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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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운하는 없다?

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대운하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총선까지는 계획안 발표도, 반대운동에 대한 대응도 일체 자제하라는 함구령까지 내렸다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인지, 정부와 여당은 대운하를 한다는 말 이외에는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 시민단체는 물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대학교수들, 법조계 인사들, 종교계지도자들까지 나서서 대운하 건설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건설을 강행할 듯이 보인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우매한 사람들이라는 기괴한 논리를 앞세워, 또 정부의 재정투입도 없는, 즉 세금 한 푼 쓰지 않는 사업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운하 건설 논리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애초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목적은 새로운 물류시설을 만드는 것이었다. 운하를 통해 육상운송을 대체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수자원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건설업계에서는 대운하의 목적을 ‘내륙균형발전’과 ‘친환경적 물류시스템 구축’으로 둔갑시켰다.  대운하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내륙 운하를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본래의 취지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기막힌 논거가 제시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를 만들 때 내세웠던 균형발전과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을 기막히게 차용해온 것이다. 또 각종 특별법을 만들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노하우를 물려받아 ‘대운하특별법’을 만들어 일사천리로 진행할 태세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내륙 균형발전을 애타게 바라는 주민들의 함성으로 대체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사실 노무현 정부가 보여준 가공할 국토난개발과 부동산 투기 조장 정책이 이제 대운하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다. 사실 운하는 이명박식 뉴딜정책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좀더 정확히...

발행일 2008.04.16.

스토리
나의 사랑에 부족함이 없는가 살펴보는 마음으로...

"나의 사랑에 부족함이 없는가 살펴보는 마음으로..." 한반도대운하TFT 차진구 국장의 일과 사는 이야기 지난 4월 7일 월요일, 커뮤니케이션팀에서 대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손진웅 자원활동가가 경실련 사무실에서 차진구 국장을 만났다. 차진구 국장은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을 역임하였으며, 올해 초부터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현재 시민감시국에서 한반도TFT를 이끌고 계신다. 손진웅 자원활동가와 함께 그의 분주한 일상을 비집고 들어가 보자.  1. 먼저 하시는 일과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성과들, 가족관계, 인생관 등) 경실련이 대운하에 대한 대응을 올해 주요한 사업으로 결정하였고 이제는 경실련도 전국단위 조직이기 때문에 지역에서도 같이 활동하자는 취지로 올 초부터 제가 부산에서 올라와 대운하 태스크포스팀(Task Force Team, 이하 TFT)을 맡게 되었어요. 대운하 TFT는 대운하 정책의 타당성을 검토해서 적절치 않게 실행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경실련의 기준에서는 대운하 정책은 물류, 관광 목적 그리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또한 부동산투기 땅값상승을 통한 빈부격차가 발생할 것이기에 검증을 통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어서 빠른 결론이 나서 고향에 빨리 내려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지요. 하지만 단기간에 결정이 나긴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서울에 와서 하는 근무의 다른 역할은 중앙경실련과 지역경실련의 차이점, 교류 상의 문제점 등을 극복하기 위한 담당입니다. 서울의 방식, 지역의 방식의 차이점 그리고 관점의 차이점등을 파악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의 시스템 교류방식을 새롭게 모색해보고 싶어요. 부산은 8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고 평균적으로 4~5명 다른 지역은, 예를 들어 광역시 같은 경우 3명에서 10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어요. 부가적인 사업을 할 경우 인원이 많고 중소도시 같은 경우는...

발행일 2008.04.16.

스토리
공약을 검토하기엔 여러가지 부족했던 선거

"나와 통하는 정당은...? 정작 공약을 검토하기엔 여러가지로 부족했던 선거" 이번 학기 경실련 커뮤니케이션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 기자단 유은혜, 정승혜 자원활동가가 지난 4일, 정책실 정치입법팀 김미영 부장을 만나 이번 18대 총선 대응을 준비하며 겪었던 일들과 그녀만의 특별한 소회(所懷)를  들어보았다. 정당선택 도우미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정당선택도우미 프로그램은 정당투표가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그동안 유권자들은 말로만 정책에 의해 투표를 했지, 실상 지역주의나 이미지만을 가지고 투표를 해온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독일에서 공부하고 오신 교수님들께서 독일의 바로마트라는 프로그램을 경실련에서도 한번 도입해 보는 것이 어떤가하는 말씀들을 하셨어요. 바로마트는 정책에 대해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게 되면 그것에 가장 일치하는 후보나 정당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랍니다. 저희 경실련에서 제공하는 정당선택도우미 프로그램은 이와 비슷한데, 현재 이슈가 되는 사안들에 대한 문항을 선택하면 자신이 어느 정당의 정책을 가장 지지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실제로 테스트를 해보시고 자신이 여태껏 지지해왔던 정당과 일치하지 않는 정당이 나오신 분도 계시더라구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생긴 에피소드 "2004년 처음 도입 당시에는 첫 시도였기 때문인지 프로그램 자체를 제작하는 과정부터 어려움을 겪었어요. 물론 아직도 재정적인 어려움 등의 어려움은 있죠. 하지만 계속 경험이 쌓인 덕분인지 예전보다는 수월해졌어요. 음, 이번 정당선택도우미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겪었던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제작기간이 촉박했다는 거예요. 각 정당들에게 만든 설문지를 보내고, 그 답변들을 받아서 통계를 내고 문항을 만들어야 했었는데, 민감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정당 내에서도 심도 있는 토의가 필요하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어려움이 있었다면, 정당의 색과 맞는 각각...

발행일 2008.04.15.

칼럼
MB의 ‘실용주의’는 넌센스, 국민연금이 신용회복 대책?

                                                                               김태현 경실련 사회정책팀 국장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마치 집권 말기의 상황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고 있다. 연일 정신없이 이어가는 이명박 정부의 행보가 추락이라고 표현하기에도 가히 위태롭다. 여기에 가세해 얼마 전 청와대가 국민연금 기금을 신용불량자 구제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소외계층 지원책으로 일명 ‘뉴스타드 2008 프로젝트’ 란다. 방법은 자신이 내왔던 국민연금 납입금액의 50%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게 해줘서 밀린 빚을 일시에 갚도록 하는 것이다. 대상자가 최대 29만 명 정도 정도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대략 260만 명이니 이 대책으로 혜택 받는 대상은 겨우 10%에 불과한 셈이다. 게다가 이로 인한 국민연금 손실액이 최대 420억원이 될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국민의 세금인 정부 재정으로 메워 준다고 한다. 이 발표가 있고 난후에 언론, 학계, 시민단체, 네티즌 모두 이구동성으로 성토하는 분위기다. 총선을 앞두고 나온 선심성 정책이다,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다, 사회보험 원칙도 무시하는 아마추어적인 정책이다, 국민연금 자체를 흔들 수 있다 등 이유도 다양하다. 급기야는 최고 경영자 출신 대통령 때문에 대한민국 수명이 대통령 임기와 함께 끝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왜 이렇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걸까? 국민연금은 노후생계 위험을 사회적으로 분담한다는 취지로 1988년부터 시행했다. 보험료율이 평균소득의 9%에 급여율이 60%이던 것이 지난해 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40%의 급여율로 조정됐다. 연금혜택이 줄게 되어 가입자들이 노후에 빈곤을 걱정하지 않을 만큼의 소득이 못 돼 경실련에서도 최저생계비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었지만 이마저도...

발행일 2008.04.11.

스토리
지인진은 행복하다

지인진이라는 권투선수가 있다. WBC 페더급 챔피언이었던 그는 타이틀을 자진 반납하고 지난 2월 24일 K-1 데뷔전을 치렀다. 권투선수 지인진이 아닌 이종격투기 파이터 지인진으로 거듭난 것이다. 권투를 사랑한 그가 더 험난한 이종격투기 세계로 뛰어 들었을 때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권투 챔피언으로의 삶은 일천만원 정도의 타이틀 대전료, 고작 일년에 한두 차례의 시합 등 엄청난 생활고를 가져왔다고 한다. 그는 가장이었다. 마지못해 이종격투기 파이터로 전향했지만, 그에게는 돈을 벌어 권투 꿈나무를 육성하고자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그는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만 하기’ 때문에 이종격투기의 세계에 들어왔다고 했다. K-1에서도 챔피언이 되는 게 현재의 목표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챔피언이 되면 부와 명예를 누릴 줄 알았지만 환상이었고, 오히려 챔피언이 되겠다는 꿈과 목표가 있었을 때가 더 행복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새로운 챔피언이 되기 위해 지금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의 나이 올해 36살이다. “세상에는 불행과 행복이 있습니다. 불행은 과거만 떠올리고 집착하는 것이고, 행복은 미래를 보고 희망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 지인진의 말이다. 그는 과거를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만들어 가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 했다. 당장은 K-1 챔피언이지만, 권투를 사랑하기에 다시 권투 꿈나무를 육성하고자 하는 미래의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지인진이 화려한 타이틀에만 얽매이고, 지금껏 해왔던 권투만 고집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이 말을 다시 물으면, 당신은 미래의 희망을 품고 사는가? 이렇게 될 듯 하다. 요즘 지인진의 말들이 자꾸 떠오른다. 내가 시민운동, 그리고 통일운동을 하면서 지금껏 미래의 희망이 이렇게 암울했던 적은 별로 없었던 듯 하다. 시선을 잠시 한반도로 돌려보자. ‘통일’이 민족적 과업이고,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반드시 ...

발행일 2008.04.07.

칼럼
출총제 없앤다고 투자 는다는 건 환상

        "출총제 없앤다고 투자 는다는 건 환상.  삼성, 금융과 전자그룹으로 분리해가야"                                                 <강철규 경실련 공동대표 (서울시립대 교수) 오마이뉴스 인터뷰> "글쎄요. (삼성그룹이) 현재의 지배체제를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지금처럼 계열사들이 모두 얽혀 있으면 부작용이 계속 있을것이고, 이젠 금융과 전자가 분리해서 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62). 인터뷰 말미에 삼성 특검에 대한 그의 생각이 듣고 싶었다. 강 전 위원장은 공정위원장 시절에 이건희 회장 등 4대 재벌총수들을 직접 만나,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방향 등에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삼성 특검 이후에 삼성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그것은 삼성에 물어봐야지"라며 웃으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어 "지금처럼 계열사끼리 얽혀 있는 불투명한 지배체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앞으로 (삼성은) 전자그룹과 금융그룹으로 나뉘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여부에 대해선 "특검의 최종적인 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면서 "당장 이 회장이 물러나기는 어려울 것이고, 지배구조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초대 공정위원장을 지낸 그는 지난 2006년 3년 임기를 마치고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로 돌아왔다. 올해부터는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공동대표도 맡았다.  지난 1일 오후 자신의 연구실을 찾은 기자에게 강 전 위원장은 "학교로 돌아오니 자유를 만끽할수 있어 좋다"며 웃음으로 맞이했다. 그와의 만남은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삼성, 금융과 전자계열로 분리해야 한다" 우선 최근 한국사회의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강 전 위원장은 공정위원장 시절에도, 삼성의 지배구조...

발행일 2008.04.04.

스토리
대운하사업은 허망한 아이디어

                      대운하 사업은 허망한 아이디어일 뿐이다! “대운하 공약은 특정 정치인과 특정 전문가의 설익은 아이디어 수준의 빌 공 자, 공약(空約)이다 라고밖에 볼 수 없어요.” 김헌동 단장(국책사업감시단)의 대운하에 대한 첫마디다. 경실련 대학생 기자단은 대운하 사업을 불법적으로 추진하려는 정부에 제동을 건 경실련, 그 중심에 있는 김헌동 단장을 만났다. 대운하 사업에 관해 시끄러운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 세력들이 선거때마다 표심을 얻기위한 개발공약을 마치 정책인양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정권의 노무현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을 내걸었지요. 표를 얻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이 개발 공약입니다. 개발공약이 발표되면 개발 지역의 주민들은 표를 던져 주거든요. 개발공약을 쏟아내서 표를 사는 것에 능한 정치인들은 대운하를 표심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어요. 국민을 잘살게 하고, 국가를 발전시킬 비젼이 없는 사람들 이지요. ”  김헌동 단장은 대운하 사업이 실질적 비전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개발 지역민들의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운하도 결국은 노태우 정권기의 새만금 간척사업과 경부 고속철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이다.    “경부고속철도도 처음에는 ‘6년 안에 공사를 끝내겠다, 6조원이면 철도 놓는다’고 했는데 18년째 공사가  안 끝났고 비용은 30조원이나 들었어요.”   정치인들은 사업비용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고(국민이 세금으로 충당하므로), 사업기간에도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책임을 질 필요가 없으니까 계획을 세우지 않은 개발공약을 남발하고, 준비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비용이 커지고, 사업기간이 장기화되고, 결국 모든 피해는 국민들이 입는다는 설명이다.   대운하 사업의 실체는 정부측 선전과 매우 다를 수 있다. 선전에 따르면 대운하 사업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한다. 요즘 대학생들...

발행일 2008.03.31.

칼럼
말로만 머슴

                                                         이근식 경실련 공동대표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공무원은 국민의 머슴이라고 요즘 이명박 대통령이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이 말은 50년 전 자유당 시절 내가 초등학교에서 배웠던 말이다. 아마 이 대통령도 초등학교에서 배웠을 것이다. 공무원에는 물론 대통령과 국회의원도 포함된다. 당시 자유당 정부는 말할 수 없이 부패하고 무능했으나 그래도 민주주의 교육 하나는 확실히 했던 덕에, 그것이 밑거름이 되어 그 후 우리 국민들이 독재정권을 셋이나 무너뜨리고 민주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오랜 군사독재 시절 공무원은 국민의 머슴이 아니라 국민의 하늘이었고, 국민은 공무원의 밥이었다. 그 후 두 김씨 대통령도 권위의식이 대단해 여전히 머슴이 아니라 나라님이었고, 전임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위주의를 청산했으나 국민의 머슴이 아니라 국민의 지도자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말하기는 쉽고 행하기는 어려운 것이 이 대통령에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머슴이 주인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맘대로 하려는 경우가 있다. 한반도 대운하가 그런 경우다. 총선 전에 대통령 측근들은 대선 승리로 대운하는 국민들의 승인을 받았다고 강변했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것은 대운하가 아니라 정권교체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아전인수이자 견강부회가 아닐 수 없다. 과거 존경받던 어떤 목사는, 국민들이 반대한다고 대운하를 건설하지 않으면 대통령도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에도 국민들이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권력도 술처럼 냄새만으로도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원래 대운하는 대통령 후보가 내세울 구호가 못 된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면서 새로운 시대정신과 비전을 제시해야지 어떻게 토목공사를 첫째 구호로 내세울 수 있는가? 취임식에서 선진국 원년을 선포한 대통령이 어떻게 이런 후진국적 발상을 할 수 있는가?...

발행일 2008.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