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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사람들] "출범 첫 해, 공약 후퇴시 강도 높은 목소리내야"

"출범 첫 해, 공약 후퇴시 강도 높은 목소리내야"         채원호 신임 정책위원장을 만나 안세영 회원홍보팀 간사 sy@ccej.or.kr         대한민국에 새 대통령이 취임했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도 새 리더쉽이 섰다. 새롭게 정책위원장을 맡은 채원호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러 화두와 담론이 혼재한 지난해, 고전에서 해답을 찾았다고 한다. ‘기인존 즉기정거, 기인망 즉기정식(其人存 則其政擧, 其人亡 則其政息)’은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정치는 흥할 것이고, 그런 사람이 없으면 그 정치는 쇠락하고 말 것이라는 공자의 말이다. ‘인치’는 전근대적이고, ‘법치’는 근대적인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이야기이다. 중국에서 법치는 전제정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됐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고, 도덕적인 각성을 중심으로 하는 인치가 훨씬 더 유연하고 좋은 정치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성장 논리가 아닌 삶의 질 향상에 주목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기대하는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은 ‘인치’를 통해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가. 채원호 정책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았다.   Q. 경실련과 첫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A. 2000년 봄 무렵, 한국행정학회에서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로부터 경실련 운동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김태룡 교수는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장으로 활동 중이었는데 전국 230개 기초지자체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 발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Q. 어느덧 14년째이다. 경실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  A. 지방자치를 전공했기 때문에, 정부개혁과 관련된 활동이 가장 보람 있고 기억에 남는다. 특히 공공기관에 정부공개를 청구했을 경우 해당 부서에서 정보공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공개 혹은 미공개 결정에 대해 청구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정보공개심의회’가 열린다. 하지만 제대로 서면심의 조차 실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전 정부부처의 정보공개심의회...

발행일 201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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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정당공천의 진실 Q&A

   지방선거 정.당.공.천.의 진실  Q & A      Q1. 지방정치인을 정당에서 공천을 하면 지방자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지방자치를 발전시키고 지역발전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방정치는 뿌리가 뽑히게 되고 중앙정치가 지방자치를 대신하게 됩니다. 전국을 무대로 하는 정당은 본질적으로 전국적인 획일적 정책을 추진하는 정치단체입니다. 지방마다 각각 다른 환경과 특성을 고려해서 지방마다 고유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지방정치를 위해서 전국정당은 태생적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정당이 지방정치에 개입하여 지배하게 되면 지역형편에 맞는 지역발전을 어렵게 되고, 지방정치는 중앙의 지침을 획일적으로 집행하는 하급기관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실제로 정당개입을 통해서 지방선거는 전국적인 이념분쟁이 지방으로 확산되고, 지역현안문제는 실종되고 지방선거가 전국선거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아 왔습니다. 정당공천을 받아 당선된 지방정치인이 지역현안에 열중하기 보다는 특정정당의 전국적인 정책을 따르느라고 지역발전은 뒷전인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Q2. 그런데 민주통합당에서는 왜 정당공천을 고집하고 있습니까? 정당공천은 누구의 이익을 보장하게 됩니까? 주민의 복리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입니까?   정당공천을 고수하는 이면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적나라한 기득권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정당공천을 미끼로 지방정치인에게 올가미를 걸어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사익을 위해 하수인처럼 부리려는 의도가 정당공천을 고집하는 실질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방정치인은 공천을 받기 위해 금품제공이나 충성서약, 국회의원 선거운동 등 지역구 국회의원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는 순간 지방정치인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되며,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을”의 입장에 처하게 됩니다. 국회의원들이 정당공천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부...

발행일 2013.04.04.

칼럼
[칼럼] 정종 김치, 뫼비우스 띠, 그리고 만남_노귀남 미시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정종 김치, 뫼비우스 띠, 그리고 만남   -변경문화를 찾아서-   노귀남 미시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중국 재래시장에서 김치를 직접 담가서 파는 한국 사장을 만났다. 그는 한족 시장바닥에서 원조 김치격인 ‘정종 김치’로 성공하고 있다. 정종(正宗)이란, 중국에서는 정통, 원조, 전통의 뜻을 가진다. ‘원조’를 붙여 시장 쟁탈을 하듯이, 정종이란 말을 써 붙여 가짜가 아닌 어떤 정통성을 광고한다.   그 사장한테서 김치 담그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종 김치’는 중국식 김치가 된다. 이 김치는 중국사람이 만든 것과는 맛과 질이 달라 정종 김치로 인정받고 있다. 대개 중국사람은 절인 배추에 고추장을 넣고 김치를 담그는 줄 알 정도로 원조 김치를 잘 모른다. 시장에서 파는 중국식 김치를 보면 고추의 붉은 기운이 죽어 거무칙칙하다. 설탕 대용으로 쓰는 ‘탕진’이 맛과 색을 변형시켜 도무지 김치맛이 나지 않는다.        그 사장은 처음에 한국 원조 김치를 담가서 재래시장판에 나갔다. 팔긴 했지만 맛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단다. 입맛이 달랐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중국 입맛을  찾아내 맞춰 나갔다. 그곳 사람들은 젓갈이 아주 조금만 들어가도 그 비린 맛이 거슬린다고 하여 그것을 대용할 재료를 찾아야 했다. 또 단맛을 좋아한다고 설탕으로만 대신하면 안 된다. 마늘보다 생강을 많이 써야 한다. 이렇게 조금씩 맛을 개선하면서 그 바닥 시장에서 최고의 맛으로 승부할 수 있었다. 물론, 신 김치는 거의 팔리지 않아 재고를 남겨도 안 되지만, 1근(500g)에 8원씩 하는 김치가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란다.   그의 사업은 김치장사만이 아니다. 김치전, 떡볶이, 김밥 등과 함께 한국식 밑반찬과 한국 일용상품, 전자제품, 화장품 등 종합상사가 부럽지 않게 노력했다. 처음에는 중국말도 잘 못하면서 시작한 김치 장사가 3년차 접어든 지금에는 만만찮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것은 일상과...

발행일 2013.03.27.

칼럼
[칼럼] 북한 사람도 웃으며 살까_전영선 건국대 HK연구교수

북한 사람도 웃으며 살까     전영선(경실련 통일협회 이사, 건국대 HK연구교수)     북한 사람도 웃으며 살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포토피디아 북한편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2011년 북한 사진을 수록한 스마트 폰 앱이 나왔다. 낯선 땅, 쉽게 갈 수 없는 북한에 대한 사진이어서인지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나오자마자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을 모앗다. 포토피디아는 세계 각국의 생활사진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포토피디아 북한편의 사진은 프랑스 여행사진작가 에릭 라프로그가 2008년부터 4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하면서 찍은 사진 1,300여장이 들어 있었다. 영어를 비롯하여 7개 언어로 만들어져 있어,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 세계 어느 곳에서 누구나 무료로 북한의 일상생활 사진을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일상의 생활, 일상의 모습   포토피디아 북한편에 실린 대부분의 사진은 북한 주민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었다. 피자가게 앞에서 피자를 들고 있는 요리사, 전자오락실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텔레비전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는 아이들, 만경대 유희장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여자 군인,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양산을 사이에 두고 다정하게 앉아 있는 뒷모습, 핸드폰으로 벽화사진을 찍고 있는 남자, 영어로 ‘이탈리아’라고 쓰여진 운동복을 쓰고 있는 아이, 맥도날드 글자가 선명한 셔츠를 입고 있는 아이, 나이키 상표가 붙어 있는 모자를 쓰고 웃고 있는 남자, 가족 나들이 나온 사진 등등이었다. 북한 관련 서적이나 잡지에서 볼 수 있는 사진 정도라고나 할까. 카메라의 초점은 주로 여성과 어린이, 가족에게 자주 맞춰져 있었다. 놀이공원에서 즐거워하는 아이들, 가족나들이 하는 모습, 남녀의 데이트 장면도 있고, 아리랑 공연 장면, 종교시설도 있다. 주로 일상 속에서 카메라에 비춰진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었다. 꾸미거나 숨길 것 없이 사진 작가의 시야에 비춰진 북한 사람들의 모습이었...

발행일 2013.03.19.

칼럼
[칼럼]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원칙을 고수해야_김근식 경실련통일협회 운영위원장

[칼럼]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원칙을 고수해야   김근식(경실련통열협회 운영위원장)                   드디어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다. 임기 5년을 시작하는 새 정부 앞날에 희망과 기대가 우선이어야 함은 당연하다. 대한민국이 평안하길, 국민이 행복하길, 한반도가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은 그래서 지지자나 반대자나 한결같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대외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다.   미중간 협력보다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중시정책은 중국에겐 포위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필리핀, 베트남을 미국은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동북아 헤게모니를 놓고 벌이는 중일간 갈등은 센카꾸에서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가고 있다. 탈냉전 이후 최대의 군비경쟁 지역임에도 동북아에 지역 협력과 안보를 논의할 수 있는 다자안보협력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전히 북핵은 미해결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문제와 대만문제는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동북아의 화약고이다.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는 동북아와 한반도의 불안정성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대북정책추진을 어렵게 하는 객관적 대외환경이다. 당장의 북핵실험 국면을 극복해야 하고 다루기 힘든 북한과 남북관계의 새판짜기를 추진해야 한다. 미중 사이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지혜를 짜야 한다. 한중관계, 한일관계 어느 것도 쉽고 단순한 해법은 없다. 복잡하고 어려운 대외정책 환경을 전제로 이제 박근혜 정부는 임기 5년의 외교안보정책의 시동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원칙은 확고하게, 해법은 유연하게’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칙과 소신이 강한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다. 복잡다단한 대외환경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도 대통령의 강력한 원칙과 소신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국익에 필요한 외교안보정책의 포기할 수 없는 원칙은 바로 한반도 평화와 화해협력의 남북관계이다. ...

발행일 2013.03.13.

칼럼
[칼럼] 지속가능한 남북 간‘신뢰’는 남북경협을 토대로 구축되어야 한다_임을출 경실련통일협회 정책위원장

  지속가능한 남북 간 ‘신뢰’는 남북경협을 토대로 구축되어야 한다.     임을출 경실련통일협회 정책위원장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과 차별화를 꾀하며 “대북정책도 진화해야 한다. 유화 아니면 강경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방침은 3차 핵실험 이후 지금처럼 안보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더욱 적실성을 갖는 방향인 것 같다. 재재 혹은 군사적 대응 일변도가 아니라 최소한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의 물꼬를 전제조건 없이 틔워주는 균형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개발은 장기적인 국제고립의 산물이고, 남북간 국력격차의 산물이고, 북한경제 파탄의 산물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남북간 격차가 벌어질수록 체제안전의 담보인 군부의 입김이 세지고, 대외 강경책을 통해 대내 결속력을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핵개발은 경제적 어려움을 포함한 총체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인 것이다. 이런 북한 정권에 대해 군사적 대응만으로 맞서는 것은 자해행위나 다름 없다.   새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경협 확대발전을 통한 북한의 개혁개방 촉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북한이 마음 놓고 개혁개방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 비정상적인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북핵문제, 한반도 정전상태 등 북한의 개혁개방을 가로막는 수많은 장애요인들을 점진적으로 제거해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개혁개방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압박·제재보다 격려와 독려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가 있다.   다양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 지도부에게 자국의 개혁개방의 경험을 전수받아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지원과 체제보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라고 설득해 왔다. 중국 지도부는 무...

발행일 2013.03.06.

칼럼
[함께 걷다] “화장실 하나 만들기 참~ 어렵네”

“화장실 하나 만들기 참~ 어렵네”  몽골 국제개발현장 리포트 안세영 회원홍보팀 간사 sy@ccej.or.kr   몽골의 하늘은 ‘곧다’. 티끌 하나 없는 100% 파랑이 색종이처럼 하늘에 펼쳐져있다. 혹여 뭉게구름이 유랑할 때면 눈부신 연두빛 초원에는 짙푸른 그림자가 구름의 꼬리를 잡고 땅위를 함께 거닌다. 하늘과 초원이 가감 없이 선명한 지평선을 그리는 곳, 모든 게 분명해서 거짓이 없는 곳이 바로 몽골이다.    몽골은 한국의 NGO들이 앞다투어 개발협력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코이카(KOICA)에서 두번째로 많은 단원이 파견될 정도로 국제개발현장의 ‘핫 플레이스’이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3시간30분이면 도착하는데다가 잘 알다시피 엉덩이에 ‘몽고반점’을 가지고 태어나며, 생김새도 비슷하고 말의 어순도 같다. 몽골의 국적기 몽골항공은 대한항공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한 대의 항공기에서 시작됐을 정도로 우리나라와 몽골의 원조역사는 깊다. 국산 공산품의 인기가 좋고 우리나라 가요를 따라 부를 정도로 대한민국에 우호적인 몽골인들의 태도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외국인노동자 혹은 유학생으로 한국에 체류한 경험이 있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몽골인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NGO가 쉽게 개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4개월동안 1년치 작업을 모두 끝내야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Ulaanbataar)는 ‘붉은 영웅’이라는 뜻으로 전 세계 수도 중에서 연평균 기온이 가장 낮은 도시이다. 필자는 울란바타르 외곽의 빈민촌에 교육센터를 만들고 운영하는 임무를 띠고 2009년 9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약 1년반동안 이곳에 머물렀다. 한 달이 봄, 한 달이 여름, 한 달이 가을 그리고 나머지 아홉달이 겨울인 이곳 계절의 특성상 울란바타르에 주재하고 있는 NGO 단원들에게 여름은 가장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또한 가장 바쁜...

발행일 2013.02.06.

칼럼
[문화산책] 숙명과 어긋난 욕망에 갇힌 인간들의 삶

숙명과 어긋난 욕망에 갇힌  인간들의 삶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정지영 경제정책팀 간사 ji500@ccej.or.kr   133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로 건축학도에게는 꼭 한번 가 봐야할 순례지이며 유럽 여행 패키지에 빠지지 않고 꼭 들어있는 노트르담 대성당. 성당 자체로도 유명하지만 빅토르 위고의 소설과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배경으로 더 유명하다.   빅토르 위고는 노트르담 대성당 성벽에 새겨진 ‘ANArKH(아나키아)’라는 글자를 발견하게 되는데 ‘ANArKH(아나키아)’는 그리스어로 ‘숙명’을 뜻한다고 한다. 빅토르 위고는 이 단어를 돌벽에 새긴 이의 고통을 생각하며, 노트르담 대성당을 무대로 ‘숙명’이라는 틀 안에서 중세시대를 살아간 인물들을 소설로 풀어냈다. 뮤지컬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토대로 노트르담 대성당을 나타내는 거대한 성벽을 무대에 옮겨왔다.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의 감동적인 멜로디에 뤽 플라몽동(Luc Plarmondon)의 문학적인 가사가 입혀진 노래가 더해져 작품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이는 지극히 예민하지 못해 꺼내 보이기 민망한 내 수줍은 감성마저 절로 머리를 숙이게 만들었다.    지난 해 오리지널 공연팀의 내한공연 소식을 접하고 모든 일을 제쳐둔 채 한 달 점심값을 웃도는 비용을 감내하면서 서둘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예매했다. 매달 들어오는 ‘뻔한’ 월급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대형 뮤지컬 공연비를 빼고 남은 돈으로 한 달을 버텨내야 했기에 이런 문화를 즐기는 것 자체가 그 당시 내겐 나름대로 큰 희생이었다.    공연은 무대위의 노트르담 대성당 거대한 성벽을 타고 오르내리거나 바닥에 힘없이 누워있는 집시와 부랑자들 속에서 음유시인 그랭구아르(Gringoire)가 나타나 새로운 천년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대성당들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로 시작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대성당들의 ...

발행일 2013.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