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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정책금융의 부저추신, 부동산금융의 봉위수기, 디지털금융의 견리사의를 실천해야

[월간경실련 2024년 5,6월호][특집.22대 국회가 가야할 길(6)금융] 정책금융의 부저추신, 부동산금융의 봉위수기, 디지털금융의 견리사의를 실천해야 - 배수거신, 대마불사, 조삼모사 식의 금융지원정책은 이제 그만 - 정호철 경제정책팀 간사 윤석열 정부의 2022-2024년 금융정책  윤 정부의 금융정책은 한마디로 말해 “부자와 투기업자가 끌고, 정부가 미는 거품경제”로 정의할 수 있다(정호철, 2022). 물론, 개중에는 코로나19 시기에 대출 채무로 인한 소상공인이나 저신용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채무조정 등의 정책금융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정책들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금융정책들까지 종합적으로 하나씩 살펴보면, 민생경제에 대한 이해, 자산격차에 대한 이해, 시장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라고 내걸기에는 많이 부끄러운 수준이 아닐 수 없었다. 윤 정부의 지난 2022~2024년 금융정책 방향은 (1)정책금융, (2)부동산금융, (3)디지털금융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1)중·소상공인 대상 1%대 저리·장기대출, 채무조정, 보증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통해 폐업을 막지 못했고, (2)부동산경기와 PF(Project Financing)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원리금상환(DSR),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역시 역전세난으로 인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한 (3)“혁신”을 핑계로 한 금융회사의 비금융업 확대(은산·금산분리 완화)와 “공정”만 앞세운 자본시장·가상자산 정책은 그저 포퓰리즘에 그쳤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제22대 국회가 금융 분야에서 앞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방향은 무엇일까? ➊ 정책금융 : 배수거신(杯水車薪) → 부저추신(釜底抽薪)   코로나19 위기 이후 정책금융은 배거수신과 같았다. 즉, “한 잔의 물을 한 수레의 장작불에 끼얹는다”는 뜻으로 아무 소용 없었음을 말한다. 윤 정부는 ① 초저금리 금융...

발행일 2024.05.31.

칼럼
[특집] 국회는 국회가 해야 할 일만 하길 바란다

[월간경실련 2024년 5,6월호][특집.22대 국회가 가야할 길(7)세제] 국회는 국회가 해야 할 일만 하길 바란다   이용준 경제정책팀 간사  국회는 국회가 해야 할 일만 하길 바란다. 국회는 시민에게 헌신할 필요도, 봉사할 필요도, 진실할 필요도 없으며, 시민을 존중할 필요도, 보호할 필요도, 염려할 필요도, 구제할 필요도 없다. 그저 복종하길 바란다. 국회의 유일한 책무는 시민에게 복종하고 시민의 명령을 경청하는 일이다.  시민은 무엇을 요구하는가. 시민은 평등한 세상에서 삶을 자유롭게 누려야 한다. 튼튼한 집에서 사랑하는 배우자와 토끼 같은 자식 낳고 개성 있는 삶을 만들어야 한다. 현실은 어떠한가? 현실이 시궁창이란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니 재차 언급할 필요가 없다. 바로 새로운 국회의 책무를 말하고 싶다. 국회는 소인배들의 부자 감세 시도를 저지하고, 다수를 위한 복지를 실현하라.  첫째, 상속세를 폐지하겠다는 황당한 선전은 그만 둬라.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10명 중 5명이 상속세 부담 완화에 찬성한다는 언론 기사가 나왔다. 자산과 소득 양극화가 악화일로인데 1%도 되지 않는 부자를 위한 세금을 없애겠다고? (2022년 상속세 총 결정세액 중 재산가액 20억원 이하~500억원 초과 구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99.3%였다. 특히 최대치인 500억원 초과 구간의 비중은 77.3%로 상속세 부담 완화의 수혜자가 사실상 초고액 자산가만의 혜택이란 점을 알 수 있다.) 당장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1% 부자의 충실한 비서로 재취업하길 바란다.  둘째, 종부세를 폐지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은 멈춰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실거주 1주택 종부세 제외’를 외치더니,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가구 2주택까지 제외하자며 설레발을 치기 시작했다. 종부세 폐지론에 불이 붙기 시작하니, 아예 종부세를 폐지하자는 부화뇌동도 볼만하다. 종부세는 상위 계층 종합부동산세 결정현황 10분위별 △상위 10%~30%가 전체 세액에서 차지하...

발행일 2024.05.31.

칼럼
[특집] 농민·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반영한 농업정책이 필요하다

[월간경실련 2024년 5,6월호][특집.22대 국회가 가야할 길(8)농업] 농민·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반영한  농업정책이 필요하다   오세형 경제정책팀 부장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시대는 끝났을까. 현대사회에서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농업의 위상을 어떻게 보고 정책을 추진해야 할지는 의외로 많은 논쟁이 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전히 농업은 매우 중요한 분야임을 알 수 있다. 식량안보와 환경보전의 기반이 되는 농업이 그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어야 함은 명백하다. 법의 제정과 개정을 담당하고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입법부는 전체 구성원을 국민의 투표로 뽑기에 민주주의의 핵심이기도 하다. 22대 국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기대가 크다. 중요한 농정이슈가 많지만 3개를 추려 22대 국회에 주문하고자 한다. 1.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농업정책 :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등   급격한 기후 변화가 농업 전반에 가져오는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정부나 언론은 농산물 가격을 생활물가 급등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농산물 수급 불균형의 핵심 요인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이다. 폭우, 폭염, 냉해, 동해, 가뭄, 우박 등이 예측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 때 발생하고 있다. 자연재난 수준으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하다. 현재는 정책보험의 하나인 농작물재해보험이 있지만 실효성 등에 비판이 많다. 제대로 된 피해보상과 농업활동을 독려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보상 수준이 현실화 되어야 한다. 농축수산물 재해보험 지원범위 및 비율이 강화되어, 실질적으로 농작물 수입보상분 외에 생계안정 보장, 재생산 활동 보장까지 가능하도록 점진적인 개정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농업재해관리기관을 두고 농업재해관리기금 등을 관리하도록 하여 통합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하는 법 제·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 식량주권 실현하는 농업정책 : 농민기본법 제정   농민과 농업은...

발행일 2024.05.31.

스토리
[인터뷰] “3,000원 김치찌개에 기회를 담습니다” / 이문수 신부

[월간경실련 2024년 5,6월호][인터뷰] “3,000원 김치찌개에 기회를 담습니다” - 이문수 신부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문규경 회원미디어팀 간사    여러분은 “쌀 한 톨, 밥 한 공기의 기적을 믿으시나요?” 이문수 신부의 첫마디였습니다. 배부름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선사합니다. 나른한 기분마저 들게 합니다. 반면, 굶주림은 참혹하고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보릿고개를 겪었던 사람이라면 그런 감정을 심심치 않게 느꼈을 것입니다. 그때에 비해 전반적으로 사회는 좋아졌지만, 우리는 아직도 배고픔과 의지할 곳 없는 청년들이 가득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 청년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신부님이 있습니다. 성당이나 수도원에 계실 것 같은 신부님이 3,000원짜리 김치찌개를 맛깔나게 끓이십니다. 맛은 또 어떨까요? 먹어보면 이 가격으로 이런 음식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오늘은 3,000원 김치찌개로 배고픈 청년에게 다가가고 있는 이문수 신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Q. 월간경실련 구독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월간경실련 구독자 여러분! 저는 ‘청년밥상문간’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문수 신부입니다. 글라렛선교수도회 소속 신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뜻깊은 월간경실련에 목소리를 담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Q. 3,000원 김치찌개를 파는 식당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일인가요? A. 벌써 시간이 꽤 지났네요. 2015년 여름, 서울에 있는 고시원에서 생활을 하던 한 청년분이 지병과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소식을 들으신 수녀님 한 분이 어르신이나 노숙인 분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가 있는 것처럼 청년들을 위한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고 저한테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당시에 제가 속한 수도회에 신부님들도 청년들을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힘을 합쳐서 식당을 열어보자고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발행일 2024.05.31.

칼럼
[전문가칼럼] 동서양의 꽃 작명법

[월간경실련 2024년 5,6월호][전문가칼럼] 동서양의 꽃 작명법 박만규 아주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이제 계절은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봄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봄꽃들이 지고 이제 여름꽃들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있다. 동백꽃과 매화로부터 시작하여 산수유, 목련, 벚꽃이 활짝 피었다 져버리고 개나리와 진달래, 유채꽃, 철쭉이 이어받더니 이제 봄과 함께 종말을 고한다.  우리말의 봄꽃의 이름들은 참 다채롭다. 더러는 꽃이 피는 계절을 알려주기도 하고(동백), 더러는 꽃이 피는 장소를 알려 주기도 하며(산수유, 목련), 때로는 꽃의 특성을(개나리, 진달래) 알려주기도 한다.  우선 ‘동백’(冬柏, 冬栢)은 ‘겨울 동(冬), 측백 백柏’으로 구성되어, 겨울에 피는 측백나무라는 뜻을 보이고 있다. 봄을 준비하는 시기에 제일 먼저 피는 꽃이라는 뜻이다.  ‘산수유’(山茱萸)는 ‘산에서 나는 수유’(쉬나무의 자주색 열매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씀)를 뜻한다. ‘산딸기, 산머루, 산나리, 산달래, 산냉이, 산국화, 산버들, 산철쭉’ 등의 이름에서도 ‘산’(山)의 쓰임을 볼 수 있다.  물론 들에서 난 것을 알리는 ‘들장미, 들국화, 들꽃, 들모란, 들뽕나무’ 등도 있지만, 이는 사실 꼭 ‘들’이라기보다는 (기른 것이 아닌) ‘야생의’ 또는 ‘저절로 난’이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들’은 넓은 땅을 가리키는 말인데, ‘땅’과 어원이 같다. 그리고 ‘들’을 집앞으로 옮긴 것이 ‘뜰’이다.  또 ‘목련’(木蓮)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인데, 연꽃과 생물학적으로는 달라도 모양이 비슷한 것을 근거로 하여 지은 참 멋진 이름이다. 연꽃과 모양이 비슷하면서 이름도 비슷한 꽃이 또 있다. ‘수련’(睡蓮)이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물 수(水)’가 아니라 ‘졸음 수’(睡) 자를 쓴다는 점이다. 곧 '잠자는 연꽃'이라는 뜻이다. 낮에는 꽃잎을 여러 차례 활짝 열지만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는 완전히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한편 개나리와 ...

발행일 2024.05.30.

스토리
[윤서기-행] 이야기에 물든 다(茶), 강진

[월간경실련 5,6월호][윤서기-행] 이야기에 물든 다(茶), 강진 최윤석 회원    아파트 단지 안이 총천연색으로 물들었다. 언제 이렇게 피었나, 싶게 정원마다 색색의 꽃들이 만발했다. 하나 같이 강렬한 채도를 가진 단색의 꽃들이 한데 뭉쳐 세를 과시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사거리마다 진을 치고 있던 색색의 사람들이 떠오른다. 4년마다 돌아오는 땅따먹기가 일으킨 흙먼지가 채 가라앉지 않은 어느 날, 그 풍진 세상과 가장 멀리 있음직한 곳을 찾아 강진으로 떠났다.  강진은 한반도 최남단부에 위치한다. 동서가 짧고 남북이 긴 형태이다. 북으로는 영암군과 면하고, 동서로 각각 장흥과 해남에 가로막혀있다. 특이한 점이라면 동서 중간을 ‘푹’ 파고들어 내륙 깊숙이까지 남해의 파랑을 전달해주는 강진만의 존재이다. 행정체계의 효율성만을 따지고 보면 강진의 존재는 어쩐지 어색하다. 그리 넓지도 않은 땅, 지도를 보면 차라리 강진만을 경계로 동서 각 권역이 장흥, 해남으로 합쳐지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럼에도 역사 이래 줄곧 독립적인 행정단위로 존속해 온 모종의 이유가 있었을 터, 다만 그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고. 강진이 문자 그대로 바다를 ‘품고’ 있는 도시라는 것. 일종의 ‘패시브 스킬’처럼, 눅진한 바닷바람이 기천년간 이곳에 살아온 사람들의 정서를 구성하였을 것이다. 이어질 내용은 대개 산천에서의 시간에 대해서이다. 먼지 하나 없이 내처 푸르렀다. 그러나 그 산뜻해 보이는 대기 곳곳에도 섞여 있었겠지, 어떤 비애가. 아마 그건 바다의 일이었을 것이다. 다산초당ㆍ백련사  다산초당(茶山草堂)은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 강진으로 유배된 뒤 10여 년을 지낸 곳이다. 가문이 풍비박산 났음은 물론이고 살아생전 자신의 귀향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그는 생의 의지를 잃지 않고 이곳에서 수많은 통찰을 저서에 담아내 인류의 유산으로 남겼다. ‘초당(草堂)’이라는 명칭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본래 작은 초가(草家...

발행일 2024.05.30.

스토리
[BOOK돋다] 두 사람, 제시와 박문자

[월간경실련 2024년 5,6월호][BOOK돋다] 두 사람, 제시와 박문자 - <제시의 일기>, 그리고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 이성윤 회원미디어팀 팀장  제시와 박문자, 여러분은 혹시 이 두 사람을 알고 계신가요? 이방인의 이름을 가진 한국인 제시, 그리고 한국인의 이름을 가진 일본인 박문자. 이번 호에서는 아주 특별한 삶을 살아온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통해서 그들이 살아간 시대와 삶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희망, <제시의 일기>  “1938년 7월 4일, 중국 호남성 장사, 제시가 내게 온 것은 음력으로 6월 7일 아침이다.”1)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8년 중국 호남성 장사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제시. 이름만 봐서는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이 아이가 바로 오늘 소개할 책의 주인공입니다. 성까지 더하면 양제시. 이 아이는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양우조, 최선화 부부의 첫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당시 임시정부는 중일전쟁의 포화를 피해 피난을 다니고 있었는데요. 그 와중에도 희망처럼 한 아이가 태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제시가 태어난 지 보름만에 또 다시 피난길에 올라야 했습니다. 그리고 해방이 될 때까지 오랜 시간 이곳저곳을 떠돌며 피난생활을 하며 지내야 했는데요. 이 목숨이 오가는 와중에도 양우조, 최선화 선생은 아이의 성장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해두었습니다. 이렇게 쓰인 기록이 바로 오늘 소개할 책 <제시의 일기>입니다.  이 책은 일종의 육아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적인 독립운동가의 모습이 아닌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밖에서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독립운동가였지만, 집에서는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초보 엄마, 아빠였나 봅니다. 내용 중에는 육아의 고충들도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이외에도 어려운 피난 생활 속에서 먹거리를 걱정하는 모습...

발행일 2024.05.30.

스토리
[뻘때추니] 택배

[월간경실련 2024년 5,6월호] [뻘때추니]

발행일 2024.05.30.