한 것이 아니고,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그동안 이전 정권의 방해로 시작도 하지 못했던 진상규명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前집행위원장(예은 아버님)과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보았습니다.   Q. 세월호 2기 특조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A. 2기 특조위 정식명칭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요. 1기 특조위가 2016년 6월 30일자로 강제해산 당하고, 두 번째 특조위를 만들려는 것도 당시 새누리당이 이 집요하게 계속 방해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 환경노동위원회에서 2기 특조위를 위한 특별법을 준비하면서 가습기를 같이 다룰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드는 거였죠. 가습기 사건도 진상규명이 필요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는 최대 120명이라는 한정적 인원, 한정적 예산, 최대 2년밖에 안 되는 이런 조건 속에서 대규모 대형 참사 2개를 같이 다룬다는 게 현실적으로 힘든 문제라는 거죠. 그렇게 본회의 통과하고 준비 기간 거쳐 2018년 12월 11일 조사 개시선언을 했고, 이제 조사 시작한 지는 만 4개월 정도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실질적으로 1기 특조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거...

발행일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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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우리들 이야기4] < 문화산책 >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조성훈 정책실 간사 reunification@ccej.or.kr     제주도는 우리에게 아름다운 섬으로 인식되어 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제주 벚꽃, 유채꽃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 등... 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운 제주도에 켜켜이 쌓인 슬픔과 분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바로 제주 4.3항쟁에 대해서이다. 제주도에 남겨진 아픔과 상처를 보지 못했다면 제주도를 온전히 봤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몇 년 전 제주4.3평화공원에 다녀오기 전까지는 이름만 들었을 뿐 사건의 실체에 몰랐기에 제주도를 온전히 알지 못했다. 제주 4.3항쟁이 가진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제주 4.3항쟁은 한반도 전쟁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다. 1948년 좌익·우익의 개념조차 몰랐던 제주도민들이 토벌대와 무장대에 의해 무고하게 고통 받았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군인과 경찰이 집단 주민 학살이 벌어진 것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이는 한반도 전쟁 이후 발생할 집단 학살의 전주곡이기도 했다. 때문에 어느 학살보다 슬프고, 가슴 미어질 수밖에 없다. 제주 4.3항쟁은 국가의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도 희생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2000년이 넘어 55년이나 지나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대통령의 공식 사과가 있었다. 또한 4.3항쟁 66주년을 맞는 2014년 국가 기념일로 지정 되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깊은 참회가 필요하다. 당시 제주민들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할 요량이면 빨갱이라는 사슬에 묶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그 가슴 아픈 역사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제주4.3특별법이 통과된 직후 “이제는 마음 놓고 울 수 있느냐”며 울먹이던 희생자 유족들의 눈물이 이를 말해준다. 명백히 국가권력이 잘못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허나 제주 ...

발행일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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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야기] 꼼짝 마! 삼성!! - 구미경실련과 Channel NewsAsia와의 인터뷰

[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지역이야기] 꼼짝 마! 삼성!! - 구미경실련과 Channel NewsAsia와의 인터뷰 -   정호철 재벌개혁본부 간사 hcjung@ccej.or.kr 감수: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 gumi@ccej.or.kr   “삼성 스마트폰 공장도 이전한다는 소문이 사실이에요”? Channel NewsAsia의 특파원으로부터 국제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최근 삼성전자가 5G 네트워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스마트폰 전체 생산량을 줄이고, 스마트폰 공장이 있는 구미지역의 공장 일부를 수원본사 등 다른 지역으로 투자·이전 시키면서, 아마도 “삼성 스마트폰 배트남 이전” 소문까지도 해외시장에 퍼진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중국의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자사의 네트워크장비 보안문제로 다소 휘청거리는 가운데, 그 틈을 타 삼성전자가 5G 네트워크 공급사업에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쏟아 붓고 있다”고 통신원은 우리에게 전했다. 더군다나, 올해 1월경 이낙연 국무총리가 삼성네트워크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재용 부회장과의 비공개대담에서 5G네트워크 등 혁신성장 동력사업에 기술인력 투자를 요청한 적도 있었다.     Q) “혹시...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 구미 공장들의 구조조정 계획이라도 있는 걸까요? 현재 구미지역 고용현황은 어떤가요?” 삼성의 해외시장에 대한 설비투자와 노동이동을 견제한 다소 노련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우리의 대답은 단호했다. A) “아.니.오. 적어도 삼성 스마트폰 공장만큼은 어디 못 갑니다”!!! 이 같은 공장 철수/이전 논란은, 사실 지난 10년 동안 구미공단 일대에 대기업들의 생산비용 절감문제와 하청기업들의 지역경제 침체문제를 둘러싸고 갈등과 불안이 계속 반복돼 왔었다. 대표적인 제조업 도시인 구미는 1969년 조성된 구미국가산단 제1단지를 시작으로 지난 2012년에 제5단지를 착공하였지만, 이 후 기대와 달리 대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생산물량 축소로 인해 ...

발행일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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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집 QnA] 공시지가가 대체 뭐야?

[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2019 부동산개혁1] 땅과 집 QnA : 공시지가가 대체 뭐야? 장성현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 bansug5@ccej.or.kr   공시지가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표준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지 공시지가가 발표됐고, 4월 말에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결정됩니다.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공시가격이 전년도보다 급격히 상승했고, 세금 폭탄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은 정부가 개별 필지와 주택에 매기는 ‘가격’으로 과세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복잡한 문제는 제쳐두려고 합니다. 대신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공시지가와 관련한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서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Q1. 공시지가가 왜 필요한가요? 무슨 근거로 산정되는지 궁금해요. 주택 혹은 토지를 소유한 사람은 지방세인 재산세를 냅니다. 고가 주택이나 고가 토지를 소유한 사람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냅니다. 이러한 세금을 걷으려면 기준이 있어야겠죠? 예를 들어 자동차세 경우 승용차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하잖아요? 주택과 토지의 경우도 이런 기준을 정하기 위해 주택과 토지의 적정가격을 정부가 매년 조사해 발표합니다. 이게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입니다. 중요한 과세 기준으로 쓰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동산가격 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이란 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적정가격이란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의 가격”으로 법문에서 정의하고 있습니다. 매년 1,800억원 규모의 예산이 공시업무에 소요됩니다. 땅값인 공시지가인 경우 전국 50만 대표 필지(표준지)를 국가로부터 용역을 받은 감정평가사들이 가격을 산정합니다. 나머지 3,260만 필지(개별지)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각 시,군,구에서 조사합니다. 단독주택의 경우는 22만 대표 필지(표준주택)를 한국감정원에서 산정하면 나머지(개별지)는 각 시,군,구에서 산정합니다. 전국 1,289만 호의 아파트(공동주택)는 한국감정원에...

발행일 2019.03.27.

칼럼
[시사포커스] 다시, 문제는 신뢰다

[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시사포커스4] 다시, 문제는 신뢰다 김일한 통일협회 운영위원 /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교수 earthkm16@gmail.com   1997년 6월,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의 대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되었습니다. 회담 결과가 ‘결렬이 아니다’ ‘양국정상이 새로운 대화를 준비하기로 했다’ 등등의 관전평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합의’를 전제로 한 회담이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 결렬이 맞습니다. 양국간에 ‘구체적인 합의안이 있었다’ 그러나 ‘문턱이 높아졌다’ 등등의 이유도 지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합의안’에 사인이 없다면 역시 결렬이 맞습니다. ‘완전한 비핵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과 ‘단계적 해결’을 제시한 북한의 입장이 결국 회담을 무산시킨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요. 결국 문제는 다시 ‘신뢰’의 부족이었습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봅니다. 우리는 늦었지만 차분하게 북한과 미국의 신뢰문제를 다시 제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한의 중재자역할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22년 전인 1997년 6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호텔에서는 작은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무려 4일간에 걸친 회의는 전쟁당시 미국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를 포함해서 양국의 책임자들이 모여 과연 전쟁은 피할 수 없었는지, 전쟁이 확전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성찰하는 자리였습니다. 미국측 대표 맥나마라는 다음과 같이 하노이 대화의 교훈을 강조합니다. “하노이 대화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베트남전쟁은 미국과 베트남 쌍방의 지도자가 보다 현명하게 행동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전쟁이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대화의 교훈을 바르게 배운다면, 미래에 이와 같은 전쟁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교훈을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는 우선 적을 이해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 적을 오해하고 있...

발행일 2019.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