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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복지부'편 막장드라마, 조기종영 가능?

'약사복지부'편 막장드라마, 조기종영 가능할까?  김태현 국장 <경실련 사회정책팀>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로 연일 우리사회가 뜨겁다. 이번엔 허용되는가 싶더니 다시 무산됐다가 대통령이 진노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무섭게 또다시 약국외 판매를 추진하겠단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레임덕을 탓해야 할지 복지부 장관의 소신행동을 탓해야 할지 헷갈린다.   상비약 약국외 판매 이슈는 길게는 20년, 적게는 10년 전부터 제기되었다. 이 문제를 복지부가 검토한 것은 지난해 말 대통령이 복지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경실련은 수년 동안 소화제, 감기약, 해열진통제 등 상비약 수준의 일반약에 대해서는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의 판매를 요구해 왔다. 가벼운 증상에 자가치료가 가능한 약인데도 약국이 문을 닫거나 약국이 없어 필수의약품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불편을 해소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 년 동안 상비약 약국외 판매 문제는 마치 거대한 산이 가로막혀 있는 듯 수차례의 좌절을 겪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연말 대통령이 "미국은 수퍼에서 감기약을 사 먹는데 한국은 어떻게 하나"라고 말하자 급물살을 탔다. 대통령 발언의 위력을 실감하듯 온 언론이 앞 다퉈 보도하더니 결국 올 4월말에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가 공식 발표되고 5월중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심스럽게 약국외 판매의 현실가능성을 점치게 됐다.   이러한 분위기도 잠시, 그동안의 기대가 무색하듯 정부입장이 복지부의 발표로 백지화됐다. 복지부가 "특수장소 지정 확대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하였으나 약사회가 수용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발표문에 담으면서 대통령의 연말 발언은 오간데 없이 사라졌다. '대통령보다 힘센 복지부'라는 조롱이 일자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장관이 사무관처럼 일한다고 진노했다는 보도가...

발행일 2011.06.10.

칼럼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논란. 이제는 결단이 필요!

윤철한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국장   경실련은 지난 6월 1일 수원지방법원에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부과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장을 제출하였다.   현행 법에는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30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도로를 건설하고 관리유지 비용을 초과하여 받을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는 막대한 건설비용이 소요되는 비용을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회수하였을 경우 더 이상 이용자에게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1968년 개통된 경인고속도로는 이미 통행료 징수기간도 법에서 규정한 30년을 10년 이상 경과하였고 건설유지비 2,613억원의 2배에 해당하는 5,456억을 전액회수한 상태이다. 법에서 규정한 통행료 부과기준을 모두 충족한 것이다.   그러나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통행료를 내야한다. 한국도로공사는‘전국의 모든 고속도로는 모두 하나의 고속도로이다’라는 이유로 가장 최근에 건설한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수납기간을 산정하거나 최근에 건설한 고속도로를 포함하여 건설유지비총액을 계산함으로써 통행료를 계속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모든 고속도로에서 기간이나 건설유지비총액 회수 여부와 상관없이 통행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 인천시민들은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왔다. 그 때마다 한국도로공사는 특정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폐지할 경우에 △ 노선별로 통행료를 부과할 수 밖에 없어(독립채산제) 다른 고속도로의 통행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 신규 고속도로 건설비용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여 왔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의 주장은 여론을 왜곡시키기 위한 것이다. 현재 고속도로 통행료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요금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모든 고속도로를 하나로 보고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발행일 2011.06.08.

칼럼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황홀해 하는 사람들

우리나라는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해 지난 16년 동안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을 관세화 방식으로 시장개방했다. WTO는 만일의 경우 외국 농산물의 과다수입으로 인해 국내 농산물가격이 폭락할 때 특별긴급수입제한조치(SSG)에 의해 구제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 했다.  그러나 관세화에 의한 무역자유화 조치에 만족하지 않은 미국은 세계 최대경제권인 유럽연합(EU) 27개국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 1994년 캐나다, 미국 멕시코를 따로 묶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제를 출범시켰다. 이것이 바로 FTA의 원조이다. 모든 경제, 무역 활동을 무관세로 통합하여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새로이 태어난 것이다. 이에 자극받아 세계각국은 WTO체제 안에서 별도로 양자간 무관세 자유무역협정을 맺기 시작했다. 짝짓기 행위가 번성하여 2011년 현재 세계무역기구에 등록된 FTA는 무려 202개나 된다. 그러나 미국의 FTA는 그 후 10여 년간 저조한 성적으로 기록하며 11개를 체결하는데 그쳤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체결한 FTA가 8건 45개국(그 중 5건 16개국은 발효 중)이고, 동시 다발로 진행 중인 FTA가 8건에 13개국, 그리고 준비 중인 것만도 7건에 13개국인 점에 비추어 보면 미국의 자유무혁협정 체결 성과는 아주 지지부진한 편이다. 초기 북미 3국에 의한 NAFTA를 제외하고는 세계 유수의 국가들이 미국과 FTA 맺기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국가들은 미국과 FTA 맺기를 기피한다 그 이유는 2005년의 세계은행(IBRD) 연례보고서에 명백히 밝혀져 있다. 세계의 자유무역협정(FTA)은 대체로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그중 미국식 FTA가 가장 혹독하고 종속적인 유형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NAFTA에 의한 멕시코의 피해사례가 그 산 증거이다. 첫 번째 유형은 남·남(South-South Type) 형(型)이다....

발행일 2011.06.04.

칼럼
인간의 이중적 불완전성

인식의 불완전성과 윤리적 불완전성 내가 자유주의를 좋아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자유주의가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인식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사회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해서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필수적이다. 모든 사회현상은 결국 인간의 개인적ㆍ집단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올바른 사회분석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사회주의사회에 관하여 밀(J. S. Mill)과 마르크스(Karl Marx)가 서로 상반되게 예측한 것에서 볼 수 있다. 마르크스는 인간은 원래 선하고, 사유재산제도가 모든 사회악의 근원이므로 사유재산제도가 철폐된 공산주의사회에서는 이기심도 계급투쟁도 착취도 사라진 지상천국이 건설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반면에 밀은, 사람들은 원래 불완전하기 때문에 사유재산이 없는 사회주의 국가가 건설되면 사람들이 재산을 놓고 싸우지는 않겠지만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서로 싸울 것이며, 권력을 기준으로 하여 차별과 계급이 발생하고, 일한 것과 상관없이 분배 몫이 결정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게 되고, 무엇보다도 노동력을 국가가 관리하게 됨에 따라서 개인의 자유가 사라지게 되어 사회주의국가는 건설되더라도 무너질 것이라고 정확하게 내다 보았다. 쏘련이 붕괴한 것은 1990년이고 밀이 사회주의에 관한 이런 예상을 한 것은 1870년경에 집필한 『사회주의론』(On Socialism)에서이므로, 밀은 120년 앞을 정확하게 내다 본 것이다. 밀이 이렇게 정확하게 먼 앞 날을 내다 볼 수 있었던 것은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인간의 본성을 정확하게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반면에 철학,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 전반에 걸처 장대한 이론체계를 구축하였던 마르크스가 사회주의에 관하여 잘못된 기대를 하였던 것은 인간 본성을 잘못 파악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비단 밀만이 아니고 모든 자유주의자들은 인간이 기본적...

발행일 2011.05.31.

칼럼
“규제를 다 풀어도 집값 안 오른 건 모두 반값아파트 덕분”

  [시사서울TV=영상 강미화PD ·취재 변주리 기자]  집권 4년차 중반에 접어들면서 사회 전 부문에서 동네북 신세가 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앞장서 칭찬(?)하는 이가 있다. “대통령도 사람인데 잘한 정책을 칭찬해야지 자꾸 비판만 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경제정의실천연합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이다. 2010년 12월 말, 서울 강남세곡·서초우면에 ‘반값 아파트’ 241가구가 보급됐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아파트는 3.3㎡당 분양가 924만~1056만원으로 인근 강남구 수서동과 서초구 양재동 평균 가격이 3.3㎡당 각각 2078만원과 1981만원임을 감안하면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곧 당첨되기만 하면 수 억 원의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로또’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너도 나도 ‘로또’를 기다리면서 민간분양에서 대량 미분양이 발생하고, 집을 사야 할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미뤄 거래가 감소되면서 현재의 부동산시장 침체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김헌동 본부장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반값아파트’의 공급으로 서민들이 아파트의 원가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기존 아파트 가격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의 최대 성과는? “노무현 지지율 떨어뜨린 것…” 창당한 여당이 야당 한 번 못해보고 없어진 정당 열린우리당이 유일” “이명박정부서 규제 많이 풀려도 집값 안 오른 건 모두 반값아파트 덕분” 55점은 낙제지만 칭찬할 만…조세·금융·거래정책 바꾸면 거품 더 빠진다” 지난 18일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을 만나 이명박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본부장은 “정부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칭찬과 격려를 해줘야 ‘반값아파트’를 더 많이 내놓을 수 있다”며 정부가 반값아파트를 더 ...

발행일 2011.05.23.

칼럼
평등에 관하여

평등은 자유와 더불어 현대인이 가장 중요시하는 사회적 가치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평등에 관하여 서로 상충되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편으로는 평등을 자유와 상충되지 않는 당연한 사회적 가치로 인정한다. 프랑스 대혁명의 인권선언, 미국의 독립선언 및 UN인권선언이 모두 자유와 함께 평등을 당연한 사회적 가치로 선언하고 있는 것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동시에 자유와 평등은 서로 상충한다는 생각도 널리 퍼져 있다. 이런 혼란은 평등을 본원적 평등, 사회적 평등 및 경제적 평등의 셋으로 구분함으로 해소될 수 있다. 평등의 의미를 셋으로 구분함으로써 자유와 평등의 관계와 자유주의에서의 평등의 가치를 분명히 할 수 있다. 본원적 평등은 자유를 비롯하여 정의와 진보 등 중요한 사회적 가치들이 도출되는 근거이며 사회적 평등은 자유와 동일한 의미이다. 경제적 평등만이 자유와 갈등관계에 있다. 본원적 평등 앞의 칼럼에서 말한 것처럼 자유는 개인의 사회적 자유라는 한 가지의 의미이다. 반면에 사회적 평등은 본원적 평등, 사회적 평등 및 경제적 평등의 셋으로 나누어 고찰할 수 있다. 본원적 평등이란 모든 개인은 인격, 존엄성, 가치와 기본권에서 완전히 동등하며, 모든 사람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동등한 기본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평등하다는 것, 즉 모든 개인은 완전히 똑같이 소중하며 똑같은 기본권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모든 인간은 완전히 동등하게 존중 받아야 하며, 아무도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억압하거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없음을 말한다.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만인평등이 본원적 평등이다. 만인평등 사상은 종교개혁과 시민혁명을 비롯하여 근대 서양 시민사회의 모든 발전을 추진해 온 힘찬 원동력이었다. 구체제의 가톨릭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성경이 라틴어로만 출판되어 있어서 일반인들은 직접 ...

발행일 2011.05.12.

스토리
[미디어 비평] 오락프로그램과 가수들

오락프로그램과 가수들 박희선 미디어워치 회원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이 방영 초부터 화제다. 올해 들어 우리 집은 입시생이 있어 TV 시청을 자제하고 있는데, 바로 그 입시생인 딸애가 “엄마, 가수들이 '슈퍼스타K' 처럼 서바이벌로 경쟁하는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이 나왔는데 아이디어 좋지 않아?”라며 엄마의 동조를 기대하면서 말을 꺼냈다. 작년에 딸애가 '슈퍼스타K'에 열광했던 것을 아는지라 “올해 ‘슈퍼스타K 3’는 신경 끄기로 했지?”라는 말로 딸애의 기대를 바로 접어버린 게 3월 7일이었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첫 방송이 3월 6일이었으니 신경 끄기로 한 딸애의 TV에 대한 관심은 친구들을 통해서건 인터넷을 통해서건 여전히 열려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프로에 대한 반응이 상상 이상이다. 보통 새로운 오락프로그램은 몇 회 진행되면서 인지도나 인기가 오르곤 한다. 그런데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는 초반부터 수많은 의견이 오가며 주목을 받고 있어 그 형식이나 출연하는 가수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는 요즘 가장 각광받는 오락프로그램의 형식인 서바이벌에 개그맨들을 매니저로 가수와 한 명씩 맺어주고 진행과정을 리얼로 촬영, 편집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한민국의 내놓으라 하는 실력파 가수들을 한 자리에 모아 서바이벌 형식으로 가요 경연을 벌인다는 파격적인 발상이 호기심을 확 당기면서도 각기 다른 장르의 음악적 개성과 검증된 실력을 갖고 있는 가수들을 순위 매겨 탈락시킨다는 무리수를 도대체 어떻게 끌고 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SBS의 ‘도전 1000곡’은 가수들이 출연해도 가사만 심사하여 가수의 자존심이 크게 걸리지 않는데,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의 경우 가창력을 보니까 출연하는 가수들이나 시청자들이나 그 부담이 보통 일이 아닌 것이다. 케이블TV 채널인 tvN에서 방영될 ‘오페라스타’는 기성가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바이벌 형식이라 하더라도 발성법과 음역대가 다른 오페라에 도전...

발행일 2011.05.03.

스토리
[영화]완전한 비극, 완벽한 예술을 꿈꾸는 그녀의 욕망

완전한 비극, 완벽한 예술을 꿈꾸는 그녀의 욕망 고영민 회원·홍보팀 간사 여성의 완성은 섹슈얼리티? <블랙스완 Black Swan>은 뉴욕 발레계를 배경으로 완벽한 성공을 꿈꾸는 '니나'라는 발레리나가  펼쳐내는 사이코 섹슈얼 스릴러(A wicked psycho sexual thriller) 영화다. 제작자 노트에 따르면 “브랙스완은 아찔한 관능, 파괴적인 매혹, 그리고 잔혹한 욕망을 통해 긴장감 넘치는 스릴을 선사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대부분 찬사로 일관한다. 하지만 엘레강스한 분위기를 선호하고 지고지순한 비극 뒤에 남는 카타르시스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감과 불괘함을 감추지 못할 수도 있다. 블랙스완은 에로티시즘에 포커스를 맞춘 탐미주의(aestheticism)에 가깝다. 탐미주의에서 지고지순한 미학을 찾는 것은 섹스하면서 주기도문이나 반야심경을 외우는 것보다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 요컨대 블랙스완은 보들레르(Charles Pierre Baudelaire),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와 같은 위험한 상상력, 치명적인 관능, 퇴폐적인 번뇌 등의 코드(code)에 질펀한 접속이 가능하다. 발레리나 니나는 백조의 우아함과 순결함만으로는 '백조의 호수'를 완벽하게 연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기 안의 흑조(black swan), 즉 섹슈얼리티(sexuality)를 깨워야 한다. 오랫동안 멘토(mentor) 역할을 해준 어머니는 흑조로 변신하기 위해서 오히려 제거해야할 방해물이 되어버렸다. 니나에게 섹슈얼리티는 추악하고 두려운 대상이자 주역(queen swan)을 쟁취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권력의 도구와 다름없다. 사실 블랙스완은 여성의 완성을 여성미, 섹슈얼리티로만 보고 있다는 오해를 살 소지가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김기덕 감독의 <나쁜남자>, <파란대문> 등의 작품처럼 페미니스트로부터 혹독한 공격을 받을 염려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그러...

발행일 201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