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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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릴레이인터뷰]발랄한 예비엄마의 유쾌한 이야기_회원홍보팀 김인선 간사

회원홍보팀 김인선 간사 인터뷰  이 사람을 보면 왠지 '명랑, 쾌활, 활달'과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그녀. 어쩌면 나에게는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왠지 닮고 싶은 사람. 바로 그 사람은 경실련 회원홍보팀 김인선 간사이다.  회원홍보팀은 4층에 위치해 있어 평상 시 교류가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다소 어색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녀의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인해 이러한 어색함은 금방 사리지게 된다. 업무를 익히고 수행하느라 정신이 없고 개인적으로도 결혼과 출산준비에 바쁜 상황 속에서 잠시 시간을 내어 입사 후 그 동안 말하지 못했던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Q.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먼저 축하 인사를 드린다. 얼마 전에 수습간사에서 정간사로 발령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인 소감은 어떠한가? A. 입사 후 다른 간사들과 달리 수습기간에 바로 업무인수 인계를 받은 상황이라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정간사로 발령을 받은 후에는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도 더 생기게 되었고 수습 때와는 다르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Q. 입사를 한 후 회원홍보팀에 배치되어 업무를 시작한 지 꽤 시간이 지난 것 같다. 회원홍보팀 업무를 하면서 좋았던 점과 혹시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가? A. 경실련 회원관리시스템이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어 회원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반면, 회원관리 업무를 이전에 전문적으로 수행해본 적이 없어 잘 꾸려 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던 것이 어려웠던 점이다. Q. 회원 참여를 위해 평소에 생각하거나 혹시 구상하고 있는 사업은 있는가? A. 현재 특별히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없다. 하지만 다른 시민단체들의 회원관리시스템에 관한 내용들을 찾아보거나 자주 살펴보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신입회원의 경우에는 한 달 또는 두 달에 한 번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발행일 2013.01.02.

칼럼
[새 대통령에 바란다] 시대정신 읽는데서 출발해야_임현진 공동대표

한국의 정치는 변화보다 윤회(輪回)가 많다. 민주화 25년이면 강산도 두 번은 바뀌었을 텐데, 여전히 국가는 국민 위에 있고 통치가 협치(協治)를 누르고 있다. 광복 이후 열 분의 대통령이 오고 갔지만 포용과 애정보다 독선과 기만으로 얼룩진 분들이 많았다고 생각된다. 부국강병, 국리민복, 민생복지 등 좋은 얘기는 많았지만 대체로 구두선으로 끝났다. 나라와 겨레를 위해 헌신하려는 순정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지역이나 집단 혹은 가문의 포로가 되어 정명(正命)과 공사(公私)를 가리지 못한 대통령들이 적지 않았다. 성공한 대통령보다 실패한 대통령이 많았던 이유다.  내일 우리는 새 대통령을 맞이한다. 대한민국이 중심부로 도약하는가 아니면 주변부로 추락하는가 하는 역사적 기로에서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국의 권력개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미래 창발적 변혁과 쇄신을 통해 급변하는 국제정치와 세계경제의 흐름 속에서 한국호(號)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현명하게 이끌어야 할 소명을 지니고 있다.  새 대통령은 오늘의 시대정신을 잘 읽어야 한다. 복지 대 성장, 환경 대 개발, 평화 대 전쟁, 자주 대 외세, 통일 대 분단 등 이분법적 발상을 지양하고 국민을 중심에 둔 ’균형감과 합리성’으로 정책을 펴나갈 필요가 있다. 위로부터의 리더십을 밑으로부터의 폴로십으로 채워야 한다. 이제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구별하고, 실사구시의 정책으로 민생을 보듬어야 한다. 국민을 담보로 미래를 희생하는 인기영합적 정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세계화 시대에는 특정 이념에 포획되기보다 좌우 극단은 버리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갖는 여러 정책들을 민생개혁을 위해 배열하는 통합적 구심력을 행사해야 한다.  새 시대, 새 정치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역사는 누적적이지 단절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과거와 미래의 대화로서 역사, 그것은 항시 현재의 눈으로 조망된다. 새 대통령은 이러한 역사...

발행일 2012.12.21.

스토리
[릴레이인터뷰]여기 괜찮은 총각 있수다_신동엽 간사

경제정책팀 신동엽 간사 인터뷰 이 남자 심심하다. 분야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딱히 좋아하는 게 없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반지의 제왕’이란다. 음악적 취향은 차마 묻지 못했다. 대학로 인근에 거주하며 ‘낙산공원’ 한 바퀴 둘러보는 나들이 빼면 별다른 취미랄 것도 없다. 다만, 지금의 모습은 10대 후반에 이미 완성됐을 것이리라. 이 남자 삼삼하다. 다소 장황하고 고저장단이 없긴 하나, 사색이 깃든 화법을 구사한다. 솔직한 듯 단호하고, 담백한 듯 사려 깊다. 습관처럼 옹동그리는 입술과 차분한 눈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풍모의 초상은 사진보다 수묵화가 썩 잘 어울릴 것 같다. 정말이지 유명한 이름을 가진 남자, 경실련 경제정책팀의 신동엽 간사.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상케 하는 1문1답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정. 경실련 생활을 어떤가? 신. 현재 경제정책팀에서 ‘재정/세제’와 ‘노동’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경제정책팀에 배치된 초반에는 ‘농업’과 ‘통상’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다른 팀원들과 업무를 분장하는 과정에서 변동이 있었다. 경제정책팀에서 보낸 시간이 석 달 조금 못 미쳤는데, 아직까지는 공부거리도 많고 일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 부산 참여연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부산과 서울, 참여연대와 경실련을 비교하자면? 신. 부산 참여연대에서는 지역의 현안 중심으로 늘 현장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그런데 경실련에서는 마치 ‘연구원’과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미시적 현안에 집중해야하는 지역 시민운동과 거시적 정책을 다루는 중앙 시민운동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고, 참여연대와 경실련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정. 서울에서 객지생활은 어떤가? 신.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전에도 서울에서 거주하며 일했던 적이 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고, 대학생활 때도 자취를 해서 생활 자체는 익숙하다. 다만, 집에서 어머니가 지어주시는 밥과 연로하신 부모님 생각에 쓸쓸할 때가 있긴...

발행일 2012.12.19.

스토리
[릴레이인터뷰]굽이굽이 넘어가는 삶의 길에 재미난 이야기꾼_정회성 간사

정회성 (사)경실련도시개혁센터 간사 인터뷰 아직 인생을 오래 살진 않았지만, 나름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오름과 내림이 많은 삶이란 길을 걷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누구보다 빨리 가야하는 데 장애물이 있다. 누군가는 앞서 장애물을 애써 걷어내며 앞을 향해 간다. 여유가 없다. 이 때 ‘아라비안 나이트’에 등장하는 셰에라자드와 같은 이야기꾼이 있다면 장애물로 인해 길이 막혀도 돌아가는 여유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가 하면 재미있고 누가 하면 재미없다고 느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풀어내는 것은 그 소재가 무엇이냐도 중요하지만 화자의 말투와 뉘앙스, 구성 등이 중요하다. 그런 이야기꾼이 주위를 둘러보면 한두명 있을까? 이 곳 경실련 사무국에는 준비된 이야기꾼, 정회성 (사)경실련도시개혁센터 간사가 있다. 그를 통해 앞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을 것인데 그 전에 그의 삶을 들어 보자. Q. 살면서 가장 재밌게 해본 일이나 행동은 무엇이 있나? A. 중학생 시절에 영화를 정말 좋아했다. 그때 동네 비디오대여점에서 빌려볼 수 있는 영화는 모조리 다 봤다.(19금 빼고!!) 어떤 날엔 비디오대여점 주인아저씨가 “마침 잘 왔다”며 가게를 잠시 봐달라고 할 정도였다. 함께 어울렸던 친구들도 영화를 좋아했는데, 친구들과 영화 속 장면을 패러디하며 “이거 어느 영화의 어느 장면이게?”라며 맞추기 놀이를 하면서 놀았다.  조악한 가정용 캠코더로 친구들과 중학 2학년 여름방학엔 단편영화 한 편을 찍기도 했다. 영화이야기로 죽이 잘 맞던 친구를 따라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할 정도였다. 그렇게 중학교 시절 영화를 보며 친구들과 어울렸던 때가 생애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던 시절 같다. 수집욕구 같은 게 있어서 그 때 집에 모아 둔 비디오테이프가 500∼600개 정도 됐고, 친구들에게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것도 수두룩하다. 아마 그 시기에 국내에서 떠돈 영화는 다 꿰...

발행일 2012.11.21.

칼럼
[김성훈 칼럼]대선 후보들의 간과한 대북공약, 1% 선행조건

<25> 식량ㆍ농업 협력이 남북간 신뢰형성의 열쇠이다   1998년 11월 첫 번째로 속초항을 떠나 북한의 장전항으로 향하는 설봉호 선상에는 고 이보식(李輔植) 산림청장의 특명을 받은 산림 병해충 전문가 한 사람이 타고 있었다. 관광객의 신분으로 금강산 노송(老松; 소나무)들에 솔잎 혹파리병이 감염됐는가를 확인해 오라는 당부를 받고 나선 길이다. 2박3일 동안 남들은 풍악산(楓嶽山)의 절경에 황홀하여 관광에 여념이 없을 때 그의 카메라는 짐짓 금강산 비경을 찍는 척 봉래산의 낙락장송(落落長松)들의 잎, 가지와 줄기 상태를 담는 데 일편단심이었다.   수년내 사라질 운명의 금강산 노송들 귀국하여 농림장관실에서 당사자와 산림청장 등 관계자들이 함께 펼쳐 든 사진들을 판독하면서 모두들 깜짝 놀랐다.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수천년동안 금강산의 비경과 함께 시인 묵객들의 찬탄의 대상이 되어 온 천연기념물과도 같은 낙락장송들이 솔잎혹파리의 공격을 받아 수년내 금강산에서 사라질 운명이었다. 앞으로 전개될 유병상태를 점검해 볼 때 그리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금강산의 솔잎혹파리들은 남쪽에서 건너 간 것으로 남측도 그 책임과 원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일제시대 전라남도 목포에 입항한 목재와 함께 묻어 들어 온 솔잎혹파리들이 연평균 4㎞ 가량 북상하면서 남한의 숱한 소나무들을 쓰러뜨렸고 마침내 강원도 일원에서 완전히 퇴치된 것으로 믿어 왔던 터였다. 그 녀석들이 우리 민족의 성산, 세계적 자연ㆍ문화유산인 금강산에서 그것도 남한의 전문가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그 해충에 대한 사전 지식과 정보 그리고 방제용 약제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북녘 땅으로 넘어 간 것이다.   우리 민족 공통의 세계적 명승지 금강산까지 침입하다니, 그렇다고 지난 50년 동안 외교관계가 없었던 분단상태라는 이유만으로 그냥 모른 체 넘어가기엔 인류의 보편적인 양심과 우리 조상과 후손들에게 뵐 면목이 없을 것 같았다. 농림관료끼...

발행일 2012.11.12.

스토리
[릴레이인터뷰]“온 세상이 다양한 사람들의 무대가 되길”김상혁 정치입법팀 간사

“온 세상이 다양한 사람들의 무대가 되길” 김상혁 정치입법팀 간사 인터뷰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길 좋아했던 셰익스피어는 ‘온 세상은 무대이고 모든 여자와 남자는 배우일 뿐이다. 그들은 등장했다가 퇴장한다. 어떤 이는 일생동안 7막에 걸쳐 여러 역을 연기한다’ 고 했다. 각자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터닝 포인트가 있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한번, 어떤 사람에게는 여러 번에 걸쳐 찾아오기도 한다. 그로 인해 직업이 바뀌기도, 환경이 180도 바뀌기도 한다.   김상혁 정치입법팀 간사에게 인생의 전환점은 2번 있었다. 1막에서는 감수성 풍부한 미대생에서 비판적인 정치외교학도로 변신했고, 2막에서는 경실련 간사로서 시민운동을 몸소 실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극단에서 배우로, 시민단체에서는 열정적인 간사로, 활발하게 사회참여를 이어가고 있는 김상혁 간사를 만나 경실련과 극단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곧 대선이다. 정치입법팀에 있으면서 지금 한창 바쁜데 하고 있는 일들은 무엇인가? A. 유권자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는 후보자들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다. 우선 경실련 주최 정책 토론회를 열기 위해 대선후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에 참석을 요청했다. 또한 유권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책과 가장 일치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책선거도우미 사이트(vote.ccej.or.kr)를 운영하기 위해 각 선거 캠프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더불어 정책선거도우미 서포터즈를 모집해 본격적인 활동을 진행중이다.   더불어 최근 한창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는 투표시간 시간 연장 캠페인도 하고 있다. 선거일을 법정 공휴일로 정하고 투표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함으로써 근무 때문에 투표를 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의 기본적인 참정권을 되찾아 주기 위한 운동이다. 길거리 및 온라인 서명운동을 통해 약 10만명이 참여했으며 지난 ...

발행일 2012.11.06.

스토리
[릴레이인터뷰]유쾌한 그녀가 방관자에서 시민운동가로 변신한 사연은?_정지영 간사

  다시 시작된 릴레이 인터뷰. 지난 10월 11일 대형마트‧SSM 관련 토론회를 열성적으로 준비했던 경제정책팀 정지영 간사와 함께 했다. 화창한 가을 날씨에 커피 한잔을 마시며 약간은 피곤해 보이는 그녀와 유쾌한 대화를 시작했다.  Q. 얼굴이 좀 피곤해 보이네요. 요즘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 지난주 처음 준비하는 대형마트 SSM 영업규제의 실효성 제고방안 토론회 준비작업 등을 하느라고 많이 헤매기도 하고 긴장도 해서 힘들었어요. 차츰 제정신을 차려가고 있답니다. Q. 토론회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홍보문제가 가장 컸지요. 사람들이 많이 와야 하는데 청중이 없을까봐 걱정했고, 참석하기로 한 패널들이 일정에 맞춰 도착해야한다는 불안감도 있었어요. 다행히 아주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나름 의미 있는 토론회를 한 것 같아 뿌듯했어요. Q. 경제정책팀과 경제정의연구소에 속해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 경제정책팀에서는 중소기업 중에서 대형마트 및 SSM(Super Supermarket, 기업형 슈퍼마켓) 영업규제 관련해서 일을 진행하고 있고 연구소에는 경제정의포럼과 경제정의기업상 등 연구소 실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Q. 시민단체에서 일하된 계기가 있나요? A. 사회문제에 방관자로 계속 있어왔고 관심도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러한 사회문제들이 제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지요. 그런 변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 무엇일가 고민하던 차에 이곳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Q. 경실련에서 활동하면서 개인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A. 운동에도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토론회, 기자회견 등이 갖는 장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런 방법으로는 여론몰이나 이슈화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유연성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좀 더 받고 싶어요. 덧붙여서 요즘 밥값이 장난 아니게 올랐어요. 도시락을 싸오는 것도 대안...

발행일 2012.10.23.

칼럼
[길 위에서 평화를 묻다] 적토(赤土)에 흩뿌려진 커피향, 쁠레이꾸(Pleiku)

적토(赤土)에 흩뿌려진 커피향, 쁠레이꾸(Pleiku) 김삼수 정치입법팀 팀장 tongil@ccej.or.kr 2004년 봄이 막 시작되는 때로 기억한다. 방현석 선배와 처음 만나서 술 한잔 기울였던 기억. 아마도 방현석 선배는 나를 잊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주 오래 전 기억이라 그 당시 무슨 얘기를 그렇게 구성지게 했는지 가물가물하다. 「랍스터를 먹는 시간」이라는 소설책에 친히 자필 사인을 해주었고, 내 이름을 ‘김상수’라고 적었다는 것. 그리고 아직도 책장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기억의 전부다.    방 선배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상처와 우리의 부채의식을 적나라하게 그리기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내가 베트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그 책을 읽었던 그때쯤이었을 것이다.    베트남을 여행하기 전 지난 시기의 고난과 분쟁의 흔적들이 그들의 생활 속에 많이 남아있으리라 여겼다. 베트남 왕조는 중국으로부터 자국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늘 따라다녔고, 마지막 왕조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막을 내렸다. 1955년부터 근 20년 동안 진행된 베트남 전쟁까지 아픈 경험과 치열한 생존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나의 기우에 불과했다.       시작부터 무거워진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베트남으로 떠나보자. 베트남은 인도차이나반도의 동부에 위치하며, 북 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라오스 및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동쪽과 남쪽으로는 남중국해에 면해 있다. 동남아시아 본토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이고, 해안선의 길이가 3250㎞에 달한다.    베트남의 곳곳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 이 필요하다.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여행자들은 보통 북부, 중부, 남부로 나누어 여행에 나서고 있다. 어디를 갈지 숱하게 고민했지만, 여름 성수기에 그 어렵다는 항공권을 확보한 이후 자연스럽게 남부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지도...

발행일 2012.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