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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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출직의 개발공약은 국책사업 결정요소가 아니다

선출직들의 개발공약은 국책사업 추진여부 결정요소가 결코 아니다 말많았던 동남권 신공항건설이 3월말로 백지화되었다.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하여 사과하면서 대통령공약이라도 국익을 위하여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고뇌(?)를 표시하였다. 정치적결정인지에 대한 논란은 남지만 개인적으로는 금번 결정에 중요한 의미를 두고 싶다. 다름이 아니라 역대대통령 중에서 자신의 공약사업 이행포기를 선언한 최초의 사례일 뿐만아니라 행정부 수반이라 할지라도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해야한다는 법치주의 지적은 기존의 묵시적 사업추진 관행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금번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동안 비전문가인 정치인들은 개발공약을 무분별하게 남발하고서도 발생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정치권과 결탁한 극소수 가진자들에게 개발이익을 독점시켜왔다.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해당 지역 주민과 혈세를 납부한 국민들에게 전가되었고,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국책사업이 전문성 없는 정치인의 표얻기로 활용되어 엄청난 예산 낭비와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켰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여권의 유력대선주자의 한 사람은 동남권 신공항을 대선공약으로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말 그대로를 빌려오면 위 인사는 수조원 내지 수십조원의 혈세가 투입되어야 하는 동남권 신공항이 지금 당장 착수해야 될 만큼 시급한 국책사업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개발공약으로 강행의지를 밝힌 것은 입법부 국회의원 신분으로서 현행 법령에서 명시하고 있는 예비타당성조사나 본타당성조사 등의 법적절차를 무시하겠다는 -아니면 조작하여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는 몰라도- 즉, 위법하더라도 추진하겠다는 발언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정치인과 자치단체장의 무책임한 개발공약금지를 법제화해야 행정부는 무분별한 개발공약 재발방지책을 제시해야 여기서 국민들은 무언가 혼란스럽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대통령공약임에도 추진...

발행일 2011.04.19.

칼럼
참다운 이성으로 과학실증주의를 극복하자

이 글을 쓰는 나의 입장을 먼저 밝혀 두고자 한다. 가치판단을 배제하는 과학실증주의를 참다운 이성(理性)으로 극복하여야 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먼저 과학실증주의를 비판한 다음 참다운 이성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사람의 판단에는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의 두 가지가 있다. 봄 날에 활짝 핀 매화 꽃을 보고 매화꽃임을 아는 것이 사실판단이고 매화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치판단이다. 사실판단의 오류는 객관적으로 판정할 수가 있지만 가치판단은 사람의 취향과 이해관계나 가치관에 따라서 다르므로 오류를 객관적으로 판정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가치판단을 과학의 대상에서 배제하자는 과학실증주의가 20세기 이후 현대 세계에서 사회과학자와 자연과학자를 막론하고 대부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막스 베버(Max Weber)의 유명한 몰가치론(沒價値論)이 과학실증주의의 대표이다. 전공학과에 상관없이 대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과학실증주의가 올바른 과학자의 태도라고 배우고 평생을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이런 생각에서 과학자들은 자신의 할 일은 목표를 정하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자신을 변명하면서 주어진 과제를 무비판적으로 수행한다. 2차대전 시에 독일 나치정권이나 일본 군국주의 정권에 봉사한 과학자들만이 아니라 요즘 세상에서도 재벌이나 권력이 시키면 무엇이든 하는 학상(學商)이나 학노(學奴)들이 어느 나라에나 많다.   가치판단의 두 가지   ▲ 막스 베버 ⓒ구글(google.com) 얼핏 생각하면 가치판단을 배제하자는 실증주의는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은 틀린 주장이다. 나치에 의해 추방되었던 독일의 자유주의 사회경제학자 뢰프케(Wilhelm Röpke, 1889-1966)의 말처럼 "실증주의 자체가 현실 비판을 회피하겠다는 가치판단을 내포하고 있다." 자연...

발행일 2011.04.14.

칼럼
경제학자가 왜 '나는 가수다'에 열광하나?

  일전에 늦은 밤까지 '나는 가수다' 논란을 안주로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다. 계산대에 있던 주인이 우리 이야기를 듣느라고 마감 시간이 끝났는데도 한 시간이나 봐주었다고 한다. 실로 '나는 가수다'가 장안의 화제고 논란의 대상이다. 경쟁 구조의 디자인을 공부하는 필자는 제작진의 고민을 엿보는 일이 매우 흥미로웠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이른바 '쌀집 아저씨'로 불리는 책임피디의 손맛을 느끼는 재미는 쏠쏠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최고의 가수들을 구색을 맞춰 뽑아서, 일요일 저녁 온 가족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무대를 선사한 그에게 어떤 찬사도 부족할 듯싶다. '슈퍼스타K' 시리즈나 '위대한 탄생'도 역시 좋은 가족용 프로그램이지만 성공신화에 치중하는 무협지 느낌 때문에 필자는 '나는 가수다'를 더 좋아한다.   더 분노하자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사고로 인해 '나는 가수다'는 시청자들의 들끓는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방송사에서는 프로그램 일시 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고 다행히 녹화분 방영에 대한 평이 좋아서 논란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평을 쏟아냈다. 대중예술의 전문가도 아닌 필자가 끼어들 자리는 아니지만, 필자가 평소 고민하던 주제이기 때문에 사족을 덧붙이고자 한다. 알려진 대로 서바이벌을 수없이 강조한 방송사가 막상 탈락자가 결정되자 재도전의 기회를 준 것이 빌미가 되었다. 사후에 알려지기는 방송사와 가수들 간에는 재도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던 시청자로서는 황당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사실 더욱 놀라운 일은 별것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격렬하게 항의하고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반응이었다. 그 순간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각광을 받았던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대중은 한국 사회에 대해 무척 분노하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필자는 그런 시청자들에게 전적으로 동의한다. 당사자 중 한 명인 김제동은 ...

발행일 2011.04.11.

칼럼
북한 변화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우영 교수(경실련통일협회 이사 /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 변화론과 사회적 합의  요즈음 북한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이 북한주민의 변화를 직접 강조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각종 매체나 전문가들이 북한 변화를 부쩍 강조하고 있다.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 이후, ‘천인공노’할 ‘만행’, 한국전쟁 이후 계속되고 있는 ‘도발’ 등 북한은 한결 같다는 말들만 난무하다가 갑자기 ‘북한 변화론’이 대세가 되니 어떤 점에서는 어리둥절한 느낌마저 없지 않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최근 북한 변화론을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쪽이 ‘북한 불변론’을 고수해왔던 보수 진영이라는 점이다. 사실 오랜 동안 북한이나 통일과 관련된 사안들은 사회적 갈등의 핵심 원인이었다. 햇볕정책으로부터 상생공영의 대북정책까지 늘 논란의 대상이었고, 북한의 현실이나 미래 전망에 대해서도 대립되는 의견들이 충돌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변화 여부에 대한 논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동안 보수 진영이 북한 불변론을 강조한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꾸준히 북한이 변하고 있다고 말해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보수 진영에서 북한변화를 강조하기 시작함에 따라 모처럼 북한 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북정책에 대한 정치·사회적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북한 변화론을 보다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북한의 변화는 현실 북한의 사회 변화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핵심 지도층 등 일부 특수층만이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보통 사람들도 남한의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 심지어 좋아하는 남한 배우도 있고, 인기를 끄는 드라마도 생겨나고 있다. 남한에서 방영되었던 작품이 북한에 전달되는 시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상품의 유통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식량이나 의약품과 같은 필수품에서 비누나 치약 등 생활용품에...

발행일 2011.04.07.

칼럼
천민자본주의의 극복을 위하여

이 시리즈를 쓰는 목적은 현재 세계와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는 천박한 자본주의, 천민자보주의를 극복하는 데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나는 상생적 자유주의를 제안한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는 당장 눈 앞의 돈만 생각하는 천민자본주의가 초래한 대재앙이다. 사고 발생 즉시 바닷물로 냉각시켰더라면 수습되었을 것을 비싼 원자력 발전소가 바닷물로 못 쓰게 되는 것이 아까워서 주저하다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이라 한다. 이번의 끔찍한 사고를 보고도 이명박대통령과 오바마대통령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천민자본주의의 눈으로 만사를 결정하는 대통령들이 국가와 인류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세상에 지금 우리들이 살고 있다. 우리 인간들은 단지 돈벌이를 목적으로 강산을 파괴하고 수많은 동물들을 마구 살륙하고 통제도 못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 방사능을 대량 누출시키고 있다. 천민자본주의는 인간의 윤리만이 아니라 인간의 목숨, 나아가서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작은 별을 무서운 속도로 파괴하여 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우리 인간사회가 계속 진보하여 우리 자식들은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에 더 풍요롭고 편리한 세상에서 더 많은 자유와 평등을 누리면서 살게 되리라고 믿었다. 많은 집들이 매일 끼니를 걱정하여야 하고, 딸들은 중학교만 겨우 졸업한 뒤 공장에서 영양실조의 핏기 없는 얼굴로 밤늦도록 일하여야만 하였으며, 대통령이 마음대로 법을 만들고 멋대로 사람을 체포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군대가 무고한 국민들을 총검으로 살륙하던 불과 30년 전의 군사독재시절의 일들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나는 세계도 우리나라도 비틀거리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발전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런 낙관적 생각이 최근 크게 흔들려서 우리 자손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쁜 사회에서...

발행일 2011.03.29.

칼럼
남북간 사회-문화 및 인도적 지원, 군사-정치와 분리 대응해야

전영선((사)경실련통일협회 정책위원장,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 이명박 정부 남북 사회문화 분야 공식 교류 단1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3년 동안 사회문화 분야의 남북교류 현실과 한계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남북관계가 정치적 이슈에 집중되면서 사회문화 분야는 정치 문제에 완벽하게 종속되면서 이슈화되지 못하였고, 남북관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하였고, 절실하지도 않는 통일 이전에는 필요하지도 않은 존재가 되었다. 2000년 이후 사회문화 분야는 남북관계의 경색 속에서도 남북대화의 창구로서의 역할이나 남북교류의 촉진제로서 분명한 역할이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회문화 분야는 정치군사적 선제 조건에 밀려 대화의 명분이나, 사회문화 분야는 교류의 명분도 실리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 현황은 통계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난다. 통일부 홈페이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사회문화 분야의 회담은 2011년 1월 현재 1건이다. 그 1건은 2008년 2008년 2월 4일에 있었던 ‘베이징올림픽 공식응원단 경의선 열차 이용 관련 제2차 실무접촉이다. 참여정부에서 합의했던 베이징올림픽 공동응원과 관련한 후속 회담이었고, 그나마 별다른 성과 없이 결렬되었다. 인도적인 분야로 범위를 넓힌다고 해도 의약품 지원,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 정도이다. 당국 차원의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문화 협력 사업 역시 별다를 바 없다. 사회문화 분야의 협력사업 통계 상황 역시 당국 간 접촉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2010년을 기준으로 통일부의 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사회문화 사업은 150여 개로, 스포츠, 방송, 언론, 복지, 사진, 예술, 산림, 교육, 애니메이션, 종교, 대중문화, 과학기술, 학술, 인도적 지원, 지방자치단체 사업 등을 포괄하더라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신규 사업으로 승인된 건수는 2008년에 3건이었고, 2009년에는 한 건도 없었다. 간헐적으로 이...

발행일 2011.03.17.

스토리
[서평] "용돈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용돈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을 읽고 신슬기 (인턴)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의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쓴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을 읽게 되었다. 머리도 식힐 겸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던 중 이렇게 잘난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행복한 가정생활을 보내고 있을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고백하건데 즐거운 나의 집을 읽을 당시 나의 집은 즐겁지 못했다. 아니 사실은 나 스스로 가정이 즐겁지 못하다고 느꼈다. 다른 이들에 비해 내 가정은 마냥 부족하고 초라하기만 한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 정말 사랑해요~) 이 책을 고른 것이 후회되기도 한다. 가족을 위한 용돈 지출이 꾸준히 늘어났으며(^^), 나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불효자로 남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너무 가벼운 소설을 권하는 것이 아닌지 걸린다. 소중한 경실련 분들을 졸지에 불효자 혹은 못난 부모로 만들어 버릴지 않을까 걱정도 앞선다. 하지만 이 소설이 생각보다 단순하지도, 유치하지도, 가볍지도 않으며 내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소설은 열여덟 소녀 위녕이 친엄마의 집에서 여섯 번의 계절을 보내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위녕의 ‘즐거운’ 가족 구성원은 세 번 결혼하고 세 번 이혼한 철부지 친엄마, 친엄마에게 딸려온 성이 다른 동생 2명이다. 비록 불완전한 가족과의 생활이지만 이를 통해 위녕은 그간 상처로 남아있던 자신의 가정을 돌아보고 치유하며 혼란스러웠던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된다. 그리고 결국 위녕에게 가정은 ‘즐거운’ 존재로 남는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위녕은 즐거울 수 없는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작가의 실제 이야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의 가정은 생각보다 부유하지도 크게 화목하지도 않았다. 남편도 한 명이 아니었다. 위녕은 이러한 가정과 엄마를 둔 채 절대 행복할 수도 즐거울 수도 없었다. 그러나 어쩌면 지금까지 나는 행복한 가정의 조건을 엄청난 기준...

발행일 2011.03.16.

스토리
[영화] 너무 ‘막장’ 같아서 ‘진짜’ 같은 다큐멘터리

너무 ‘막장’ 같아서 ‘진짜’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 ‘부당거래’ 리뷰 서영우 (인턴) 공정거래의 반대말인줄 알았다. 당연히 독과점 재벌들의 담합 이야기이겠거니 생각했다. 알고 보니 검사와 경찰 그리고 조폭 간의 ‘부당한’ 거래에 관한 영화였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일단 재밌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속된 말로 ‘먹혔다’. 흥행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진보언론’에서 부당거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제 부당거래는 당연히 검사와 경찰에 관한 이야기로 들린다. 검사와 경찰들은 억울하다고 한다. 실제로 대한민국 드라마, 영화에서 검사나 경찰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보다는 이를 저해하고 체제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맡는다. 가끔 좋은 검사가 나와도 그녀는 ‘프린세스’이며, 본연의 임무인 정의를 구현하기보다는 사랑 찾기에 더 신경을 쓴다.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소수 몇 사람들의 부정을 극화해서 모든 검사, 경찰들이 그런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타이밍이 절묘하게도 부장검사가 스폰서 의혹으로 옷을 벗었다. 재벌 총수는 죄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제’를 참작해 감형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사면됐다. 전 대통령이 자살하기 전에 검사는 언론사에 수사 상황을 친절히 브리핑해주었다. 한 경찰 간부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범죄를 은폐하려고 했으며, 공사판 함바집 때문에 경찰 총수는 구속 수사를 받게 되었다. 영화라면 ‘막장’이라고 욕먹을만한 이야기가 현실에서 ‘진실’이 된다. 정말 위험해 보인다.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용의자를 ‘가공’한다는 영화의 이야기는 분명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허구이다. 하지만 모든 예술이 허구를 통해서 진실을 이야기하듯 ‘부당거래’ 또한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검사가 스폰서를 받고 기자들을 통해서 언론플레이를 하며, 수사권을 위시하여 경찰들을 독촉하는 모습은 부인하고 싶지만 이제는 명백해진 ‘불편한 진실’이다. 허구인 이야기를 예술이게끔 만드는...

발행일 201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