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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_고계현 사무총장 신년사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경실련 가족 모두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새해를 맞이하면 누구나 그러하듯 가는 해의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끼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곤 합니다. 경실련도 2012년을 되돌아보면 좀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이 앞서곤 합니다. 특히 작년 2012년은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연이어 치루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전방위적으로 분출됐던 해였습니다. 경제민주화, 복지, 노동, 고용, 빈곤, 민생 등 이전에 다소 뒤로 밀려있던 이슈들이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등장의 저변에는 우리사회의 빈부 격차가 인계점에 이르러 더 이상 국가가 책임 있게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사회가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경실련은 197회의 성명, 71회의 보고서 및 의견서, 36회의 토론회, 11회의 기자회견, 8회의 거리캠페인, 8회의 공익소송, 3회의 청원제기 등을 통해 나름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경제민주화의 대전제인 재벌개혁을 위해 최근 재벌계열사들의 증가현황, 총수일가의 순환출자를 통한 계열사 및 금융사 지배현황 발표 등을 통한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추이를 분석했고, 공정거래법 위반 과징금 부과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재벌개혁의 당위와 필요성의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또한 총선과 대선을 맞아 언론사와 공동으로 공약검증 작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했고, 정책에 따라 후보를 선택하게끔 도와주는 후보선택도우미 프로그램(Wahlo-mat)사이트를 오픈하여 수 만 명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사회의 각 부문의 개혁과제도 마련하여 정당과 후보들로 하여금 공약을 제시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이외에도 KTX 민영화와 서울 지하철9호선 민자사업의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하여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으며, 지난 수년 동안 진행해오던 상비약 약국외 판매운동은 국회에서 입법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

발행일 201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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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평화를 묻다] 변경에 부는 아름다운 봄바람, 훈춘

변경(邊境)에 부는 아름다운 봄바람, 훈춘(琿春)   김삼수 정치입법팀 팀장 peace@ccej.or.kr           낯설다는 것은 많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생경한 문화 속 으로 들어가는 것은 언제나 가슴 떨리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잊고 있었던 익숙하고 낡고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것도 역시 벅찬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릴 적 흑백사진이 그렇고, 다락방에 먼지 쌓인 일기장이 그렇고, 우연히 발견한 옛 편지가 그렇고, 추억이 담긴 졸업앨범이 그렇고….   낯선 것이든 익숙한 것이든 우리 곁에는 그렇게 무수히 많은 아름다움이 있다. ‘나는 여행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고 했던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삶에 갇혀버린 시선을 거두고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조금은 느린 걸음과 긴 호흡으로 삶을 대한다면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여행도 어느덧 끝을 맺어야 할 때다. 이번에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오래된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한다. 이 익숙한 풍경이 조만간 사라질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고, 또 실제로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훈춘(琿春)으로 가보자.      ▲ 훈춘의 새벽시장                               ▲ 훈춘 시내 전경       동해와 태평양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   훈춘은 북중관계가 긴밀해지면서 언론에 많이 등장하여 우리에게도 익숙한 곳이다. 의화단사건(義和團事件) 때에 러시아군의 침입로가 된 곳이고, 1920년 일본군이 한국의 독립 운동자들을 대량 학살한 훈춘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훈춘이란 만주어로 변경을 뜻하는데, 남쪽으로 두만강을 경계로 북한의 라선직할시, 동쪽으로는 프리모르스키크라이(러시아, 연해주)와 국경을 접 하고 있다. 훈춘시 방천(防川)에서 막혀있기는 하지만...

발행일 20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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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읽는 고전] 죽은 햄릿의 영혼을 노래하다

죽은 햄릿의 영혼을 노래하다 셰익스피어 <햄릿> & 극단 뛰다 <노래하듯이 햄릿>   김상혁 정치입법팀 간사 noeul@ccej.or.kr       수많은 연극고전 중 햄릿을 다루지 않는다는 것은 왠지 찝찝하다. 이 찝찝함을 조금 구체화하자면 마치 계란 넣지 않은 라면을 먹는 심심함과 장시간 외출 시 핸드폰을 휴대하지 않은 불안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는 책을 읽어야 하는 답답함을 섞은 것과 같다. 그렇다면 왜 여태껏 햄릿을 다루지 않았는지는 원작과 함께 보게 될 각색작을 위해서라도 굳이 변명을 해야겠다. 최근 1년 동안 햄릿을 다룬 연극이 별로 없었다(많이 다뤘지만 게을러서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거기에 더해 ‘햄릿이야 뭐 뻔하지’ 하는 오만과 ‘언젠가 쓸 기회가 있겠지’하는 안일함으로 지금껏 미뤄왔다. 어느 날 우연한 기회가 찾아와 극단 ‘뛰다’의 <노래하듯 이 햄릿>을 접하게 됐다. 이 작품을 통해 햄릿은 살아있는 작품이며 고전중의 고전이라고 반성하며, 개운치 않은 마음을 해소하고자 이번 호의 주제를 햄릿으로 정했다.     비극을 희극적 애도로 노래하다   원작 <햄릿>의 내용은 너무나 유명해 길게 썰을 풀지 않겠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하나로 햄릿의 아버지인 덴마크 왕의 죽음에서 시작해 모든 주요 등장인물이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모두가 죽는다고 비극이라 말할 수 없지만, 극적 상황에서 비롯된 햄릿의 잔인한 고뇌를 통해 한 인생을 밑으로 쭉 끌어 당기는 중력을 느낄 수 있다. 이 무게가 관객들을 집중시키고 있어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수많은 각색 이 이뤄졌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노래하듯이 햄릿>(이하 노·햄)은 다른 각색작과는 다른 주 인공 햄릿을 등장시킨다. 왕자로 자란 아이, 생각이 많아도 너무 많은 귀찮은 중생 같은 어린아이로 설정하며 햄릿을 희극적 인물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죽은 햄릿의 얘기를 듣는다. 얼마나 한이 많으면 이승과 저승의 중간쯤 ...

발행일 20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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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그래도…?'라는 물음에 대답은 늘 뻔하다

‘그래도…?’라는 물음에 대답은 늘 뻔하다 사랑의 변태(變態)를 여자의 눈으로 그려낸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안세영 회원홍보팀 간사 sy@ccej.or.kr     ‘우리도 사랑일까?’, 이 촌스러운 제목의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영화 ‘봄날의 간다’에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는 상우(유지태 분)의 물음에 대한 여자의 담담한 대답이다. 영화 속 미셸 윌리엄스는 “사랑이 이렇게도 변하더라. 그리고 사랑은 그렇게 계속 변하는 것”이라고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일러주고 있다.       예쁘지 않아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 마고(미셸 윌리 엄스 분)는 낯 설고 주의를 요하는 환경을 무 척이나 두려워한다. 낯선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할 때,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될 긴박한 상황에서 그녀는 엉뚱하게도 몸이 불편하다는 ‘거짓말’로 휠체어를 타고 누군가가 이끌어주는 대로 공항 대기실까지 이동한다. 그녀가 두 다리로 걷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사실을 알고 있는 대니 얼(루크 커비 분)은 호기로운 눈빛으로 비행기 옆 좌석에 앉은 그녀에게 말을 건다.   사랑은 늘 설렘과 끌림에서 시작된다. 새로운 것에서 오는 호기심, 그리고 알아가면서 느끼는 희열, 정복하고자 하는 욕구까지 오래된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러한 감정들을 영화에서는 여체(女體)를 통해 사실적으로, 그리고 일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마고가 친지들과 함께 간 수영장 샤워실에서 ‘오래된 것’을 대표하는 나이 든 여성의 몸과 ‘새로운 것’을 상징하는 젊은 여성의 탄탄한 몸을 뚜렷하게 비교하며 보여준다. 사실 여자의 눈으로 보는 여성의 몸이라는 것은 ‘삶의 일부분’으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영화에 비춰지는 여성의 몸은 ‘늘’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시간이 지나면 사랑이, 또는 사랑하는 대상이 빛을 바래듯이 여성의 몸도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살이 늘어지고 주름이 생기고 생기를 잃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봉긋한 가슴과 쭉 뻗은 다리를 지닌 여...

발행일 20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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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1일 1식'이 과연 좋을까?

 '1일 1식'이 과연 좋을까?   김철환 상임집행위원 인제대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금연클리닉   "공복이 내 몸을 살린다!" "1일 1식하면 장수한다"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 건강은 나빠진다."     요즘 이런 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루 한 끼 식사가 오히려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라고 역설하는 일본 의학박사 나구모 요시노리 박 사의 말이다. 그는 ‘영양을 계속 섭취해야 건강하다는 생각은 낡은 사고방 식’이라고 단언하며, 공복 상태에서 ‘꼬르륵’ 하고 소리가 나면 몸이 젊어 진다고 하고, 그 때 장수 유전자가 작동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이런 주장이 옳은 주장일까?     만약 '1일 1식'하더라도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면 문제는 없다. 똑같이 '1일 3식'하더라도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 루 섭취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문제는 없다. 문제는 필요한 영양소를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문제이지 하루 한 번 먹어야 좋 고 하루 세 번 먹으면 나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하루 한 번 식사하든지, 세 번 식사하든지 영양의 균형이 유지되면 좋고 불균형이 생기면 나쁜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이 하지 않는 사람보다 오래 살고 더 건강하다는 것이 다. 아침 식사가 낮 시간 동안의 뇌활동과 근육 활동을 돕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침 식사는 꼭 챙겨먹어야 한다.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면 공복 시간이 길어져 점심때쯤 식욕이 왕성해지고 저녁에는 더 큰 공복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점심과 저녁식사에 과식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아침과 저녁 중 식사의 양과 내용이 같더라도 체내에서는 아침식사는 에너지를 소모하는 방향으로 가나 저녁식사는 에너지 저장 쪽으로 간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고자 할 때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되 식욕이 없더라도 아침식사는 간단하게라도 꼭 챙겨 먹어만 점심, 저녁 식사의 과식을 막을 수 있다. 나는 의사로서 가...

발행일 20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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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이야기] 흥국생명에게 '위기'란?

흥국생명에게 ‘위기’란? 김연경 선수 사태 그리고…    박지호 소비자정의센터 간사 jhpark@ccej.or.kr   흡입력이 강한 칼럼은 아니지만, 실수로 자꾸 <스포츠 이야기>를 펼치는 독자 분들께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어느새 네 번째 <스포츠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정통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없는 것 같다. 대부분 특정 기업 혹은 기업인과 연관이 되어 있다. 스스로도 글을 마칠 때마다 비탄에 빠진다. 하지만 특정 기업 혹은 기업인에 대한 비판이 결국 스포츠와 우리 사회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잊지 않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 여자 배구계 ‘메시’   배구계 ‘사기캐릭터’ 등장!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기를 구사하는 캐릭터이다. 신장 192cm, 스파이크 높이가 307cm, 서전트 점프(제자리 높이 뛰기) 60cm에 육박한다. 그녀는 이렇게 불리운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 “여자 배구의 메시” 그렇다. 이번 <스포츠 이야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사랑하는 배구계 슈퍼스타 김연경 선수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의 굵직한 경력과 수상을 짧게 말해보겠다. 국내 V리그 데뷔 첫 해 신인왕, 득점왕, MVP 등 6개의 상을 휩쓸었다. 일본에 넘어가서는 2011년 일본 V리그 여자부 최우수선수상. 2012년 터키 페네르바체 유니버셜 소속으로 CEV(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MVP와 최다득점상.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음에도 여자 배구 MVP에 선정. 올림픽 4위 팀에서 MVP가 나온 건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정도면 ‘여자 배구의 메시’로도 부족한 느낌이 든다. 메시에겐 호날두라는 라이벌이 있으니, 김연경 선수는 가히 세계 제일의 천재 공격수라 불릴 만하다.     ▲ 지난 10월 9일 김연경 선수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FA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     ‘사기캐릭...

발행일 20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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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칼럼] 정책선거 유감

정책선거 유감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kokh@ccej.or.kr   후보자의 정책은 후보들이 국내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그리고 당선된다면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국정운영에 임할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후보자는 유권자가 자신을 선택하도록 설득하는 기제로서, 또한 유권자는 후보자 선택하는 기준으로서 정책이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중요함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선거 때마다 정책선거를 학계나 시민단체, 언론 등에서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과거 우리 선거가 정책보다는 지연이나 학연 등 전근대적 기준에 의해 좌우된다는 부정적 평가가 상존했기 때문에 이번 18대 대선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정책선거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기대가 높다.   역대 우리 대선은 부족하지만 유권자들이 선택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후보들을 상징하는 정책공약이나 가치들이 제시된 바 있다. 71년 7대 대선 때는 박정희의 ‘경제개발론’ 대 DJ의 ‘대중경제론’, 대통령직선제로 다시 복귀한 87년 13대에서는 노태우의 ‘보통사람론’ 대 DJ,YS의 ‘군정종식론’, 92년 14대 때 YS의 ‘신한국창조론’ 대 DJ의 ‘정권교체론’, 97년 15대 대선에서는 이회창의 ‘세대교체론’, DJ의 ‘정권교체론’, 이인제의 ‘3김 청산론’, 2002년 16대 때에는 노무현의 ‘반부패 특권청산 정치개혁론’ 및 ‘지방분권론’이 제기되어 정책선거의 흐름이 유지된 바 있다. 나름대로 그 시대를 대변할 수 있는 가치와 주장들이 정책으로 또는 슬로건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났다. 역대 대선이 오로지 이런 가치와 부합한 정책들에 의해서 진행되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래도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를 제시해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18대 대선은 법정 선거운동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유력 후보들을 뚜렷하게 상징하는 정책이나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선거가 끝나면 이번 대선은 정책이나 공약 없는 선거로 기록될 듯싶다. 박근혜, 문재인...

발행일 20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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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진 칼럼]한국은 완전히 벌거벗은 나라 됐다

올 것이 왔을 뿐이다 수출 위주 고환율 정책 서민물가 상승 가져와 성장·복지 선순환 위해 정부 개입·규제도 필요 임현진 경실련 공동대표(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우리는 건국이래 최대의 국난이라는 외환위기를 겪었다. 지난 1998년 새로 출범한 김대중 정권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52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고 4대금융ㆍ기업ㆍ노동ㆍ공공 4대 부문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한국은 2년 만에 IMF 구제금융으로부터 졸업했다. 당시 IMF는 한국을 국가부도 위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나는 당시 한국의 미래를 낙관보다 비관으로 전망했다. 자업자득(自業自得)ㆍ구제불능(救濟不能)ㆍ인생실난(人生失難) 이 세 가지가 당시 내가 내다봤던 미래였다.  오늘날 한국이 미국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러시아ㆍ일본 등과 같이 인구 5,000만 명에 일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20-50클럽에 속한다. 세계경제 10위권 국가로서 주요 20개국(G20)을 주도했다고 자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심각한 계층ㆍ지역ㆍ세대ㆍ이념 갈등과 반목을 고려하면 IMF식 신자유주의 발전 노선과 방식에 기본적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냉철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의 3주체라 할 정부ㆍ기업ㆍ가계부채는 엄청나게 늘어나 있다. 정부 500조원, 기업 2,000조원, 가계 1,100조원 등 모두 합쳐 3,600조원으로 우리 한 해 국내총생산(GDP)의 무려 세배에 달한다.  국가부도ㆍ기업도산ㆍ가계파괴가 서로 연계돼 실업고통ㆍ유대파괴ㆍ가족와해ㆍ범죄증가에 따라 불안ㆍ불신ㆍ불통이 확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극심한 사회적 양극화의 와중에서 중산층의 해체는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 인구 6명 중 1명은 연간소득이 1,000만원에 못 미치는 빈곤층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우리 국민의 64.6%가 빚을 지고...

발행일 2013.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